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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평선 제3부
14 한계
**Chapter 3을 왜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 부제를 달았을까
헤라클레스의 기둥은 스페인 남동쪽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지브롤터를 말한다
헤라클레스의 신화에서는
헤라클레스가 세상의 끝에 온 기념으로 두 기둥을 박고 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지브롤터를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고 부른다
지브롤터는 스페인에 있지만
영국령이다
14 한계
내가 우주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를 성찰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기초질문연구소(Foundational Questions Inatitute)라는 회의에서 학자모임이 있었다.
여기에서 물리학에서 궁극적으로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관한 과학 에세이로 상을 받았는데 나는 비행기에서 우주에 관한 우리의 이해와 그 한계에 관해 생각했고 혹시 이미 우주에 관해
너무 깊숙하게 파고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열기는 아마도 우주 배경 복사 관측에 관한 한 최고의 정확도를 달성하려는 목적에 집중하는 사업적으로 조직된 수백 명의 국제 연구 협력단의 일부가 되려는 연구자들의 열망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런 연구협력단들의 연구는 이미 얻은 결과를 간신히 다듬는 것일뿐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이후 우주에 관한 그간의 지식상태를 비판적으로 다룰 기회를 갖었다
오류는 항상 존재하므로 올바른 과학자로서 최대한으로 오류는 줄이고 다른 한펀으로는
실체를 평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시선의 궁극적인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직각적 한계와 인지적 한계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특정한 방식으로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놀랍지만 그 너머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저 너머에 있는 모든것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으며 인간중심적사고가 커다란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이 바랄 수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인간적인것 다시 말해 우리의 정신적 구성과 경험의 데이터 속에서 진실에 븨합할 가능성이 가장 큰것 즉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한계가 있다는 의문을 품는 것이 정직한 행위이며 사실상 그 자체가 연구이며 그 연구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5 지평선
우주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칼 세이건이 유명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코스모스'를 시작할 때 '우주는 현존하거나, 존재했거나, 존재할 모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트레카니 사전에 따르면 우주는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모든 자연 현상의 기반이 되는 환경이라고 정리되어 있다.
우주는 존재하는 모든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일까?
여기서 존재의 개념 자체를 둘러싼 미세한 철학적 구분이 시작된다.
이 책에 저자는 우주를 '관찰 가능한 우주'라고 부르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우주란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우주일 것이다.
물론 존재하는 모든 우주가 아니라 일부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 공간과 시간 속 우리의 위치에서는 현실에 한정된 부분만 관찰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기술적인 한계가 아니다. 우리가 아는 한 피할 수 없는 장벽 때문이다.
이 장벽은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사실부터 출발해야 하는데 이것은 짐작할 수 없다.
수세기 동안 물리학자들은 빛의 신호가 순간적으로 전파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를 두고
논의를 했고 결국 실험을 통해 빛이 공간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데 유한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기초로 진공 상태에서 빛의 속도는 자연 상수이고 모든 관찰자에게 같다는 사실을 더했다.
우리는 우주 공간에 다른 지점에서 날아오는 신호를 통해 우주를 연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수신하는 모든 정보는 아주 먼 지역에 과거에 관한 정보인 것이다.
우리는 이런 근본적인 사실을 직접적으로 경험해볼 수는 없는데 일상 생활에서 우리 주위의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아주 짧기 때문이다.
시선을 멀리 보내면 보낼수록 우리가 이미지를 수신하는 시간이 더 지연되는데 햇빛이 우리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태양의 표면에서 빛이 출발한 때부터 약 8분 후다.
밤에 하늘에서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별빛은
수십 수백년 전에 출발한 것이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보이는 아주 먼 은하는 수억 년 전 심지어 수십억 년 전에 모습이다.
이런 점 때문에 망원경이 타임머신이라는 말도 자주 나오는데 우리가 우주 먼 곳을 바라보면 우주의 과거를 보는 것이다.
경이로움이 느껴지고 고고학자처럼 아주 오래전에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말 그대로 우주의 역사를 조사할 수 있게 해주므로 전체 물리학자들의 연구에 더없이 이용한 자연의 특성이다.
우주는 변화한다. 그래서 물리적 한계가 우리에게는 좋은 힌트가 되어
우주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겪었던 다양한 상태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실 뒤에는 몇 가지 단점이 숨어있다.
