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과 요들송의 여신 신화적 배경
- 알프스의 알폰과 히말라야의 둥천 -
*태극의 음양은 둥첸(Dun-chen) 악기 두 개가
옥타브가 다른 요들링하는 소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제 스키장에서 만난 폴란드인과의 대화는 요들송 때문이었다. 위스칸신주 윌맛 스키장은 오스트리아 분위기를 내는 그런 건축물이 있는 스키장이다.
화덕불이 타고 있는 곳에서 분위기를 내느라 요들송의 요들링(yodeling)을 가볍게 소리낸 것이 폴란드 출신 리섹씨와 만난 계기였다. 그의 아들이 스키 타는 시간에 리섹씨와 나와 나눈 대화는 기독교 문화가 아닌 유럽 토속문화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요들송과 알폰(alphorn, alphone) 악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나는 프로는 아니지만 아마추어급으로 요들링을 할 수 있다. 오늘은 요들링에 대하여 생각나는 것을 단상으로 남겨두려 한다.
요들송이라고 하면 한국식 표현이다. 서양에서는 그냥 요들(yodel 또는 jodel)이라고 한다. 요들 멜로디 소리를 내는 것을 '요들링'(yodeling)이라고 한다. 한국에 요들송은 70년대 김홍철씨가 스위스 유학을 1년하고 돌아와서 시작한 것이 그 시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요들송은 스위스 오스트리아 스타일, 독일 스타일 그리고 미국의 서부 요들 스타일로 대별될 수 있고 다양한 요들링 패턴이 있다. 그 가장 기본적인 것이 이른바 '똑똑! 요들'이라는 죠크로 시작하는 것이다.
"Knock, knock."
"Who's there?"
"Little old lady."
"Little old lady who?"
"Little old lady."
"I didn't know you could yodel!"
여기에서 "Little old lady"라는 발음 자체가 요들링하는 소리처럼 들린다는 것에서 이러한 요들 죠크가 나온 것이다.
"똑! 똑!"
"거기 누구세요?"
"꼬부랑 할머니라구"
"꼬부랑 할머니 누구시라구요?"
"꼬부랑 할머니라구"
"음.. 요들송 하는 분인 줄은 몰랐군요"
이 요들 죠크의 발음은 요들송처럼 '리를로를레리 후"로 발음해야 된다. 그 발음 소리가 요들링하는 소리로 들리게 되는데 마지막 '리 후' 부분이 이른바 뒷소리라는 두음(falsetto)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보통 기본음으로 가슴에서 나는 보통 소리로 흉음(chest sound)을 내다가 그것이 꺾이면서 두음(head sound)로 바뀌는 것이 요들링이다. 대중가요로 말하자면 가수 현철씨의 노래에서 자주 보이는 꺾임 현상 같은 기능을 말한다. 얼마전에 가수 비가 요들송을 하여 인터넷에서 들을 수도 있는데 아주 우수하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한국 가수들로서는 드문 요들송이었고 기본적인 요들링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늘 이 글은 요들송의 음악적인 이야기보다 내가 늘 관심이 많은 그 역사 문화적 배경에 관한 요들송의 기원에 대하여서다.
*알폰은 동양의 둥첸에서 기원했을 것이다.
요들송은 알프스 고산지대 사람들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첨단 예술이라 할 수 있는 요들링은 이른바 산골 촌사람들의 문화였다는 것이다. 거의 원시적 산골 사람들을 일컬어 요컬(yokel)이라고 하는 것도 요들과 관련된 듯 하다.
요들링은 그야말로 보통음과 팔세토라는 뒷소리가 번갈아 꺾어지듯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 일종의 '두 옥타브의 교차 반복 현상' 같은 것이다. 그런면에서 일종의 음양 조화음 현상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요들링은 흔히 그 기원에서 산촌 사람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하여 시작되었다는 설이 통설이지만, 더 오래된 기원론은 산신에 대한 제의적인 음악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후자이다.
