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방송을 통해 우리에게 노래와 즐거움을 선물해준 유명 연예인이 위암으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2009년에 비해 2013년에는 위암진료 환자수가 16% 늘어난 14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그 중 주목해야 할 점은 성별에 상관없이 50대 이상의 증가 폭이 컸으며, 70대는 2009년에 비해 4만43명으로 31.5% 증가했다. 데이터상으로는 50대 이상 고연령층에 환자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질적인 위암 사망률은 30∼40대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젊은 여성의 경우 암세포의 분화도가 나쁜 미분화형인 경우가 많아 병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젊은 연령에서 비교적 발생률이 낮아 병이 진행되어 증상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아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암이 한국인에게 많은 이유로는 환경, 식이습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이 관여하고 있다. 식습관으로는 짜게 먹는 것이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밥도둑으로 알려져 있는 염도가 높은 찌개, 젓갈류와 같은 반찬 등을 주로 섭취하게 되면, 1일 섭취 권장량인 5g이하를 3~4배 이상 섭취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또 탄 음식이나, 지나치게 방부제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식습관 외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어 있는 경우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 점막 염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위궤양과 위암 발암인자로 규정했다. 특히 국내 성인 50% 이상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과거에 감염되었거나 감염되어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위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암의 발생위치에 따라 음식이 장으로 넘어가지 못해 토하거나, 위가 헐어 출혈이 생겨 혈변을 보거나 빈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갑작스런 체중감소, 복통, 구역질, 흑색변 등이 발생한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위암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상부위장관조영술(위투시),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시경을 통해 직접 위를 관찰하는 위 내시경검사가 가장 정확하다. 정기적인 내시경검사를 통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게 되면 완치율이 90%이상이기에, 40대부터는 1~2년마다 위 내시경 검진을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위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과거 개복술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 절제와 같은 방법도 수술과 더불어 시행되고 있다. 조기 위암 중에서 분화도가 좋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점막암은 위내시경을 통하여 점막하 박리술이라는 시술로 수술 없이 암을 제거하여 수술과 같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조기 위암 중 30~40%는 내시경 시술만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위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치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내시경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를 제외한 조기 위암은 최근 복강경을 통한 위절제를 하여 위기능을 보존하고, 피부 절개를 최소화 하여 작은 상처만 남기기도 한다. 의학 및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달에 힘입어 위암은 더 이상 죽음의 질병이 아닌 치료대상인 것 만큼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