아주 명확한 첫 번째 단점은 먼 거리를 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멀면 멀수록 관측 대상이 흐릿해지고
크기는 작아지니까 말이다. 하지만 팽창 중인 우주에는 더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
우리가 멀리 내다보면 볼 수록 별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별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천문학 자료를 해석할 때 우리가 관측한 물체의 물리적 특성 진화와 관련해 발생 가능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우주가 영원하지 않다면 빛이 공간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우주 전체를 관측할 수는 없고 한정된 영역만 즉 빛이 우주가 시작될 때부터 현재까지 이동할 수 있었던 곳까지만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우주의 지평선이 있다는 말이다
16 유한성
우주 지평선에 존재가 우리를 한계에 부딪히게 한다는 명백한 예는 우주의 기하학과 관련이 있다. 앞서 빅뱅 모형이 우주의 어느 지점에서든 평균 곡률이 일정한 값으로 고정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공간의 곡률은 물질과 에너지의 평균 밀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우주 배경 복사의 관측을 통해 이 곡률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우주의 밀도까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얻은 자료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기하학의 유형 즉 평면 공간에서의
유클리드 기하학과 일치한다.
우리가 아는 바에 의하면 우주에는 이렇다 할 곡률이 없다.
주의할 점은 우리가 측정한 것은 사실 관측 가능한 우주의 기하학이라는 점이다.
더 정확하게 다시 쓰자면 우주는 지평선 내에서 이렇다 할 곡률이 없다.
이유가 뭘까?
프리드만이 처음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추론한 우주에서 가능한 기압 분류에 따르면 공간은 유한할 수도 무한할 수도 있다.
우주의 일정한 양수 곡률이 있다면 우주의 기하학은 구형의 표면과 같은 특성을 지니게 되고 경계나 가장자리가 없어도 팽창이 유한하다.
죽 계속 직선으로 이동을 하면 언젠가는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우주의 곡률이 음수 이구나 0이라면 무한한 공간이다.
끝없이 이동하면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지역을 계속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명확히 할 것이 있는데 우주가 팽창한다고 해서
과거에 더 작았다는 말은 아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을 따르면 곡률이 제로이거나 음수인 경우 처음부터 항상 무한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커지는 것은 임의의 두 지점 간의 거리고 기존의 공간 전체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빛의 경로가 점점 더 길어지고 지평선의 가장자리가 더 먼 방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 영역은 더 넓어진다.
우주의 곡률이 지평선 내에서 간과할 만한 수준이라고 관측되었다면
지평선 밖에도 이러한 결과를 추정하고 우주가 무안할 것이라고 가정하기 쉽게 만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단순히 우주의 규모가 매우 방대해서 정말 규모가 너무 커서 우리의 지평선에서는 관측이 되지 않고 훨씬 더 거대한 수준에서만관측이 될 정도로 인지 불가능하게 구부러진 것일 수 있다 우주가 많이 구부러져 있다면 현재의 측정값으로 이미 우주의
기하학이 어느 종류에 속하는지 곡률이 양수인지 음수인지도 정의되었겠지만 측정으로 얻은 값은 두 가능성을 아예 막아 놓았다 마치 저울의 양쪽 접시가 거의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어 어느 쪽이 무거운지 판단 불가능한 상황과 같다그러면 어떻게 우주의 유한함과 무한함을 규정할 수가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우주 전체의 형태에 관한 결정적인 측정이 불가능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이유를 이해하려면 '위상 기하학'이라는 비범한 연결의 속성을 지닌 공간을 설명하게 해주는 기하학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방에 출입구가 하나씩 있는 방을 상상해보자이 방은 어느 출입구로 나가든 반대편 출입구를 통해 똑같은 방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는 이상한 특성이 있다.
이방의 크기는 유한하지만 직선으로 무한하게 이동할 수 있다.
서로 연결된 무한한 방들을 보면서
자신이 등을 돌린 채 출입구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는 마치 거울 놀이를 할 때처럼 여러분의
관찰 지점에서는 지난 과거를 볼 수 있다
우주의 위상 허상의 규모를 허상으 규모를 만들었을 수가 있다 이 은하의 허상은 사실상 복제물일 가능성이 있다 우주개경복사 이미지의 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이러한 유형의 복제를 찾으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기하학이 우주가 무한한 지 유한한지 그 여부를 절대 결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가 지평선 밖에서 만들어지는 방식은 관측 가능한 우주의 속성에 관해 이끌어 낼 수 결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주의 특성에 관한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상당히 제한될 수 있다.
