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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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시장 호박집 순대국
순대국밥 한 그릇 시켜놓고
먹을 때 마다
밀려드는 幸福感을
도무지 막을 수가 없다.
너무 자주 거짓으로 살다가
순대국밥 그 구수한 맛에
나도 모르게 취해
나사가 풀리는지
돈이 없어도 富饒하고
지식이 없어도 부끄럽지 않고
貴賤이 없고
假飾도 없고
都農도 男女老少 없이
平等하고
謙遜하고
自由하고
진솔해 지는 걸
어쩌지 못한다,
그 곳에 가끔
잘난체 하는 놈이 있어도
순대국에 소주 한 잔을 걸처
그저 기분이 좋아
豪氣를 한번 부려 보는 것일 뿐
다 容恕가 되는 것들이다.
영등포시장 호박집 순대국집에서
나는 王侯將相이나
俳優가 아니라서
너무 행복하다
순대국밥 덕분이다
뎡등포시장 호박집 순대국이 最高다.
영등포 시장 순대골목 초입 호박집에 걸린 장충길 詩人의 “순대국밥” 詩다. 나는 친구들과 가끔 순대국에 소주를 마시며 즐겁게 식사를 한다. 시인이 순대국 한 그릇 시켜놓고 먹는 행복감에 젖어들 듯이 마친가지로 나도 친구들과 먹으면 행복하다.
기름이 잘잘 흐르는 참살순대, 수육 간 내장 껍데기살 등 푸짐한 모듬순대 고기를 새우젓 찍어 한점 한점을 입에 넣을 때 마다 뱃속이 호강스럽다. 풋고추 마늘 깍두기 반찬도 맛깔스럽다. 진한 순대국 국물에 고기도 가득하고 쌀밥 한 공기 말아 후후 불며 먹으면 세상만사 부러울게 없다.
호박집 순대국을 먹을 때 마다. 벽에 걸려있는 시를 물끄러미 처다 보며 읽어본다. 시인은 얼마나 맛있으면 이런 시를 썼을까 생각해본다. 아주머니는 요즘도 장 詩人을 만나느냐고 한다. 방송인이었던 장충길 시인과 함께 왔던 친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시인의 詩같이 정다운 친구들과 순대국에 소주 한 잔 걸치면 기분이 좋다. 출세를 못했어도, 부자가 아니어도 행복하다. 나를 생각해 주는 친구가 있으면 되지 더 바랄게 없다. 그러니 친구가 최고다. 영등포 시장 호박집 순대국도 최고다.
<高村堂 생각> 신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