뒷소리(falsetto)는 귀신소리 같은 두성으로 신령의 소리 같은 것이라고 보면 사람 목소리(가슴소리)와 신령의 소리(팔세토)가 교차하는 그런 것이 요들 소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소리의 교차는 같은 산촌 사람들의 음악 문화인 알폰(alphone) 악기에도 나타난다.
알폰은 3-4미터 길이의 악기로 가장 긴 나팔이다. 이것 또한 스위스 사람들이 요들송 만큼 유명한 그들의 관광 심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요들송과 알폰의 기원에 대하여서는 불분명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서양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왜냐하면 요들송은 아프리카 원주민에게서도 발견되고 알폰은 티벳문화의 둥첸(Dung-chen)에서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감추고 싶어하는 데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중국의 명나라 시기의 락둥(Rak-dung)도 티벳의 둥첸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프스의 알폰 스쿨
*티벳의 둥첸 연주
유럽이든 아시아이든 역사는 싫든 좋든 많은 문화적인 부분이 히말라야 산맥을 중심한 인도 티벳문화의 영향이 크다. 고산지대인 티벳 문화는 알폰 즉 둥첸 악기를 사용해 왔는데 그 연주가 본래 두 개의 둥첸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것도 한 사람이 숨을 들이키는 시간에 다른 한쪽 사람은 소리를 계속 내도록 되어 있다.
*알폰도 두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티벳인들의 둥첸(Dung-chen)
두 개가 기본이다.
둥첸의 연주는 소리구멍이 따로 내지 않은 관악기이지만, 기상나팔 트럼펫처럼 입과 입술의 위치에 따라 악기의 음을 여러 높낮이를 낼 수 있는데 그것이 일종의 요들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요들송의 요들링은 먼저 둥첸과 같은 악기 소리를 모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알폰과 둥첸의 배경이 일단 고산지대라는 것이 특징이다. 스위스는 히말라야 고산이 있는 티벳처럼 알프스가 있다. 고산지대에서 둥첸이나 알폰과 같은 길고 저음의 큰 소리를 내는 악기가 존재하는 것은 어떤 배경이 있을까?
소를 키우는 목동들이 어미소 우는 소리 흉내를 낸 것이 기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먼저 산신과 관련하여 생각해야 한다. 지금도 산악인 박영석이나 엄홍길의 히말라야 등반에서 티벳지역의 풍습에 따른 기도를 하고 올라가는 것을 텔리비젼에서 볼 수 있다. 거대한 산악에는 산신에 대한 신앙이 더욱 깊이 오래 남아져 온 것은 자연이 가지는 그 위대성이 크기 때문이다.
둥첸은 티벳인들에게 매일 아침 저녁으로 불어 산신에게 알리는 의식에 사용되었다. 큰 소리 관악기 소리로 이중음이 들리는 알폰 또는 둥첸과 같은 악기의 소리는 더욱 큰 소리의 여파를 만들어 냈을 수도 있다. 그것은 산의 메아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히말라야나 알프스 같은 고산지대에는 그 환경에 맞는 목동들이 살아왔다. 그들 산악인들은 산에서 소떼나 양떼를 부르는 소리이기 이전에 고립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소리가 필요했을 것이다.
큰 소리를 지를수록 깊은 산곡은 더 큰 웅장한 메아리를 만들어낸다. 피리소리를 내다가 보다 큰 악기가 더 큰 소리의 메아리를 만드는 것을 보고 보다 큰 둥첸이나 알폰과 같은 관악기로 소리를 만들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메아리도 꼭 알폰이나 둥첸과 같은 이중음 또는 다중음을 낸다. 이러한 산메아리가 알폰이나 둥첸 악기를 만든 배경이 될 수가 있다.
메아리(echo)는 그리이스 신화에서 여 산신령인 님프(nymph)의 목소리로 받아들였다. 님프는 그녀 자신의 목소리를 사랑했다는 것이다.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반했다는 나르시수스처럼 님프는 산골의 외로운 곳에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
님프는 그 지위가 본래는 여성적 산신령이었겠지만, 남성적 사회가 강해지면서 요정이나 선녀와 같은 일종의 시중드는 천사급의 여신으로 전란된 것으로 보인다. 동양문화로 보자면 가루라와 같은 노래부르는 선녀라고 할 수 있다.