17, 독창성
우리의 지식은 관측 가능한 우주가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 때문에 또 다른 잠재적인 한계에
부딪힌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주는 다른 물리적 체계와 차이가 있다. 물리학이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데 성공을 거둔 것은 대부분 우발적이고 우연한 것을 구분하는 능력에서 나온 것이라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것이 필요하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후 지난 4세기 동안 실제 상황에 관한 연구를 이끌었던 개념 중 하나는 불변의 보편적인 자연 법칙이 존재하고 실험 조사를 통해 이 법칙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예로 행성의 운동을 꼽을 수 있는데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것은 단순한 중력 법칙의 결과다.
그런데 이 중력 법칙이 궤도의 무한성과도 양립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행성의 특별한 궤도는 특정한 물리적 체계에서 어느 특정한 순간에 발견되는 특별한 조건이 반영된 것이다.
각 행성계는 우연한 조건에 독창적인 결과물로 완벽한 재구성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행성계는 그 습성을 지배하는 일반적인 규칙면에서 서로 유사하고 반복적인 관측을 통해 이러한 규칙의 본질을 추출할 수 있다.
성운이나 은하 별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주의 모든 부분 집합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우주 전체를 두고는 이러한 종류의 주장을 전혀 할 수 없다.
우주는 있는 그대로이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알려진 물리적 법칙을 사용해서 법칙이 우주 전체에 즉 모든 지점에 공간과 모든 시대에 적용된다고 가정하고 우주의 진화에 관한 만족스러운 설명에 도달하는 것이 전부다.
특히 특정한 우주 진화의 양상이 우발적인지 초기 조건에 특별한 조합과 관련이 있는지 혹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관한 문제를 알아낼 방법은 찾을 수 없다.
우리가 우주를 관측하는 위치도 다른 위치로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는 유일하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허용하는 물리적 조건을 갖춘 행성에서 살 수밖에 없는데 이 조건은 확실히 우주를 대표하는 평균적인 조건은 아니다.
우리는 현재 최선의 우주 모형을 바탕으로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우주가 매 시대에 균질(모든위치에서 같은 모습을 보인다)하고 등방(모든방향에서 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원칙이 있다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바꿀 수 없으므로 이 원칙이 옳은지의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 경험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우리 시선이 닿는 곳 어디든 우주의 속성이 평균적으로 갖다 보인다는 것 뿐이다.
우주가 등방하다는 것은 실제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까지의 데이터와 아주 잘 맞고 특히 우주 배경 복사의 관측 결과와 또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우주가 균질하기도 하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모든 관측 지점에서 등방한지를 관찰해야 한다.
이건 확인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까 관측된 등방성의 우주 공간에서 우리의 위치가 다른 위치에서와 다르지 않다는 합리적인 가정을 추가해야 한다.
우주가 실제로는 균질하지 않음에도 그렇다고 판단한 관점이 오류에 빠졌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거의 구형으로 분포된 물질에 둘러싸인 진공의 중심 근처에 살고 있을 수 있다.
이때 우리 눈에 우주가 등방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균질하지는 않을 수 있다.
일부 학자들이 구 일간의 탐구했고 그 결과 아무 에너지를 끌어들이지 않고도 우주에 가속팽창을 설명할 수 있는 특정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주 연구자들이 피할 수 없는 한계 사용하는 전문 용어는 우주 분산이다.
배경 복사 온도에 관한 최상의 데이터는 이제 우주 분산의 한계에 도달했고 앞으로 우리가 이 상황을 개선할 방법은 전혀 없다.
이러한 유형의 불확실성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앞에서 이미 살펴봤는데 코비나 W 맵 플랭크 연구팀이 데이터에는 이론상의 예측콰 관련해 통계학적으로 명박한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 일부 연구에서 우주의 특정 방향으로 띠와 같은 치우침이 존재한다는 내용으로 이 오류들을 설명했는데 사실상 이러한 대담한 결론에 이르기 전에
광범위한 통계적 표본을 통해 평균적인 움직임에서 놀라울 정도로 분명한 편차가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여기서 보는 우주 배경 복사 이미지가 사실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내부에서 의심스러워 이상을 발견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이 우주를 향한 우리 시선에 근본적인 한계가 반영된 것이다.
18 시간
우주에 관한 우리 지식의 한계에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자주 간과하는 부분이 한 가지 있다.
