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라 이름짓고 그대를 보낸지도 몇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 강변은 너무 쓸쓸하고 바람이 차다 계속되는 가뭄이라 목이 말랐는데 오늘따라 비가 내리네 아니 비가 내리는 날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대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서
전주 예수 병원 그대의 사랑에 검은 드레스를 입힌 태초부터 예정되었을 수도 있는 운명탓에 오늘같은 비오는 날 나에게 예정된 편지를 쓴다.
세상은 그대로 이다 겨운 축복에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고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아름다웁다.
우리의 젊음은 격정이라기보다는 순수애의 갈증이 아니었는지 떠나버린 강변을 위해 이제 내가 시를 지어야할 때이다 하지만 그대도 떠나고 나도 떠난 강변에 새삼 의미를 부여함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어떤 꽃이 피고 풀은 또 얼마나 말라있을지 모르지만 옛날 그대로의 추억으로 남김보다 어찌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여 몇번이나 시를 쓸려 했으나 도시 쓸 수가 없었다.
친구 그대와의 추억은 참으로 많다 동해의 일출과 선운사의 개구리와 대학 잔디밭의 노래와 자취방의 라면과 강변의 색바랜 잔디위 시와 그리고 함께 잠자리에 누워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한 순수.
비가온다. 친구 하늘에 그대가 있을까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죽음이 인생의 끝이 아님을 믿기에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다시 만날 때는 현세의 우리를 기억조차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그래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시를 이야기 하며 순수를 이야기 하며 사랑을 이야기 하며 술 먹다 죽은 귀신 이야기도 하자
친구. 순수라 이름 짓고 싶은 친구 내가 가지려 했으나 아직껏 갖지못한 imaculate 티없이 깨끗한 벗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