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착공한 바르셀로나 대성당…
지난해까지 137년간 무허가 건축물이었대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전경.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
스페인 북동부에 있는 도시 바르셀로나에는
공사 중인 거대한 성당이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풍경을 바꾼 명물이지요.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의 유작인
이 성당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입니다.
1882년 이래 계속 공사 중입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 사망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완공이 무기한 연기됐어요.
방문객이 전년 대비 90% 가까이 감소하면서
입장료로 충당하던 공사 비용이 70% 이상
줄었다고 해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정확한 명칭은
'속죄의 성가정 대성전'입니다.
바르셀로나의 한 종교 서적 출판사 대표
조셉 마리아 보카 벨라는 1872년 이탈리아에
다녀오는 중 로레토의 산타 카사 성당에 들렀다가
큰 감명을 받습니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세상이 급속히 바뀌며 기존
사회에 대한 불신과 혼란이 생기자 종교 시설이
해코지당하는 일이 종종 일어났는데요.
그는 성모 마리아, 예수, 성 요셉으로 대표되는
성가정(聖家庭)의 집을 천사들이 옮겼다는
산타 카사 성당의 전설에서 영감 받아 속죄하는
마음으로 신에게 봉헌하는 성가정 성당을
바르셀로나에 짓기로 결심합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폴라 델 빌라르가 공사를
시작했어요.
그가 1년 만에 사임하면서 31세의 가우디에게
기회가 찾아왔죠.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가우디는 기존 설계를
대폭 바꾸고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펼친
새로운 설계안을 내놨습니다.
먼저 120m 높이의 첨탑을 성당 3면에 4개씩
배치합니다.
이는 예수의 12제자를 상징하죠.
----사그라다 파밀리아----
그리고 중심에 예수를 상징하는 171.5m의
초고층 첨탑, 주변에는 4명의 복음성인을 상징하는
4개의 첨탑, 뒤쪽에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첨탑 등 첨탑을 총 18개 세우는 거대한 구조입니다.
가우디는 생전에 이 성당 건설 기간을
200년으로 예견했죠.
1926년 가우디가 사망하고 다른 건축가가 계속
진행하던 공사는 1936년 돌연 멈췄습니다.
스페인 내전이 발발했기 때문인데요.
다행히 성당 외부는 파괴되지 않았지만,
내부 작업실이 전소하면서 가우디가 직접 만든
모델과 설계 도면 상당수가 유실됐습니다.
성당 지하에 자리 잡은 그의 묘소도 엉망이 됐죠.
----사그라다 파밀리아----
1950년대에 가우디의 후배들이 설계 도면을
복구하며 다시 공사를 시작했어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협의가
필요한 터라 현대 건축 기술의 발전에도 공사는
지지부진했죠.
2010년대 들어 컴퓨터 디자인 등 기술 발달로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었어요.
완공되면 독일의 울름 대성당(161m)을 제치고
세계에서 제일 높은 성당이 된답니다.
재밌는 사실은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세계 최장기
불법 건축물이었다는 겁니다.
----2003년 바르셀로나 여행----
2015년 성당 토지 문제를 해결하려 토지 등기부를
찾는 과정에서 착공 때 건축 허가를 받지 않은
오류가 밝혀졌습니다.
순식간에 130년 넘는 무허가 건축물이 된 거죠.
향후 10년간 누적 벌금 3600만유로(약 476억원)를
내기로 합의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작년 공식 건축물로 승인받았습니다.
착공 137년 만이었죠.
전종현 디자인 건축 저널리스트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