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예년보다 많은 비'
장마철 병해충 더 쉽게 감염
전문가 '사전 방제 강화를'
올해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과 농가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잦은 비는 생육 저하와 각종 병해충을 발생시킨다.
이로 인해 올해 사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내년에도 '금사과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에 대비해 예찰(병충해 발생이나 증가 예측하기)과 적기 방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수확기 사과 생산량은 약 50만t으로 평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봄철 개화.남개기에 냉해 (서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향후 급격한 이상 기온만 없다면 예년 수준만큼 사과가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사과나무가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서 병충해에 더 쉽게 감염된다는 사실이다.
사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가량 감소한 지난해는 전국평균 장마철 강수량이 역대 3위(660.2mm)를 기록했다.
탄저병 등 병해충도 기승을 부렸다.
이 떄문에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 3월 중순 사과 도매가격(10kg)이 사상 처음으로 9만원대로 올라서는 등
1년 만에 2배 넘게 뛰었다.
올해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3개월 전망'을 보면 , 올해 6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5월과 7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농어촌경제연구원은 공급 감소로 이달 사과 도매가(10kg)도 1년 전보다 71.1% 높은 수준(7만7672원)으로 예측했다.
권혁정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은 '사과 생육에 가장 위협적인 기상 변수가 봄철 냉해와 어름철 잦은 비'라고 말했다.
권 실장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탄저병이나 갈색무늬병, 점무늬낙엽병 같은 병해충이 늘어나는데,
6월과 7월에 이주일씩 비가 내릴 땐 방재 작업을 못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과나무에 발생하는 병해충은 약 35종으로, 직접적 피해를 주는 것은 약 20종이다.
대표적인 병은 6~7월 장마철 즈음 발생하는 사과갈색무늬병이다.
배수가 좋지 얺고 밀식된 과원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잎이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가을이 되기 전 일찍 떨어져 생육에 차질을 준다.
주로 빗물을 타고 번지는 탄저병은 1970년대 말까지 7~8월 국내 사과 병해 중 가장 피해가 심했던 병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주로 확산하며, 과일 표면에 탄저 반점이 생겨 상품성이 쩔어진다.
마치 불에 탄 화상을 입은 듯한 증세를 보이다 고사하는 병인 화상병도 거의 매년 피해를 주고 있다.
농진청은 여름철 비가 내린 후 확산하는 뱡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에 점긴 과수원은 고인 빗물을 빨리 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종택 농진청사과연구센터 연구사는 '농가에서는 사전 방제를 철저히 하고, 농장 단위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기상정보 알림서비스(농업 기상.재해 조기경보) 등을 통해 기상재해와 병해충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