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가의 밤벌 유원지 모곡의 아침은 특별하다
아니 위없는 편안함과 알수없는 기운의 향기는 황홀 하기까지하다
내가 모곡을 첫 방문 한것은 늦겨울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던 2월말경이다
살얼음이 강가 주변에 얼어있어 같이 갔던 뭉이가 그 얼음을 조심스럽게 디디면서 호기심을 발동했었다
워낙 겁이 많은 놈이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발이 시려서 그랬는지 금방 얼음밖으로 나왔지만 그 놈 닮지 않게 살얼음판에
자기 몸을 던져었다
나는 그 날로 모곡에 모던 넋을 빼앗기고 말았다
높지는 않지만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있었고 그 앞으로 작은 강이 흐르고 마을 뚝방쪽으로 길고 넓게 형성된 자갈 모래 사장은 나를 한눈에 바로 사라잡았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몇개월 안 된 시간이지만 열번 이상을 모곡 강가를 찾았던 것 같다
와이프와 동창생들과 오랜 기간 같이 수행했던 도반들과 같이 일했던 동료들과 형과 또는 혼자서 강한 비 바람에 텐트가 찢겨 날라가던 날도 찾았던 것은 홍천강가의 새벽녁 물 안개가 번지면서 던지는 편안함때문에 명상이 절로 되고 호흡이 바로 안정 되는 이 신비한 기운 때문에 나는 모곡의 아침을 경외하는 것이다
와이프와 첫 일박을 하던날을 날을 나는 평생 잊지 못 할 것이다
와이프는 타오르는 장작불에 숫불 구이를 해먹고 불멍을 좋아 하지만 나 한테 그것은 요식 행위 일 뿐이다
화로에 장작에 쌓아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멍한 상태에서 조금은 추운 날씨라 몸을 녹이면서 하는 불멍도 재미있다
한 시간 이상 참나무 장작을 태워서 숯불을 만든 다음 그 강한 열로 고기를 구워먹는 그 맛 또한 잊지 못한다
같이 간 친구들은 술 하잔을 기울이면서 흘러간 팝송과 70-80 노래로 추억을 회상하는 그 달콤함도 그 무엇도 비교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나는 그 즐거움을 뒤로 하고 조금 일찍 잠에 든다
아니 오랜 생활 습관때문에 잠을 일찍 자기는 하지만 하여튼 나는 의식적으로 모곡에서는 빨리 잘려고 노력한다
6시 이후 요즈음은 5시면 여명이 밝아오고 조금 있어면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백로인지 황새인지 긴 다리로 강가 가장자리를 거니면서 먹이를 찾는 모습에서 세상에는 고민이 없을것 같은 생각에 젖어 들기까지도 한다
그 시간에는 모두 잘들어 있고 대개는 나 혼자서 그 장관을 맞이한다
그 고요함의 한 가운데에서 찾아오는 적멸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잠시나마 맞이 할 수 있다
편안하기 그지 없는 자세로 캠핑 의자에 몸을 던지고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피어오르는 물 안개를 보고 있었면 시간이 정말
아쉽게도 빨리 지나 간다
내가 명상을 하는지 아니면 호흡을 가다듬는건지도 모르게 그렇게 아침 시간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나는 한 동안 가슴앎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