우리가 특정 시대의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는 점인데 내가 특정이라고 표현한 것은 다른 시대가 아닌 현재의 시대를 최대한 중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근원적으로 변화하는 우주에서 모든 시대가 다 같을 수는 없다. 여러 과학자들은 완벽한 우주론이 적용되는 우주 혹은 공간뿐 아니라 시간 속에서도 평균적으로 같은 속성을 지닌 우주를 상정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현재 우주는 별이 가득하지만 과거에는 기본 입자로 구성된 뜨거운 가스였다.
이곳이 현실에 관한 우리의 관점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지금의 우리는 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불가능했고 미래에는 아예 존재할 수도 없는 관측이 있다.
우주 팽창의 가속화가 60억년 전 시작되었다.
왜 그 무렵일까?
그 이유는 앞에서 본 것처럼 진공 에너지(우주상수)의 밀도는 항상 일정하지만 물질의 밀도는 우주가 팽창하면서 조금씩 감소하기 때문이다.
60억년전 물질의 밀도가 진공 에너지 밀도보다 작아졌고 그 시점에 팽창이 가속하기 시작한 것이다.
60억년 전에는 우리 태양계가 아주 형성되지도 않았지만 우주에는 별로 가득 차 있었다.
이미 100억년이 된 별들이 있었고 팽창이 가속화를 시작하기 한참 전에는 우주의 생명체가 나타날 수 있으리라 상상할 수도 없었다.
이 한 가지 예를 통해 우주에 관한 완전히 자유로운 지식의 도달하고자 하는 열망이 고귀한 것은 확실하지만 완전히 현실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이 순간에 우리가 보는 우주는 다양한 형태로 아주 오래된 과정 즉 일시적 상태일 뿐이고 이 상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엄청나게 긴 시간에 관점에서 바라보면 현재 우주의 상태는 지극히 비정형적이다.
우리는 대개 우주가 별로 가득찬 곳이라 생각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추정에 따르면 현재 빛나고 있는 별의 절반 이상이 80억년에서 110억년 전에 빛나기 시작했고 현재 새롭게 탄생하는 별의 비율은 별 형성이 정점을 찍던 당시 생성률에 13%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자면 우주는 급격한 인구 감소 추세에 놓였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밝은 별들이 먼저 하나 둘 사라지겠지만
가장 작고 덜 밝은 별들은 마지막 빛이 꺼질 때까지 불그스름한 빛으로 우주를 비추며 수십 억 년 동안 계속 빛날 수 있다.
밝게 빛나는 하늘로 이뤄진 우주의 시간 규모에 비하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살았다.
이 막연하고 암담한 시나리오는 우주의 팽창이 영원히 계속되어야 일어날 일이다.
우주는 점점 더 비워지고 어두워지면서 영원히 얼어붙은 곳이 되어 정말 더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런 우주를 '드 시터의 우주'라고 부르는데 20세기 초 우주 상수로 인해 진공 우주가 가속 팽창하는 우주 모형을 처음으로 연구한 네덜란드 천문학자 빌럼 드 시터의 이름을 따서 붙인
명칭이다.
우주를 가속팽창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합리적으로 확실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른 가능성을 열어둔다
가속 팽창이 암흑에너지의 아주 기이한 형태 때문이라면 앞으로 팽창이 수축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것은 우주가 다시 초창기와 비슷한 고온의 고밀도의 조건에 놓이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혹은 가속 팽창이 훨씬 더 격렬해져서 우주가 일부 우주론 연구자들이 '빅립'이라 부르는 거대한 규모로 찢겨 산산조각 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빅립은 매우 빠르게 증가해 은하와 별뿐 아니라원자를 비롯해 시공간 자체까지 조각내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관측 가능한 우주의 경계가 되는 지평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았다.
19 에너지
우주의 물리적 상태에 관한 설명을 점점 더 먼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갈수록 물리적 상태와 관련된 에너지는 점점 더 커진다.
고전적인 빅뱅 모형에서는 에너지 증가에 제한이 없었다.
초기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에너지 값이 무한하게 커진다.
에너지 값이 무한하게 커진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이고 어떤 이유로든 이 성장이 실제로 무한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도
엄청나게 오래전 과거로 돌아가면.
실험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물리적 조건에 이르게 된다.
예를 들어 입자 가속기와 같이 통제된 방식의 조건에서 초기 순간을 재현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에 도달할 수 있는 실험 이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전자기 신호를 통해 직접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역사 중 가장 오래된 단계는
우주배경복사가 발생하는 단계 즉 수소 원자가 재결합하는 시대라는 점을 기억해 두자.
