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고일어나면 은행의 금리가 올랐다는 뉴스에다 문자 메시지까지 뜬다.
지난 12일에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인상)을 밟으면서 은행권의 예. 적금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9월23일, 1년 만기가 되어 2.8%를 해지하고 4.1%로 갈아탔다.
다행히 비대면 으로 가입해서 수월했지만, 실 소유자를 보호한다면서 1개월에 1개의 계좌만 개설할 수 있는 게 흠이다.
10월 19일까지 4.1-4.5-5.0-5.5-6.0-6.5로 갈아타려고 심신양면으로 고생했다.
가입되어 있는 저축은행도 있었지만, 두 번은 객장에 가서 인터넷뱅킹 가입을 해야 했다.
여의도역을 나와서 우체국 앞을 걷자니, 2011년 저축은행의 연이은 부도로 오픈 런을 하려고 눈썹휘날리며 이 길을 다닌 기억이 떠오른다.
점심을 먹고 바로 나갔는데도 대기 순번 24번이었다.
객장의 의자는 만석이고, 일부는 직원휴게실에서 대기했다.
점심도 거른 채 손님을 받는다고 도시락이 쌓여 있었는데 ‘강남이라고 알려줘서 1시간을 헤매다가 오느라 점심을 못 먹어서 배고파 죽겠네. 돈 줄 테니 나 밥 줌 사다줘’ 80대 할머니가 고래고래 소릴 지른다.
보다 못한 청원경찰이 자기 것이라고 내놓는데, 조용히 식사를 하시면 좋으련만 한술 뜨고는 대기 중인 분들에게 돌아가면서 질문을 해대니 모두가 줄행랑이다.
흔히들 나이가 들어서는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하며, 배려와 이해심을 발휘해야 대접받는다고 하지만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바람에 민폐를 끼치나보다.
대다수의 고객들이 노인이라 묻고 또 묻고 일어섰다가는 다시 앉는 바람에 지켜보는 이들의 애를 태운다.
시중은행에서는 인당 5분이면 될일을 30분도 부족하다.
그나마 기다리다가 간 분이 있었기에 2시간 40분 만에 마칠 수 있었다.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마무리 하려니 실수 연발이다.
흐릿한 눈으로 숫자를 적자니 계좌번호가 틀리고 OTP도 잘못이란다.
한두 번을 전화로 문의해야 마무리 되는 게 노인이라 그런가?
두 번째 찾은 객장은 대기할 필요가 없었다.
‘내일이면 어디에선가 더 오를 것이라는 것을 아는가?’
6~6.5%를 오르내리는 고금리는 대부분 하루 만에 목표 수신액을 채우고 마감하니 난리가 아니다.
끄떡하면 서버는 다운이고 천신만고 끝에 연결된 전화는 10여분이나 대기 시켜놓았다가 이른 시간 내에 전화 준다고 하더니 종일 연락이 없다.
어렵게 웹으로 하는 방법을 찾았으나 1회 이체한도가 터무니없이 적다.
자식에게 묻고 여기저기의 사이트를 방문해서 다된 줄 알았는데 ‘순 이체한도를 확인 바랍니다.’
어디나 전화는 먹통이고 수도 없이 반복하다 보니 그것도 해결된 듯 했으나 ‘해지 계좌번호이니 확인바랍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다행히 직원과 연결이 되어 ‘우리은행 잘못은 아니니 상대방을 확인해 보세요.’
며칠 전에 해지한 통장번호를 입금통장으로 오해했으니 이런 바보가 있나!
올라서 흥분하고 갈아탄다고 헤매다가 겨우 해결해서 기쁨을 맛보지만, 그것도 잠시…….
이보다 배는 오른 물가에다 자식의 주택담보대출이자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碧草. 2022.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