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성경적 세계관 형성을 위한 전략적 출발점들(1-2)
토마스 네이글(Thomas Nagel)은 다윈은 환원론으로 귀결되었기 때문에 거의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다윈주의 이론은 인간 설계자도 설명할 수 없고 도덕 지식과 과학지식도 설명하지 못한다. 네이글은 인식론적 불일치에 갇힌다. 한 편에서 그는 환원을 이데올로기 이론이 상식을 누르고 승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롱하는 태도로 깎아내리면서 환원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나님의 존재가 다윈주의가 설명할 수 없는 마음과 지성을 설명해 준다. 그러나 그는 유신론적 설명을 거부한다. 그 이유는 지성적인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것이다. 그냥 싫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세계관의 장점만은 취하고 싶어 한다. 그는 기독교 세계관으로부터 공짜로 빌려다 쓰는 것이다.
의사이자 유물론자이자 무신론자인 레이몬드 탈리스(Raymond Tallis) 는 진화론이 답하지 못하는 질문 4개를 제시한다. 첫째로, 시각이 없는 물리적 힘이 시각이 있는 인간을 어떻게 산출했는가? 둘째로, 자연의 힘이 그 힘 밖에서 그 힘을 이용하는 인간을 어떻게 창조했는가? 셋째로, 우주가 어떻게 마음이 없고 목적도 없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를 산출했는가? 넷째로, 설계되지 않은 과정이 어떻게 설계자를 산출할 수 있는가? 그러나 탈리스는 기독교만은 철저하게 거부한다.
철학적 상담학(philosophical counseling)은 철저하게 지성적 방법을 사용하여 영성을 산출하려고 한다. 철학적 상담학은 종교가 구원의 교리인 것을 공짜로 빌려다가 철학을 구원의 교리로 정의한다. 철학을 받아들이는 것은 곧, 종교적 회심을 뜻한다. 철학적 상담은 추종자들을 모아 교회를 만들기도 한다.
과학주의(scientism)도 하나의 우상이다. 과학주의는 과학이 진리의 유일한 원천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환원주의에 빠진다. "과학은 만물의 척도다"(월프리드 셀라스). "과학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인류도 모른다"(버틀란드 러셀). 문제는 이 진술이 과학에 의하여 발견된 것인가 하는 것이다. 명백히 아니다. 이 진술은 과학이 확립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형이상학적 가정이자 참된 지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자의적 정의에 기초하고 있을 뿐이다. 과학주의는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우상이다. "오늘날은 과학자들이 안다"는 주장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주장들을 잘라낸 환원적인 주장이다. 과학이 신화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상원, 《프란시스 쉐퍼의 기독교 변증》, p.2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