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 [폰토의 왕 미트리다테]
작 곡 : 모짜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형 식 : 3막의 오페라 세리아 Opera seria 대 본 : 라신(Racine)의 동명의 비극을 파리니(Giuseppe Parini)가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것을 치냐-산티(Vittorio Amedeo Cigna-Santi)가 오페라용으로 각색 초 연 : 1770년 12월 26일, 밀라노의 대공 궁정 극장(Teatro Regio Ducale)
등장인물:
미트리다테(Mitridate) : 폰토와 다른 나라들의 왕, 아스파시아의 연인(T) 아스파시아(Aspasia) : 미트리다테의 약혼녀, 이미 왕비로 선포됨 (S) 시파레(Sifare) : 미트리다테와 스트라토니케의 아들,아스파시아의 연인(S) 파르나체(Farnace) : 미트리다테의 장남, 아스파시아의 연인 (Contralto) 이스메네(Ismene) : 파르티아의 왕녀, 파르나체의 연인 (S) 마르찌오(Marzio) : 로마의 호민관, 파르나체의 친구 (T) 아르바테(Arbate) : 님페아의 총독 (S)
작곡과 초연
'꼬마 거장 만세! Viva il Maestrino!' 까다로운 이탈리아 청중은 한 외국 소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4세의 모짜르트가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얻은 첫 성공이자, 그로서는 첫 오페라 세리아의 성공을 알리는 신호였다.
1769년 5월 보아라 바보 아가씨(La Finta Semplice)의 초연이 끝나고, 12월에 모짜르트 부자는 다시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이번의 목적지는 이탈리아였다. 당시 오페라 작곡가로서 이탈리아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여겨져 있었다. 이들은 베로나와 만투아를 거쳐 1770년 2월, 밀라노에 도착했는데, 이곳에서 만난 오스트리아령 롬바르디아 지방 총독부 장관인 피르미안 백작(Count Karl Joseph Firmian)의 추천으로 그 해 12월에 상연될 오페라 작곡을 의뢰받게 된다.
이 작품은 볼프강으로서는 첫 오페라 세리아였고, 또한 전문 오페라 극장에서 상연되는 첫 오페라이기도 했다. 당연히 모차르트 부자는 크게 기뻐했다. 대본은 7월 27일이 되어서야 입수되었고, 모차르트는 볼로냐에서 레치타티보 먼저 작곡에 들어갔다. 당시의 아리아들은 공연할 특정 가수의 특성과 요구에 맞춰 작곡되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에, 모짜르트 역시 가수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아리아를 작곡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10월 18일 밀라노에 도착해서야 아리아 작곡에 들어갈 수 있었다.
모짜르트는 가수들의 요구에 일일이 응하느라 매우 분주했다. 가수들의 요구가 얼마나 까다로웠는지, 볼프강은 무려 아리아 7곡과 한 곡의 이중창을 다시 써야만 했다. 제 8곡 미트리다테의 카바타는 가수가 만족할 때까지 무려 4번이나 고쳐 썼으며, 제 16번 이중창은 얼마나 가수들 취향에 맞도록 고쳐 씌어졌는지 시파레 역을 맡은 카스트라토가 만약 이 곡을 청중이 좋아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또 한번 거세되어도 좋다고 할 정도였다. 한편 이 오페라에 출연할 가수들은 당시로서는 대 스타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을 둘러싼 작곡가들간의 암투도 대단하였다.
당시 가수들은 자신에게 배정된 아리아가 덜 화려하다는 등의 이유로 다른 작곡가의 아리아를 받아 노래하는 등의 행동을 하기 일쑤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명 가수에게 자신의 곡을 팔아 인기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게다가 이번 경우처럼 작곡가가 어린 외국인일 경우 그 정도는 대단한 것이어서, 레오폴트 모짜르트는 리허설이 끝난 후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는 첫 싸움에서 이겼소. 프리마 돈나를 위해 새 아리아들을 작곡해 놓고 볼프강의 아리아는 한 곡도 부르지 말도록 꼬드기던 자를 무찔렀으니 말이오' 이 같은 노고의 결과 12월 26일 초호화 캐스팅과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연주된 이 작품은 큰 성공을 거두어, 객석이 만원을 이루고도 20회나 상연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원작과 대본:
원작인 라신(Racine)의 비극 미트리다테(Mithridate)는 기원전 124-88년 로마 제국을 동방에서 괴롭힌 폰투스의 왕 미트리다테 2세에 대한 전설이나 역사적 사실을 정리한 작품이다. 이것을 저명한 시인인 파리니(Parini)가 이탈리아어로 번역하였고, 치냐-산티(Cigna-Santi)는 작곡가 가스파리니(Gasparini)가 1767년 투린에서 상연할 오페라를 위해 이 연극을 오페라에 맞게 각색하였다. 그는 본래 5막이었던 것을 3막으로 축소시켰고, 이스메네와 마르찌오 같은 원작에 없던 새 인물들을 첨가했으며, 파르나체가 최후에 개심하게 만들었다. 바로 이와 동일한 대본을 모짜르트가 사용하게 된다.
