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다분히 창작이 가미된 야그입니다.
이야기의 진실은 어디까지나 핸드폰 분실까지 입니다.
그러므로 그냥 부담없이 읽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작년 가을에 택시에서 핸드폰을 분실했을 때
핸드폰을 찾아주신 아줌씨에게는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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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의 계절....
벌써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하게 저려온다.
어디에서부터 이 이야기를 시작해야 되나..
그녀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핸드폰을 분실한 그 일이 있은 후 며칠이 지난 터였다.
그날은 가을의 바람이 스산하게 불면서 개병원앞의 은행나무를 흔들고 지나갔다.
그러자 아직은 앳된 얼굴의 푸른 색과 단풍끼가 조금은 섞여,
제법은 성숙한 듯한 노오란 은행나무잎도 덩달아 아기손 흔들듯이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은 채 창밖의 광경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 가을도 별 껀수(?)없이 그냥 지나가는구나, 젠장”
듣는 사람도 없는 개병원에서 혼자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온 것 이었다.
“여뽀세요, XX 개병원이죠?”
“예, 그런데요...”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저번에 벽돌 휴대폰.....”
“아, 예, 기억나구 말구죠..”
요즘 날씨도 점점 추워지는 데 아픈 강아지가 많이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친절한 개 선생님(?)이 있어서 자신은 안심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도 수의학과에 다니고 있어서 더욱 든든하다고 했다.
세상은 참 넓고도 좁은 것이 아니냐고 나의 의견도 슬쩍 물어 보았다.
그러면서 교회에 나가야 되지 않겠냐고 은근히 말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내 생각에는 이것 때문에 전화를 한 것 같았다.
그래서 답변을 머뭇거리자 약간은 단호한 어조로 선도를 위한 시간을 내어 달라고 했다.
휴대폰을 찾아줬으니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인 것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는 핸드폰을 또다시 잃어버리지 말라는 과잉친절(?)도 잊지 않았다.
저녁에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병원안을 대충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원하고 있는 강아지 상태를 검진했다.
항문이 빠져나와 곪은 상태가 계속되어서 수술을 한 놈이었다.
보호자에게 걱정말라고 큰소리치며 수술을 했는 데 수술후 상태가 안좋아 재수술을 했었다.
삐삐: 갈색푸들, 암컷, 8세, 식욕왕성, 분만경험 무
“야, 삐삐야..., 너만 보면 내 머리가 아파온다”
그러나 삐삐는 그 큰눈을 껌벅껌벅 거리면서 가끔씩 흰자위를 내보이는 폼이,
“수술은 지가 했으면서 괜히 나 보고...., 쓰벌”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삐삐의 문제는 항문주변의 연한 조직이 배변시 압력을 못견뎌 봉합된 것이 자꾸 터지는 것이었다.
수술한 자리에 감아놓았던 압박붕대를 풀고 다시 그곳을 깨끗이 소독을 하고 필요한 처치를 끝낸 후 꺼즈를 대고 압박붕대를 다시 감아놓았다.
재감염을 방지하고 상처조직이 빨리 재생되도록 하는 조치이다.
시내로 나가는 길은 항상 밀렸다.
지하철 공사도 다 끝났는 데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대전시내도 차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겠지...
그런데 약속장소에 나가면서도 머릿속에서 내내 떠나지 않는 걱정거리가 있었다.
교회에 나오라고 하면서 계속 설교를 할 텐데 그것을 어떻게 참고 견디냐는 것이다.
불교를 믿는다고 꽁수를 필까 어쩔까하고 궁리를 하고 있는 데 갑자기 그럴 듯한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
그것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 지루한 것도 없어질 테고, 잘하면 분위기도....(흐흐흐)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약속장소에 들어서자 에소프레소 커피의 진한 향기가 풍겨오고 7080식의 흘러간 팝송, 러브스토리 주제음악이 낮게 깔리면서 들려왔다..
아담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내부 인테리어는 중년들을 위한 배려인 듯 했다.
빈 자리을 찾을려고 두리번거리고 있는 데 저쪽 약간 구석진 자리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여인이 있었다.
- 2편에 계속 -
첫댓글 몽블랑님 반갑습니다. 저도 얼마전 요크셔테리어를 여섯마리 종견을 가지고 있다가 전문인에게 잠시 위탁이라 생각하고 갔다준적이 있습니다.목숨을 다룬다는게 그리 쉬운일만은 아니라고 생각 하면서 정을 듬뿍실어 준적이 있습니다. 님에 글을 보면서 우리 애들 생각이납니다.
예전에 신랑이 개를 아주 좋아했는 데 아파트로 이사가서 큰 개를 키울 수 없으니까 각종 애완견을 다섯마리쯤 키운적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 딸 포함해서 여섯 강아지 씻기고 말리다 보면 하루해가 다가던 그 때 일년이 제가 직업 없이 지낸 유일한 시절인데 그 때 제 생각은 개병원은 왜 의료보험이 안될까
그 생각을 아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ㅎㅎㅎ... 다음편이 궁금합니다.
다음편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