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가 바르고 건전한 성령쇄신운동을 위해 지난해 말 소책자 「올바른 성령 이해」를 발행했다.
31일 성령강림대축일을 맞아 「올바른 성령 이해」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한 기회을 마련했다. '성령쇄신운동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란 제목으로 문종원 신부(서울대교구 성령쇄신봉사회 대표담당) 신부의 글을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1. 성령쇄신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성령강림의 볼 수 있는 표지로서 신약성경이 전하는 사건들은 사라진 옛 역사가 아니며 이 역사는 오늘날 솟아오르는 사건입니다. 개인적 체험이 없는 교의적 믿음은 공허하고, 교회의 믿음과 연결이 없는 순수한 체험은 맹목적입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성령쇄신은 하나의 희망이고 시대의 적극적 징표요, 우리 시대에 대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것은 세속적 합리주의 결과로 무미건조해진 이론과 실천에 대한 기도의 기쁨과 풍요함을 재발견하는 것입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명을 주시는 영' 성령쇄신은 바로 생명을 주시는 영에 대해 재인식하고 끊임없이 새롭게 재발견하고 삼위일체 안에서 우리 모두 하나 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동안 성령쇄신운동이 가톨릭 안에서 잠자고 있던 많은 신앙인들을 깨어나게 했고 회개하게 했으며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 고백하게 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성령운동이 불같이 일어나면서 엄숙하기만 하던 성당은 활기가 넘쳐나고 찬미와 찬양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유기도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됐습니다.
이렇게 성령쇄신 운동은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성령쇄신의 모습은 지나치게 외향적으로 치우치거나 치유나 예언, 구마 또는 기복신앙으로 흐르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은 것도 사실입니다.
2005년 10월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에서 발표한 신앙생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령쇄신 참여자의 60% 이상이 고졸 이하 학력이며, 50% 이상 참여자들이 월수입 200만 원 이하 서민층으로, 여성이 86% 이상이며, 연령층은 50대 이상입니다.
50대 이상 연령층이 65%인 점을 감안한다면 성령쇄신운동의 노령화와 쇠퇴는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영적성장을 위해 42.4%, 치유 및 삶의 어려움 해결을 위해 32% 라는, 즉 75% 이상 사람들이 영적성장 및 삶의 갈망을 채우고자 성령기도회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참여한 사람들에게서 성령쇄신운동이 개인 영성 생활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각 본당 성령기도회는 여전히 교회 사목의 저변에 놓여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더욱 성령쇄신운동의 영적 가치는 재조명돼야 하고 또한 그 가치는 공유돼야 합니다.
성령쇄신의 명암을 직시하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에서 2008년 12월에 발행한 소책자 「올바른 성령 이해」를 통해 바르고 건전한 '성령쇄신운동'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습니다. 성령의 은사에 대한 식별력을 키우고, 바르고 건전한 쇄신 운동에 일조하여 개인 신앙생활은 물론이고 교회 공동체에도 올바른 지침을 주는 소책자가 발간된 것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성령쇄신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2. 교회 쇄신 운동인 성령쇄신
가톨릭 성령쇄신 운동의 시작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있는 듀케인대학교의 몇 명 대학생 그룹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들은 1967년 피정 중에 성령이 그들 안에 넘치는 경험을 시작했으며, 이후 70년대 중반까지 3만5000명의 전 연령층 가톨릭 신자들이 성령을 찬미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려는 성령의 능력과 힘을 구하기 위해 노틀담대학 전국 집회에 모였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하느님께서 성령의 돌풍으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셨던 파도가 절정에 달한 것 같은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4세기 수도원 운동 또는 중세시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에 의해 시작된 교회 쇄신운동을 그렇게 볼 수 있고 20세기도 그러한 시대 중 하나였습니다. 결정적 순간들을 예로 들어보면, 교황 레오 13세가 신자들에게 보낸 성령에 관한 회칙 「하느님의 직무」(Divinum Illud Munus, 1897)를 말할 수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성공을 위해 교황 요한 23세는 새로운 성령강림을 청하면서 "새로운 성령강림으로 우리 일상을 당신의 경이로움으로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도함으로써 가장 최근 성령쇄신 운동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성령과 은사의 현존에 대해 기술합니다. "성령께서 신자들에게 특별한 은혜를 주신다… 이런 은사를 받았기 때문에, 교회와 세계 안에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하여… 이런 은사를 사용할 권리와 의무가 각 사람에게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은사는 '제가 불고 싶은 대로 분다'(요한 3,8)는 성령의 자유로우신 인도를 받아 행사되어야 한다."
1975년 제9회 성령쇄신에 관한 로마 국제회의에서 교황 바오로 6세는 "교회와 세계는 성령강림의 기적이 역사상 계속되기를 어느 때보다 더 바라고 있습니다. 갈수록 급속도로 세속화되어가는 이 세계에 성령이 일으키는 '영적 쇄신'을 증거하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떻게 이 '영적 쇄신'이 교회와 세계에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까?"라는 인사로 그들을 맞았습니다.
미국에서는 가톨릭 주교들이 몇 편의 긍정적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1969, 1975, 1984, 1997). 성명서들의 핵심 부분이 가장 최근에 발표된 문서 「새로운 봄을 위한 은총」에 포함돼 있습니다.
이 문서는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우리는 성령세례(사도 1,4)라고 알려진 성령의 선물과 은사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확인과 지원과 격려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적절한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성령의 작용이 수백만 명 사람들의 삶과 또한 그들을 통해 교회의 삶에 미치게 된 긍정적인 영향을 확인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또한 교회의 삶을 새롭게 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격려를 보냅니다."
주교들은 1969년 문서를 통해 재차 말합니다. "쇄신운동이 스스로 복음의 지속적인 현실화를 위해 중요한 활동을 하는 한, 교회의 삶에 부수적인 일이라고 경시될 수 없습니다."
주교들은 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1979년 연설을 인용합니다. 교황은 그 연설에서 성령쇄신을 "성령이 작용한다는 신호이며 교회 전체의 쇄신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고 기술했습니다.
이 문서는 다음과 같이 결론짓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입문할 때 받게 되는, 그리고 성령의 현존과 작용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의 기회로 이해되는 성령세례는 보통의 그리스도인으로의 삶의 한 부분입니다. 이는 가톨릭 성령쇄신운동과 긴밀하게 연관되는 광범위한 은사로 명백히 드러납니다."
문 종 원 신부(서울대교구 성령쇄신봉사회 대표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