알프스 인근의 요들송은 본래는 남성만이 불렀지만, 17-8세기 이후부터 여성들도 부르기 시작했다. 이것은 산악지대 목동들이 남성이었다는 것과 요들송이 음악문화로 발전하면서 여성들도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본래는 오랜 신화일수록 산은 여신으로 위엄을 가지고 있었다. 메아리처럼 요들송이 산에서 여성의 음성으로 들리는 전설이 있었다. 이른바 에델바이스(edelweiss) 전설이 그것이다.
등반인 박영석의 원정대가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등반하기 전에 산신(라마 불교와 토속적 산신이 복합된)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산신이 좋아하는 에델바이스 꽃을 꺾어 제단에 올리는 것을 보았다. '에델바이스(edelweiss)'는 '고귀하다(edel)'는 의미와 '희다(weiss)'는 뜻이 합친 말이다. 그 뜻이 님프와 같은 선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델'과 '요들'은 어딘가 서로 연결된 말로 보인다.
*에델바이스
'에델'과 '요들'은 서로 어딘가 연결되어 있는 고산지대 전설적 문화이다.
알프스 지역의 사람들에게 에델바이스 전설은 산처녀 전설이다. 어떤 사람이 알프스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얼음집에서 살면서 노래를 부르는 처녀를 보았다. 그것을 본 그 사람은 동네로 내려가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자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려고 올라갔지만 죽음을 당하기도 하였다. 결국 그 에델바이스는 하늘로 올라가고 그 자리에는 에델바이스 꽃이 남아 있었다는 전설이다.
에델바이스는 독일어 계통에서 나온 말이지만, 고귀한 뜻이라는 '에델(edel)'은 분명 '요델(yodel)'과 연관을 가지고 있는 신화적 배경을 가지는 말로 생각된다.
'에델(edel)'은 요들(yodel)과 음운상 유사성이 있다는 것은 '에'와 '요'는 '요정'의 '요' 발음에 연결되며 이브(Eve)의 '이'와 더불어 우리말에서도 여산신과 관련된 '여' 발음이 나는 여신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에델바이스의 '에델'과 관련하여 앞서 소개한대로 요들송의 대표적인 요들링인 "Little old lady(리를로를레리)"라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이것을 나는 위에서 '꼬부랑 할머니'로 번역을 했던 것은, 사실은 '마고할머니'와 같은 '여산신령'을 그렇게 'Little old lady'라고 근사하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소개한 그 기본 요들링의 'Little old lady'의 개그성 요들링에 대하여 신화적으로 다시 해석해 보겠다.
높은 산 통나무 집에 사는 적막한 산에서 한 목동 또는 나뭇꾼이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듯한 소리를 들었다. 아무도 아닌줄을 알면서도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문 가까이 다가가 묻는다.
'거기 누구세요' (Who's there?)
이때 밖에서는 아무 소리는 없고 바람소리만이 문을 흔들었고 있었다. 그 사람은 이렇게 혼자말로 다시 묻는다.
"아! 산신령 마고할머니?" (Little old lady?)
그래서 문을 열고 나가 큰 소리로 마고할머니를 부른다.
"마고 할머니!" (Little old lady!)
그때 멀리 산골짝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마고 할머니~~" (Little old lady ~ ~)
마고 할머니가 대답을 했다. 사실은 대답한 것은 산메아리였지만. 이러한 스토리 배경이 요들송의 기본 요들링인 'Knock Kock Yodel'의 'Little old lady' 요들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메아리는 주고 받는 소리이다. 그것은 음과 양, 이승과 저승, 차안의 세계와 피안의 세계 즉 이 골짜기와 저 골짜기의 소리가 교차하는 음양의 교호이다. 두 개의 긴 둥첸(또는 알폰) 나팔 소리는 서로 교차하면서 산 속의 메아리로 크게 반향되어 돌아온다. 그 소리는 두 알폰이 서로 휘몰아 감기는 것과 같은 음양 소리의 조화를 이루게 되는 소리로 두음(팔세토)과 흉음(가슴소리)의 교차가 일어나는 태극이 되는 소리라 할 수 있겠다.
