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버러 대학교 신학부 소개: 윤리학 (2012년 현재)
에딘버러 대학 신학부에서 기독교 윤리학을 전공한다는 것은 분명한 몇 가지 커다란 장점이 있다. 먼저 세계적인 교수들과
학자군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윤리는 그 주제가 무척 광범위하며 세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고립된
학문도 아니고, 지나치게 사변적이지도 않다. 그렇기에 다양한 학자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와 그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분명 큰 혜택일 것이다. 다음 장점은 대개 기독교윤리학이 실천신학의 분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데, 이곳의
경우 조직신학과 실천신학 양 쪽에서 접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학은 조직신학자들에게는 부속학문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현실적인 차원에서 조직신학의 문제를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기독교 윤리학을 전공하는 것과 이
곳에서 하는 것은 단지 자료의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윤리학의 소재가 되는 다양한 주제와 세계적인 흐름, 국제적인
안목이 모두 손에 잡힐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더구나 종합대학이 가지고 있는 이점을 살려 사회과학이나 철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학제간 대화와 연구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리학 분야에는 현재 5분의 학자가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하고 세계적인 분이 Oliver O'Donovan
교수이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오랫동안 가르쳤으며 2006년에 에딘버러로 왔다. 영국 내각에도 깊이 관여하여 많은 조언과 윤리적
지침들을 주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의 연구 분야인 국제법과 국제 정치에 관한 내용과 어거스틴의 정치적 도덕적 사상에
대한 연구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같은 신학부 교수들 중에서도 오도노반은 교수들의 스승(real master)으로 인정될
만큼 학문적 깊이와 넓이가 대단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Michael S Northcott 교수가 있다.
한국학생들에게는 악명이 높은 이 분은 논쟁을 좋아하고 거침없는 비평으로 유명하다. 특히 박사과정 학생들의 경우 학생으로 대하기
보다는 같은 학자적인 입장에서 논하기를 좋아하여, 영어가 부족하거나 학문적 준비가 덜 된 사람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노스콧만큼 에딘버러에서 바쁜 학자도 없을 것이다. 그는 다양한 윤리적 주제를 소화하고 있다. 전쟁 문제, 낙태 문제, 직업문제,
최근에는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저작물들을 쏟아내고 있다.
푸근한 아줌마 같은 분으로 인상 좋은 아일랜드출신 학자로서 Cecelia Clegg 박사가
있다. 아일랜드 출신답게 그의 연구분야는 종교와 문화가 다른 개인과 그룹들의 갈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것을 통해 어떻게
화해를 이루어 평화에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로서 알려져 있다. 심리 상담의 전문가이기도 해서 학생들의 상담을 개인적으로
받아 주는 경우가 많다. 단, 바쁘지 않을 때 말이다.
마음 좋은 학자를 하나 더 꼽으라고 하면 남자 중에서는 단연 이 사람이다. Jolyon Mitchell
교수!영국의 명문대학 (더함, 캠브리지, 그리고 에딘버러)들을 두루 섭렵하고 학위를 받은 이 분은 영국 내에서도 몇 안 되는
주제를 다루는 학자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는 영화와 종교, 미디어 윤리, 역사문화와 예술에 관련된 윤리적 문제 등을 주제로
연구해 왔다. 이 분 밑에서 연구하는 학생들은 가끔 베를린 영화제나 각종 예술 행사에 참관자나 심사위원으로 뽑히기도 하는 행운이
주어진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무엇보다 희소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분야에 한국 학생들이 지원한다면 한국 신학계 내에서
기독교 윤리학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윤리학 분야에서 전쟁과 평화의 문제는 다른 어떤 주제보다 가장 분단 한국에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George R Wilkes
박사의 존재는 한국학생들에게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 분은 전쟁과 평화 분야에서 종교와 윤리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유대인들과 중동 갈등에 대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지역에 어떻게 평화가 구축될 수 있으며
신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 윤리학을 지원하는 사람은 석사이든지 박사이든지 관련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고 들어올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윤리학의 특성상 많은 논쟁과 토론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어적인 문제, 그 중에서도 자신의 논리를 분명하게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박사 과정의 경우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나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국의 학문적
전통이 그렇기도 하겠지만 특히 이 곳의 학자들은 자신과 관련된, 그러나 자신이 미처 다루지 못한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런 주제를 제시한 학생들을 잘 받아준다.
- 글 손창완 (에딘버러 대학교 신학부 윤리학 2010년 졸, 현재 광주 양림교회(기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