당시 우주의 온도는 약 3000도였다.
빅뱅 후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은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핵융합 반응이 가벼운 원소의 핵을 형성한 시기로 가게 되는데 이때 온도는 수억도에 이르렀다.
우리의 핵물리학 지식은 상당히 발전해 있어서
이 시계 조건을 설명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문제는 향후 물리학이 조금 더 발전해 우주에 초기 단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의 실험실에서 도달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산상으로 급팽창에 관한 물리적 현상을 실험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입자 가속기를 만들려면
가속기의 지름이 우리 은하의 지름과 같아야 한다.
현재로써는 우주의 극초기 순간에 접근할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아주 오래전 전자기 신호는 우주배경복사이고 이전에 발생한 모든 것은 간접적으로만 재구성할 수 있다.
더 이전의 시간대에서 우리에게 도달할 수 있는 신호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 중 첫 번째 것은 '우주중성미자 배경'인데 이것은 빅뱅 후 약 1초 간의 시간 동안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성미자는 포착하기가 어렵고 이 우주 배경을 관측하는데 필요한 감도에 도달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현재로써는 상당히 불투명하다.
또 다른 가능성은 '중력파'다.
'라이고와 비르고'관측소에서 약 10억 광년 떨어진 위치에서 두 블랙홀의 충돌로 생성된 시 공간에 파문을 처음으로 포착한 바 있다.
이 예측은 우주 관측에 새로운 창을 열어주었다. 원칙적으로 중력파는 우리에게 빅뱅 직후 발생한 사건에 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실제로 그 팽창 모형은 가속화 팽창 초기 단계가 끝날 때 생성된 우주 중력과 배경에 존재를 예측하게 해준다.
이 신호는 방해받지 않고 원시 플라스마를 통과할 수 있어서 우리가 빅뱅 직후 1초 중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우주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조사할 수 있게 해준다.
궁극적으로 원시 우주는 이미 알려진 물리학을 현실 불가능한 에너지 수준에까지 적용하고 그러한 조건에 놓인 우주의 움직임에 관한 예측을 해야 하며 우주론적 관측을 통해 우리의 가설을 확인하거나 폐기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애초에 검증될 가능성이 차단된 생각을 바탕으로 한 예측이라면 어떤 결론이든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극복하기 쉽지 않은 근본적인 약점이다.
사실상 지금까지 제시된 수많은 급행창 모형의 매개 변수는 관측된 우주의 움직임과 일치할 때까지 거의 무제한으로 변경될 수 있다. 이것은 다만 급팽장 모형에만 국한된 비판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검증된 물리적 기작으로 유도되지 않은 어떤 대안 모형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남은 물질인데 비정상적인 천문학적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입자는 지금까지 없다.
그리고 제시되었던 가상의 입자들은 실험으로 입증된 물리적 모형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수집된 데이터들은 1980년대 이후로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가장 근거가 있다고 여기던 후보들에 관한 연구 의욕을 꺾어 놓았다.
이외에도 가능성은 있지만 특별히 어느 한 가지를 급하게 채택할 만한 근거가 없어서 전체적으로 교착 상태에 놓여있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저에너지의 세상에 살면서이 에너지 기본 법칙을 놀랄 만큼 정확하게 파악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이전에 아주 높은 에너지 조건의 결과물이고이 고 에너지를 만족스러울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적 수단이 없다. 우주의 구조는 우리가 그 본질과 동기를 모르는 물질의 형태와 에너지의 존재를 통해 그리고 우리가 적절하게 설명할 수 없는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조건에 의해 형성되었다.
현실에 관한 어떤 설명이 어떻게 든 안전성을 얻고자 해도 이러한 문제들은 피해갈 수 없다.
20 원칙
앞에서 말했던 내용이 미지의 세상 이에 대한 굴복이나 현실을 파악하는 과학의 무기력함으로 읽히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는 것은 과학적 방법을 정의하고 효율적이게 하는 행위 중 하나이고 혼란에 빠지지 않고
불확실성예 직면했을 때 명료한 자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모른다'라는 말이 가장 솔직한 말이 되는 경우가 많고 증거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주장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대답이다. 헤라클레스의 기둥 앞에 도착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마지막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우리가 찾는 것 명백하게 혼란스러운 현상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질서를 찾는 일을 시작해야 하는 동기를 알려주는 질문이다.
