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또와 나
김져니 지음
[그 겨울]
10년 전, 해리와 폴라리또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아니, 그건 우연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일이었다.
(36)땅콩버터 탑 - 김져니
폴라리또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도시 생활에 적응했다. 이
전에는 주로 산책을 하거나 썸머에게 빌린 책들을 읽으며 혼
자만이 시간을 보냈다면, 프리가 온 이후로는 혼자서 해보지
않은 것들도 하나씩 시도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해리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테이블 위에 땅
콩버터가 든 잼 병들이 아슬아슬하게 쌓여있었다.
「멍! 멍머어어엄어멍멍멍!」
프리가 세차게 꼬리를 흔들며 해리에게 다가왔다. 해리는
목에 두른 스카프를 벗으며 폴라리또를 찾았다.
「폴라리또, 오늘 마트에 다녀왔구나!」 헤리가 말했다.
「응, 내 얘기 좀 들어봐, 정말이지 마트는 이해할 수 없는
곳이야. 오늘은 물고기 그림이 커다랗게 그려진 코너가 있길
래 가봤거든, 그런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 물고기들이
이미 다 죽어있는 거야. 오랜만에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볼 수
있을까 해서 설렜는데 말이지, 그래도 땅콩버터를 많이 구할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운 쇼핑이었어, 그치, 프리?」폴라리
또가 이야기했다.
「멍멍!멍!멍!」
해리는 폴라리또가 이렇게나 들떠서 속사포로 이야기 하는
것을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태어나서 이렇게 많
은 땅콩버터 병들을 본 적도 없었다.
「땅콩버터로 높은 탑을 쌓을 수도 있겠어.」
해리가 말했다. 저 많은 땅콩버터를 도대체 어느 세월에 다
먹을 수 있으련지와, 유통기한을 확인해야겠다는 잡다한 생
각이 스쳤지만, 왜인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진짜네! 좋은 생각이야. 내일은 프리랑 땅콩버터 탑을 쌓
아야겠어,」 폴라리또가 말했다.
「멍!멍!멍!!」
프리가 꼬리를 흔들며 폴라리또의 얼굴을 핥았다. 그 순간
해리는 느꼈다. 행복은 이렇게나 쉽다는 사실을,
생선코너
폴라리또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다면, 스포츠에
대한 해리의 사랑과, 생선코너에 있는 냉동 생선들이었다.
폴라리또는 매번 마트에 갈 때마다, 생선 코너를 확인하러
갔다.
첫댓글 좋은글 다녀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