티벳의 '둥첸'은 어쩌면 '천둥'과 같은 소리를 흉내냈을까? 산악지대에서 천둥소리가 내는 메아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 두 개를 기본으로 둥첸을 부는 티벳인들
티벳인들의 둥첸보다 아주 짧은 나팔을 강둥(kang-dung)이라고 한다. 강둥은 티벳인들의 전통 종교의식에 등장하는 특별한 악기이다. 본래 강둥 악기는 처녀로 죽은 어린 여자의 허벅지뼈로 만들었던 악기였다. 강둥의 소리는 순수한 처녀의 소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고대 인류의 피리들은 흔히 뼈로 된 피리들이었다. 특히 티벳인들의 강둥은 이와 같은 처녀의 허벅지뼈를 사용했던 것이 나중에는 학의 다리뼈를 사용하기도 했다.
엽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장례식에도 시신을 도끼로 쪼개어 독수리 밥이 되게 하는 조장을 치르는 티벳인들의 전통 장례법은 엽기적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죽은 자에 대한 거룩한 의식이었다. 마치 지금도 토속 유럽인들 가운데는 죽은 부모의 시신을 지하 동굴에 안치하고 자주 들어가 그 두개골 뼈를 빛나도록 닦아주는 것과 같은 풍습일 뿐이다.
산과 여신에 대한 종교적 배경은 처녀 허벅지뼈로 만든 강둥 악기와 관련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을 산신에게 제사할 때는 보다 큰 규모로 만든 둥첸 악기로 발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산악지대는 티벳인들에게도 에델바이스와 같은 여신적 전설과 신화적 전통에 악기도 남아 있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요들송과 알폰(둥첸)은 그런 면에서 여신 시대의 산신문화의 유래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신화적 전설적 배경에서 나온 요들송과 알폰 연주는 알프스 지역 사람들에게 관광상품으로 발전해 왔다. 아래 동영상에서 알폰 연주를 감상해보면 산악지대 메아리를 느끼게 할 것이다.
*알프스의 알폰 연주
알폰 소리는 한 가지 구조로 옥타브층을 달리 낼 수 있다. 피리를 불 때 한 음을 좀더 세게 불면 같은 자리에서 높은 옥타브가 나오는 것을 알 것이다. 이것이 알폰 또는 둥첸 악기 소리의 기본이다. 사람의 목구멍에서 내는 요들링 테크닉의 구조도 같은 원리로 작용하는 것이다.
알폰이나 둥첸의 관통처럼 요들링은 같은 구조로 인체의 목구멍 성대 근육이 갑자기 이완되는 소리에서 흉음에서 두음으로 점프했다 다시 점프해 내리는 과정에서 요들링이 되는 것이다.
*요들링이 되는 성대의 갑작스러운 변화의 모습
*요들송을 부르는 미국의 11살 소녀
요들송을 배우기는 생각보다 쉽다. 뒷소리를 내더라도 요들링이 잘 안될 경우 음정을 여러층을 시험해보면서 자신의 목소리에 맞는 요들링이 잘되는 곳부터 연습을 하면 된다. 특히 요들송은 요들링 되는 부분의 가사를 적어서 따라 읽으면서 소리를 내면 보다 용이하게 요들링 기능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아프리카의 피그미족들도 전통적으로 불러왔던 요들송은 한국의 전통 판소리에도 조금은 그 기능이 들어가 있고 트로트 가수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법인만큼 미국의 컨츄리뮤직과 서부 카우보이들의 노래에도 들어가는 다양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요들송을 들을 때면 님프에서 산신령 마고할머니에 이르기까지 그 전설과 신화는 알폰이나 둥첸의 소리만큼 크게 뒤에서 울려오는 '천둥 메아리'도 느낄 수 있다면 산이 가져다 주는 '산격'을 좀더 가깝게 깊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12/15/08 오두)
원문출처: 다음카페 <주먹시 짧은 침 긴 詩間>
http://cafe.daum.net/zoom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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