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그날에도 시월의 가을밤이 되었고...
나무 전봇대에 매달린 백열전등 불빛은
도시 변두리 개천옆에 있는 나즈막한
움막집들 지붕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도시로 밀려와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헤진 신발과 구멍난 면장갑만을 달걀 품는
암탉마냥 달빛이 감싸안고 있었다.
구두닦이를 하며 살아가던 동네 총각이
휘파람을 휙휙~ 불며 노래를 부르고가는데...
"낙엽이 떨어지던 어느 날인가 눈보라
밤새이던 어느 날인가 세월의 뒤안길을.."
(이하 생략/문정선. 파초의 꿈)
그날밤 그때 그노래가 단번에 마음을 헤집고
아해의 머리속에 들어와 각인이 되었으니
아마도 서글프고 배고픈 몸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했기 때문이었을꺼다.
낙엽(落葉)~
나무나 꽃으로부터 이미 떨어진 잎...
청년을 거쳐 중년이 된 남자는 뭔가 살짝
헷갈렸다. 머리에 각인이 되었으니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게 "낙엽이 떨어지던~"인데
왜 이미 떨어진 낙엽을 다시 떨어뜨리나 ?
궁금함에 가사를 뒤적여 찾아보니...
아고 ~ "낙엽이 나부끼던" 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니 참으로 모질게도 오랜 세월 잘못
알고 있었네~
그런데 말입니다.
굳이 찾아보지않고 오랜 세월을 지나온 것은
김소월 시인의 "부모"를 암송한 탓도 있었나
봅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이하 생략)
왜 김소월 시인도 "낙엽이 떨어질때"로
했을까 ? 이미 떨어진 잎이 낙엽인데...
시(詩)의 깊은 맛이 나름대로 있으니
낙엽이 떨어지던 올라가던 뭔가 시인의
의도가 있을텐데, 어느 분이 알런지...
이제 "떨어지는 낙엽"도 있고 "나부끼는
낙엽"도 보는 계절이 왔네요.
낙엽을 보며 어떤 감성을 품거나 시상을
떠올릴지는 각 개개인의 자유이겠죠 ?
더불어 저는 모진 겨울의 추위를 대비하려고
잎사귀를 떼어버리는 나무에게서 "비움"과
"절제"의 철학을 다시 한번 배우고자 합니다.
카페 게시글
▶ 자작글
구두닦이 총각과 파초의 꿈~
적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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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3 18:5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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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적토마님 글을 읽으니
제가 약 오십년전 큰 감나무잎에 시를써서
책갈피에 꽂아둔게
생각 나네요
지금도 고이고이
보관하고 있답니다
글씨는 아주 흐릿해 졌어요
그 나뭇잎에 어덯게 제손에 와서 이런 인연이 됫는지...
그시절 사춘기때
친구들 앙케이트 조사하고 이런게 유행이었었는데
시 끝부분에 이런 글을 적었었더라구요
아주 먼 훗날
이시를 읽을때쯤
난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그게 제 현재모습이네요
ㅎㅎ
시의 내용은
고요하다
검정 잉크빛이 좋고
펜촉의 느낌이 좋다
예쁜 책이있어좋고
아름답게 바라볼수 있는마음이 있어 더욱
좋다
적토마님글에 낙엽이 있어
잠시 옛날일을 돌이켜 봤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아~ 그랬군요.
역시 난초님은 순수한 문학소녀입니다.
저도 노란 은행나무잎에 붓글씨로 쓰곤
했었는데, 그 잎들은 어디로 갔는지...
그 잎은 사라졌어도 또 낙엽이 나부끼는
가을이 되었으니 이쁜 낙엽 하나 골라서
시 한수 써봅시다 (^_^)
오! 난초님 문학소녀였네요. 예뻐요! ㅎ
@티나
티나누님도 문학소녀 인정 콜 ~!!
그간 무심히 습관적으로 표현했던 말들이었는데~~
단풍이 떨어지던 ~ 이라고 표현해야 맞겠네요.
낙엽 , 파초의 꿈 ,그리고 겨울의 기나긴 밤
고향과 어머님이 생각나는 단어들이네요.
10월의 마지막날이 곧다가오네요.
오랜벗과 부모님 그리고 오랫동안 같이한 신풍가족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적토마님의 글 감명깊게 잘읽었어요.
그러게요. 무심코 썼던 말들중에서 제 뜻대로
사용을 못한 것들이 종종 나타납니다.
감성의 표현을 정확히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보렵니다. 감사합니다.
적토마 를 시인으로 인정합니다!
이 바쁜 세상에 계절의 변화에도
낙엽이 떨어지면 청소하는분 이 힘들겠다
눈이 오면 길이 막히겠다 하면서 살아가고 있네요
나이가 순수한 감정을 무디게 하는것은 아닐지
그나마 적토마님 의 글이 나의 무디어진 감성에
불씨가 되네요 감사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순수한 감성은
쪼그라드는것 같더라구요.
순수하고 눈망울이 크면서 해맑은 미소의
소녀를 보기보다는 AI로만든 가상의 소녀를
쳐다보는 세태속에서도 우리들의 인간적
감성은 잘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적토마님
힘든 현실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이 참 아름답네요. 울림을 주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보자고요.
화이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