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이”라는 말이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설픈 기술을 파는 사람이란 뜻에서 ‘돌다’와 ‘팔다’가 결합된 것이라는 설과, ‘돌다’라는 동사와 무당이 섬기는 바리데기 공주를 가리키는 ‘바리’가 합쳐져서 된 ‘돌바리무당’이 어원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돌바리는 일명 돌무당이라고도 하는데, 그는 집집을 방문해서 치료를 겸한 간단한 기도와 점을 쳐주는 것으로 생업을 유지합니다. 그렇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돌바리는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나고 갖가지 사건을 겪는 통에 나름대로 여러 가지 잡다한 지식을 가지게 되고 어떤 면에서는 아는 것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들을 서툰 기술을 가지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지식이나 기술을 파는 것으로 생업을 유지했고, 한곳에 터를 잡지 못하고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면서 무업을 하는 선무당을 ‘돌바리’, ‘돌무당’이라 불렀는데 그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돌팔이로 변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한 설로 보입니다.
어원이야 아직 확실하게 나온 것이 없지만 오늘날 ‘돌팔이’는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설익고 변변찮은 기술이나 학식 또는 물건을 파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외국의 유명한 석학이 한국에 와서 더민당 이재명 대표에게 ‘돌팔이’소리를 들은 것은 우리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소리를 한 사람이 더 돌팔이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토가 일단락됐음에도 여진이 만만치 않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우리 정부는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일본이 제시한 계획대로만 실행된다면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IAEA의 평가보고서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며 방류를 저지하겠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방한 기간에 모욕적인 수난까지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놓고 “(오염수를) 일본에서 음용수로 쓰라고 권하라”는 억지를 썼고, 강성 지지자들은 심한 욕설과 함께 ‘뇌물 사무총장’ ‘국제사기꾼’이란 악플 테러를 가했다.
오염수 방류 계획 평가를 위해 IAEA는 자체 연구요원들과 11개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보고서는 TF가 2년여 간 조사·분석한 결과물이다.
TF 참여자들은 일본과 인접한 한국과 중국, 러시아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베트남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이들이다. 한데 야당은 이들이 도출해 낸 평가 결과를 “일본 맞춤형”, “깡통 보고서”라고 비난했다. 각국 최고 전문가들이 모두 일본의 입김에 휘둘려 양심을 팔았다고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게 가당키나 한가.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국원자력학회 초청으로 지난 5월 방한했던 웨이드 엘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돌팔이 과학자”라고 저격했다.
엘리슨 교수가 간담회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물이 내 앞에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발언했다는 이유다. 엘리슨 교수는 ‘방사선과 이성’, ‘공포가 과학을 집어 삼켰다’ 등을 저술하는 등 방사성물질에 대한 지나친 공포가 외려 인류에게 큰 피해를 입혀 왔음을 입증해 왔다.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유럽의 폭발적 낙태 증가가 대표적인 사례다. 체르노빌 사고는 최악의 방사성물질 누출 사고였다. 초기 화재 진화 과정에서 피폭된 소방대원 등 28명이 사망했고, 암 사망자도 십 수 명에 달했다. 하지만 엘리슨 교수에 따르면 그 이후 심각한 후유증은 없었다.
원전도 수리를 거쳐 십 수 년 간 가동됐다. 한데 방사성물질 확산 우려로 유럽은 공포에 휩싸였고, 이는 10만여 명의 낙태로 이어졌다. 하지만 37년이 지난 현재 돌연변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방사성물질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엘리슨 교수지만 그는 근거 없는 방사능 공포가 더 큰 피해를 가져왔음을 갈파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 자제를 당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국제적인 원자핵공학 석학인 그는 한국에서 졸지에 ‘돌팔이’로 매도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민주당은 지금 오염수 방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국민의 공포를 키우는 데 매몰돼 있다.
정화를 거친 오염수가 기준치를 얼마나 초과했는지, 정확히 어떤 해류를 따라 얼마 만에 우리 해역에 도달하는지 등엔 눈감은 채 그저 못 믿겠으니 방류하면 안 된다는 논리다.
야당이 자주 앞세우는 모 서울대 명예교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바꿔 학계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이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2년 뒤인 2013년 방송에 출연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아무리 많이 나가더라도 우리 남해안 동해안으로 들어오는 건 거의 없다”고 했다.
“문제는 생선보다 공포”라며 “저라면 바로 저녁식사로 하겠다”고까지 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후쿠시마 오염수의 한국 해양 생태계 침투 위험을 앞장서 설파 중이다.
과연 누가 ‘돌팔이’인가. IAEA 보고서를 작성한 다국적 전문가들인가, 근거 없는 공포를 경고한 엘리슨 교수인가. 아니면 정략적으로 공포심을 조장하는 정치인들과 줏대 없이 장단 맞추는 과학자들인가.
‘광우병 사태’에서 보았듯 시간이 가면 결국 드러나게 돼 있다.>서울신문.
임창용 논설위원
출처 : 서울신문. [서울광장], 누가 ‘돌팔이’인가
『의혹(Presumed Innocent : 무죄추정)』은 1990년에 발표된 미국 영화입니다.
《‘러스티 새비지(해리슨 포드 분)는 촉망받는 유능한 부장 검사로 컴퓨터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부인 바바라(보니 베델리아 분)와 귀여운 아들도 있는 행복한 가장이다. 그는 동료 검사이며 한때 불륜의 관계였던 캐롤린 팔히머스(그레타 스카치 분)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의 회오리바람에 휘말리게 된다. 캐롤린의 사체에서 사비치와 관련된 증거물이 발견되자 사비치는 살인자로 몰려 법정에 서게 됩니다.》
많은 정황들이 사비치가 캐롤린을 살해한 것으로 진행이 되지만 자신이 의심받는 상황이 된 사비치는 최고의 변호사 샌디 스턴(라울 줄리아)에게 자신의 변호를 부탁하고 변호사와 주변의 도움으로 기소가 각하되어 무죄가 됩니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으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얘기에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증거가 확실해야 죄를 물을 수 있다는 명제는 인정합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학적”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과학적’ 근거는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 허황된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기에 아침에 한 말을 저녁에 바꾸지는 못합니다. 그나마 그게 다행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