궁극적으로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 비롯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왜라고 물을 때 어떤 의도가 담겨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내 딸이 나에게 '아빠 태양은 왜 빛나'라고 물었을 때에 '태양 안에서 핵반응이 일어나 에너지를 생성하기 때문이야'
분명히 이 대답은 실제로 태양이 어떻게 빛나는 지에 관한 대답 이다.
이때 내 딸은 계속 물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빛이나' 딸아이는 또 다른 유형의 이유를 암시하는 질문 즉 태양은 왜 존재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이때에 과학적이고 과거에 데이터를 기준으로 해서 대답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때 과학자로서 대답을 멈춰야 한다.
과학은 이러한 유형의 질문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양은 인간에게 빛을 주기 위해 당연히 빛나는 게 아니다.
만약 그렇다 해도 인간은 우연히 별 주위를 회전하는 행성에서 진화했을 뿐이고 살기 위해 별빛을 필요로 하는 것도 인간 자신의 문제다.
박은 외가님 어떻게 된 것인지에 관한 답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때가 있다.
실제로 과학은 세상에서 벌어진 일들의 이유를 설명하지만 과학을 하는 이유에서 사건 이면의 어떤 목적이나 목표가 있다는 생각은 배제된다.
태양이 빛을 내는 이유는 이전에 우주에서 특정 조건을 만들어내는 사건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과학이 우주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우주 전체를 설명할 수 있을까? 과학이 우주 자체를 설명하려면 무엇에 기대할까?
이때 과학자들은 두 가지 관점을 취한다.
첫번째 관점은 유형의 문제의 끝없이 이유를 물어 다른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아이들을 대할 때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설명할 것이 없다고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두번째 관점은 현실에 관한 완벽한 설명을 찾는 사람들의 관점으로 다른 무엇인가를 언급하지 않고 우주의 존재를 설명하는 완벽하게 차단되고 일관성 있는 우주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가 존재하는데 다른 그 어떤 방식으로도 존재할 수 없으므로 우리가 보는 그대로의 모습을 취한다.
인류가 우주에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안한 창조 신화들을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역사적이거나 사실적이고 세상에 진행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이 부분은 과학의 총체적인 역량이 되었다.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우리 태양계나 행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고자 할 때 우리는 과학에 물어야 한다.
그런데 다른 한 부분은 문제의 기초와 더불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정당화와 관계가 있다.
무한하고 절대적이며 다른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 부분이다.
이해한다는 말은 광범위한 의미로 포용한다는 뜻도 담고 있으니 이것은 신화가 생성되고 키워준 토대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발생한 사건에 연결이 아니라 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와 순수하고 단순하게 두 눈을 뜨고 저 밖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우주의 시작이 있었는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주가 있다는 것 자체다 궁극적으로 모든 신화는 우주의 존재 자체에서 모든 경이로움에 진정한 근원을 인식하고 이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상징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으로만 풀어낸다.
절대자에 관한 끌림은 유한하고 종속적이며 한계가 있는 과학자에게는 해당하지 않고 당연히 과학이 다뤄야 할 주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은 단기를 통해 무언가를 알아낸다.
그러나 과학은 우주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으로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이끈다.
그래서 나는 과학자가 우리가 알 수 있는 한계를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완전히 경험적인 평가 가능성이 범주를 벗어나는 질문들이 존재하고 이 질문들을 풀려면 궁극적인 분석에서 과학적이기보다는 철학적인 과정이나 선택에 기대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든 아니든 모든 인간 무리는 공통된 신화와 연결되어 있다.
현재 대다수의 우리에게 우주를 선명하는 기준에 틀은 현대과학의 기준이다.
그러나 과학은 우리가 공유해야 하는 여러 가지 기본 사항을 바탕으로 한다.
그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자연에 관한 질문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과기 데이터와 가설을 비교하는 기계적이거나 자동화된 과정이라는 생각은 절대적으로 옳지 않다.
과학은 연구하는 사람의 적극적인 참여를 필요로 하고 연구자의 성향과 연구 방향을 반영하며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항상 철학적 신념에 젖어있다.
조금은 역설적이지만 오늘날 우주론에서 상당히 논란이 되는 수많은 개념이 본질상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경험적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문제임에도 정작 이러한 개념을 확신하는 추종자들은 철학의 종말을 비롯한 그 어떤 질문에도 답을 내놓는 과학의 무한한 능력을 선전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어쩌면 알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내려는 강단있는 감동적인 시도 속에서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