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잠언 18장 1 - 11절
1 이기적인 자는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도움을 무시한다.
2 어리석은 자는 명철에 도무지 관심이 없고, 자기 생각만 떠벌린다.
3 죄를 지으면 멸시를 당하고, 수치와 불명예까지 따라온다.
4 사람의 말은 깊은 물과 같고, 지혜의 샘은 쉬지 않고 흐르는 시내와 같다.
5 범죄자 편을 들어서, 무고한 사람을 죄 있다고 재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6 어리석은 자의 입술은 분쟁을 일으키고, 그의 입은 매를 자초한다.
7 어리석은 자의 입은 그를 파멸로 이끌고, 그의 입술은 자기에게 올무가 된다.
8 고자질은 맛있는 음식 같아서 마음 깊이 남는다.
9 자기 일을 게을리하는 자는 멸망하는 자의 형제이다.
10 여호와의 이름은 강력한 망대 같아서 그리로 피하는 의인은 안전하다.
11 부자들의 재물은 자기들에게 요새와 같다. 저들은 재물이 자기들을 보호해 줄 거라고 믿는다.
<묵 상>
본문은 솔로몬왕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로 말한 단편어록들입니다. 이것을 두 부분으로 나누면 10-15장과 16-22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0-15장은 대부분이 ‘반의대구법’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반의대구법’은 하반절을 상반절과 반대로 표현하여, 그 의미를 대조하여 뚜렷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움과 사랑, 의인과 악인, 지혜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을 대조하는 형식입니다. 반면에 16-22장까지는 주로 ‘동의대구법’과 ‘종합대구법’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동의대구법’은 절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대등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거만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같은 의미로 표현합니다. 또 ‘종합대구법’은 절의 후반부가 전반부를 더 발전하여 표현하는 형식입니다. 예를 들면 “왕의 진노는 사자의 부르짖음 같으니 그를 노하게 하는 것은 자기의 생명을 해하는 것이니라"(20:2)와 같이 말합니다.
1. 악한 사람들과 미련한 사람들(1-11절)
"이기적인 자는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도움을 무시한다."(1절) 여기서 '이기적인 자'란 '공동체에서 스스로 떨어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공동체에서 스스로 떨어진 이유는 자기 욕심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자손들은 삶과 신앙에서 공동체성을 굉장히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공동체로부터 단절되는 것을 굉장히 큰 불행과 비극으로 여겼습니다. 그들의 삶의 우선순위가 개인보다도 공동체에 있었습니다. 자기의 욕심이 공동체보다 크면 그 공동체를 깨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사람이 자기 욕심에만 사로잡히게 되면 다른 사람의 말이 아무리 지혜로운 내용일지라도 듣지 않게 됩니다. 도리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무시하고 맙니다.
"어리석은 자는 명철에 도무지 관심이 없고, 자기 생각만 떠벌린다."(2절) 공동체를 깨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 자신의 말이 너무 커서 다른 사람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자기 생각만 드러내기에 바쁩니다. 그것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즉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욕망의 마음, 병든 이기심의 마음을 드러낸다는 의미입니다.
그에 반해서 명철한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 증거 합니다."사람의 말은 깊은 물과 같고, 지혜의 샘은 쉬지 않고 흐르는 시내와 같다."(4절) 여기서 ‘깊은 물’, ‘샘’ , '흐르는 시내'는 ‘생명’을 뜻합니다. 농사를 짓거나 목축에 물은 절대적입니다. 적절하고도 충분한 비가 와야 가축들이 싱싱한 풀을 먹고 잘 자라고, 풍족한 농작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말이 그러하다고 합니다. 우리의 말이 이와 같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범죄자 편을 들어서, 무고한 사람을 죄 있다고 재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5절) '편을 들다'는 ‘두둔하다’, ‘얼굴을 들어 올리다’입니다. 상대방의 지위, 재산, 권력 등을 보고 편을 들어주는 것을 뜻합니다. 재판을 할 때에 돈과 권력이 있다 하여 악한 사람을 두둔하고, 가난하다고 하여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하는 것은 바르지 않은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의로운 사람을 두둔하고, 악한 사람을 억울하게 하는 것도 바르지 않습니다. 법은 만인 앞에서 공정하고, 평등해야 합니다. 그래서 ‘유전 무죄, 무전 유죄’의 판결은 바르지 않습니다. ‘권력 무죄, 평민 유죄’도 바르지 않습니다. ‘지인 무죄, 외인 유죄’도 바르지 않습니다. 잘못한 만큼 벌을 받는 것이 공평합니다.
"어리석은 자의 입술은 분쟁을 일으키고, 그의 입은 매를 자초한다. 어리석은 자의 입은 그를 파멸로 이끌고, 그의 입술은 자기에게 올무가 된다."(6-7절) 어리석은 사람의 말은 분쟁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혹 내가 하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키고, 서로 싸우게 만든다면 그 입을 닫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 입은 매를 자초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자초하다’는 ‘큰 소리로 부르다’입니다. 그리고 ‘매’는 단순한 회초리가 아니라,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타격을 의미합니다. 과거에 곤장을 맞다가 죽는 사람도 있어서 일정한 수를 넘기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미련한 사람의 말이 그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말이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고, 스스로 올무에 걸리게 된다고 교훈합니다.
"고자질은 맛있는 음식 같아서 마음 깊이 남는다."(8절) 여기서 '고자질'은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중상모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근거 없는 말로 남을 헐뜯어 명예나 지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런 말이 ‘맛있는 음식’과 같다고 합니다. 특별식을 의미합니다. 가끔씩 외식을 하면 즐겁고 기쁩니다. 그러나 돈이 많이 듭니다. 적정한 양보다 더 많이 먹게 됩니다. 솔로몬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말하는 것, 흉보고, 험담하는 것이 그와 같다고 합니다. 맛있다는 것은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흉을 볼 때에 기분도 좋고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유익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마음 깊이 남는다'는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을 흉보고 험담하는 것은 의외로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험담하며 다 쏟아낸 것 같은데, 자신에게 깊은 독소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남의 말은 덜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여호와의 이름은 강력한 망대 같아서 그리로 피하는 의인은 안전하다. 부자들의 재물은 자기들에게 요새와 같다. 저들은 재물이 자기들을 보호해 줄 거라고 믿는다."(10-11절) 여기서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존재의 전체를 의미합니다. ‘여호와의 이름’은 하나님 자체이지만, 하나님의 속성인 전지전능하심과 무소부재하심, 신실하심과 자비하심 등을 다 포함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이름이 강력한 망대입니다. 의인은 거기로 달려가서 안전함을 얻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굳게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는 자기 아빠, 엄마를 부르며 있는 힘을 다해서 달려갑니다. 그 아이에게 있어서 부모가 강력한 망대입니다. 부모의 품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부자는 자기 재물을 견고한 성으로 여깁니다. 그 재물이라고 하는 요새가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재물이 많든 적든 자기 자신을 성벽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그런 부자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재물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기도>
인자와 긍휼이 풍성하신 아버지 하나님! 나 같은 것 별것 아닐지라도 하나님께서 하나님이시기를 중단하지 않으시고, 사랑과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멈추지 않으심에 감사드립니다. 나의 욕망에 사로잡혀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게 하옵소서. 공동체의 아름다운 만남을 복으로 허락하여 주옵소서. 깊은 물과 솟구쳐 흐르는 샘물처럼, 고여 있지 않고 흐르는 시내처럼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가진 재물이 나를 지켜주는 견고한 성이 아니라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이 견고한 망대가 되게 하옵소서. 나와 나의 자녀들이 머물러야 할 거처가 주님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