배경은 크리미아 반도의 항구도시 님페아이다. 미트리다테 왕은 침입해 오는 로마군에 항전하기 위해 결혼도 미룬 채 몸소 출정을 떠났다. 자신의 젊은 약혼녀를 사이가 안 좋은 두 아들 파르나체와 시파레에게 맡겨 둔 상태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두 형제 모두 아버지의 약혼녀를 이미 사랑하는 중이었다. 이러한 사각관계 속에서 극은 시작된다.
제1막
1-3장 : 폰토의 수도인 님페아의 중앙 광장 이 도시의 총독인 아르바테는 방금 도착한 미트리다테의 작은 아들 시파레를 영접한다. 그는 시파레에게 백성들이 그의 귀환을 얼마나 기뻐하는지 넌지시 알려준다. 그러나 시파레는 기뻐하기는커녕 질투심에 불탄다. 바로 야심만만한 그의 이복형 파르나체 역시 이 도시에 머무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두 형제 모두 아버지인 미트리다테 왕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소문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차였다.
이들은 부친 사후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미 각기 다른 외부 세력과 손을 잡고 있었는데, 파르나체는 로마와, 시파레는 그리스와 제휴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갈등의 원인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아버지의 약혼녀 아스파시아를 두 형제 모두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속사정을 알고 있는 아르바테는 시파레에게 아스파시아와 권력 모두를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자신이 도울 것이라 맹세한다.
이어서 등장한 아스파시아는 시파레에게 아버지의 부재를 틈타 억지 사랑을 강요하는 파르나체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녀는 시파레 역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지만, 그의 품위와 겸손함에 곧 반하게 된다. 파르나체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그녀의 호소 (제1곡 아스파시아의 아리아 Aldestin, che la minaccia)를 들은 시파레는 아스파시아를 얻을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가지지만, 한편으로는 라이벌인 형에 대한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제2곡 시파레의 아리아 Soffre il mio cor non pace)
4-9장 : 비너스 신전 파르나체는 아스파시아에게 자신과 결혼하여 폰토의 왕비가 되는 것이 어떠냐고 설득한다. 그러나 절개를 지키려는 아스파시아는 그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부한다. 파르나체가 무력으로 그녀를 굴복시키려고 하는 순간, 시파레가 끼여들어 그녀를 보호한다. 형제간의 논쟁이 결투로 번지려는 것을 아스파시아가 간신히 말린다.
때마침 아르바테가 들어와 왕이 항구에 무사히 귀환했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하고, 이제 아버지도 돌아왔으니 형제간의 싸움은 거두라고 설득하고 나간다. (제3곡 아르바테의 아리아 L'odio nel cor frenate) 이제 미트리다테와 시파레 양쪽에 대한 사랑에 번민하게 된 아스파시아는 자신의 비참한 운명에 절망하며 퇴장한다. (제4곡 아스파시아의 아리아 Nel sen mipalpita dolente il core) 차라리 아버지의 입성을 막자는 파르나체의 은밀한 제안을 자신은 아버지에게 충실하다며 뿌리친 시파레는 아스파시아에 대한 그간의 사랑을 숨기자는 제의에는 동의하고 퇴장한다. (제5곡 시파레의 아리아 Parte: Nelgran cimento) 이제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야망이 수포로 돌아간것을 깨달은 파르나체는 로마의 호민관 마르찌오와 은밀히 만나, 차라리 로마의 손에 자신의 운명을 의탁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은 아버지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제6곡 파르나체의 아리아 Venga pur, minacci e frema)
10-13장 : 님페아 항구 미트리다테와 그의 군대가 이스메네와 함께 입장한다. (제7곡 행진곡) 로마의 명장 폼페이우스에게 참패당하고 모욕까지 당한 그이지만 전혀 부끄러울 것이 없다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제8곡 미트라다테의 카바타 Se di lauri il crine adorno) 미트리다테는 영접 나온 아들들에게 그들의 임지를 무단으로 비운 것에 대해 힐문하지만, 왕이 전사했다는 헛소문에 당황했기 때문이라는 그들의 설명에 수긍한다.
왕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파르나체와 결혼하기로 정해져 있던 파르티아 공주 이스메네를 소개한다. 그러나 이미 마음이 다른 데에 가 있는 파르나체가 그녀를 거들떠볼 리가 없다. 무심한 그의 태도에 이스메네는 자신이 상상했던 행복한 미래가 위기에 처했음을 직감한다. (제9곡 이스메네의 아리아 In faccia all'ogetto) (classickorea.co.kr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