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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앙드레김이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선수들에게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상을 시상하고 있다. |
반짝이는 소재의 검정색 정장을 멋드러지게 차려입은 축구선수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속속 입장한다
재킷의 깃과 여밈부분에 하얀 띠가 둘러져있고, 왼쪽 가슴에 특유의 문양이 들어간 이 정장은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작품. 올 한해 K리그를 누빈 선수들 중 부문별 베스트 11으로 선정된 선수들을 위해 앙드레김이 직접 만든 의상이다. 옷이 날개라 했던가. 땡볕 아래 뛰고 달리느라 검게 그을렸던 선수들도 오늘만큼은 모델 뺨치게 근사한 옷맵시를 자랑한다. 축구화와 유니폼을 벗고 근사한 정장으로 차려입은 축구선수들은 어떤 말로 '그들의 잔치'를 빛냈을까. 수상자로 무대에 선 감격의 순간, 시상식장을 빛낸 선수들의 말잔치를 따라가본다.
6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07 삼성하우젠 K리그 대상 시상식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수상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
●"개인적으로 100점이지만, 팀이 우승하는데 힘을 못 보탰기 때문에 51점으로 하겠다.(수원 이관우)"
사회자가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 수상자로 뽑힌 이관우(수원)에게 자신을 평가하는 점수를 매겨보라고 하자, 그는 개인의 영예를 떠나 팀이 우승을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실제로 이관우는 프로에 데뷔한 이래 K리그 우승과는 한번도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상을 받으러 왔던 때 보다 상을 주러오니 마음이 좀 그렇다.(울산 염기훈)"
지난 해 신인상 수상자 자격으로 올해 신인상 시상자로 나선 염기훈(울산)은 올해 부상으로 공백기가 많았던 탓에 수상자 명단에 어느 곳에도 들지 못했다. 그가 시상식에 참석한 것은 신인상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내년에는 꼭 상을 받으러 오겠다"고 다짐했다.
●"부모님을 못 본 지 1년이나 됐다. 브라질에 가서 크게 파티를 해야겠다.(포항 따바레즈)"
최우수 선수상은 브라질의 따바레즈(포항)의 차지였다. 전체 92표중 63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그는 1000만원의 상금을 어디에 쓰겠냐는 말에 멀리 고국에서 기다리는 부모님을 떠올렸다. 7일 브라질로 떠나는 그는 상금으로 큰 파티를 열겠다고 했다. 이 날 리그 도움상까지 수상한 따바레즈는 득점과 도움의 차이를 묻자 "골은 냉정하고 침착해야 만들 수 있다. 도움은 판단력이 좋고 스마트하게 패스해야 이뤄진다"며 간결한 언어로 비결을 공개했다.
●"우리 애들이 운동을 하는데 아빠를 능가하는 상을 받았으면 해요.(서울 김병지)"
올시즌 현역 최고령 K리거이기도 한 김병지(서울)는 베스트11 골키퍼부문을 수상한 뒤 남은 선수 시절 이루고 싶은 욕심을 아들에 대한 희망사항으로 대신했다. "우리 아이들이 아빠를 따라서 축구를 하는데 아빠를 능가하는 좋은 상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예요"라고. 자신보다 아들들을 더 챙기는 모습이었다.
●"나에게는 특별하고 소중한 상이다.(성남 김영철)"
특별상은 학창시절 개근상과 다를 바가 없었다. 올시즌 전경기 출장자로 특별상을 수상한 김영철(성남)은 "1년동안 나 자신과, 팀, 그리고 우승을 위해 달려왔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꿈꿨던 것보다 더 많이 이뤘다.(수원 하태균)"
신인상 수상자 하태균(수원)은 "명문구단 수원에 입단했을 때는 과연 몇 경기에 나설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신인상까지 타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신인상을 타면 그 다음해에 부진한 징크스가 있다고 들었다. 무릎 수술을 받아서 내년에 남들보다 더 늦게 시작해야 하는데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올한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던 선수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다. |
올해 K리그는 정규리그 총 관중수 200만명 돌파라는 뜻깊은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193만4267명 고지에 섰던 관중수는 올해 36만여명을 더 불러들여 229만8744명을 기록했다. 한 경기 사상 최다 관중수도 바로 올해 깨졌다. 지난 4월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수원의 경기에는 무려 5만5397명의 관중이 들었다. 이는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 관중이었다. 안정환, 김남일, 송종국, 이운재 등 국가대표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수원삼성은 관중 동원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수원은 경기당 평균관중 2만5000명을 기록했고, 총 관중 수도 36만1350명을 기록해 국내 프로축구의 흥행 가능성을 증명했다.
올해 K리그가 남긴 이같은 특별한 기록의 뒤에는 묵묵히 그라운드를 뛰고 달린 선수들의 땀방울이 있었다. 트로피를 받은 46명의 수상자, 환한 얼굴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 축구관계자들, '까아'하는 환호로 2~3층 객석에서 소리를 질렀던 서포터즈, 그들 모두가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다.
박효실기자 오광춘기자 gag11@sportsseoul.com
시상식장을 찾은 서포터스들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이 수상하자 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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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대상 시상식을 기념해 축구를 소재로 한 뮤지컬 '뷰티풀 게임'의 배우들이 출연,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
첫댓글 앙드레 김이 만든 옷을 꼭 입어야 하나요?? 안입었으면 하는데..내 눈이 잘못 된지 모르겠지만 옷이 촌스럽게 보이기도하고 이상해요~~
교복같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