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여인네들의 옷차림에서 시작되던 때가 있었다.
겨우내 두껍고 칙칙한 여인네들의 옷차림이 초봄이 되면서 어느새 가볍고 화사한 옷으로 바뀌니 그런 말을 썼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성 모욕 문제가 예민하고, 남녀 평등이 강조되고, 성 역할의 구분이 없어진 요즘은 이런 말을 쓰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더 이상 이 말은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젊은 시절 미국이나 해외에 출장을 가게 되면 그 곳의 여자들은 대부분 청바지에 티 셔츠 등 간편한 옷차림이고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아 그 모습이 낯설었다.
물론 일본은 좀 예외였지만.
아마도 편리성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긴 탓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는 남성과 여성의 옷차림이 확연히 달랐다.
남성들 옷은 양복 정장이나 점퍼 등에 검정, 파랑, 밤색, 회색 등 옷의 종류도 단순하고 색상도 특정되어 있었던 반면 여성들의 옷차림은 주로 치마에 여성적인 면을 강조한 원피스, 투피스 등 디자인과 색상이 참으로 다양하고 화사했다.
하지만 요즘은 아침 출근길에 치마를 입은 여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물론 여자라고 치마만 입으라는 법은 없지만 이젠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서구처럼 실용적인 옷차림이 주가 되었다는 얘기다.
하기사 남자들도 양복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사람 보기 힘들고.
어제의 꽃이 오늘의 꽃이 아니듯 온 우주가 無常하니(諸行無常) 영원한 것 없이 순간 순간 변하는 것이 우주의 섭리고, 자연의 순리이니 옷차림이 변하는 것 쯤이야 말해 무엇하랴.하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선가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그리고 분명한 건 세상 변화의 속도가 가속도가 붙어 점점 빨라지고 정신적, 물질적, 기술적 효용 가치의 유효 기간이 너무 짧아졌다. 그래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아무리 온 우주가 변하는 것이 순리라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오래도록 변치 말아야 할 가치가 있을 텐데 말이다. 그 중 하나가 사람간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사랑, 우정, 친절과 배려, 정직, 신뢰, 이런 것들은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서 결코 바뀌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 여겨진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르고 가치의 기준이 자꾸 돈으로만 평가되는 요즘, 그래선가 아나로그 시절의 이런 인간적인 정서와 따스함이 부쩍 그리워진다.
첫댓글 적극 공감합니다.. 이젠 기계가. ai가 세상을 지배하다보니 사람의 심성과 그 행동마저도 기계를 닮아갑니다. 속도와 편리가 주는 순기능만큼 그 역기능도 크지요. 물질 자본이 정서는 물론 행동까지 지배합니다. 우리 모두가 차분한 자세로 초연과 관조로 세상을 살펴야겠습니다. 적어도 우리 후속세대들에게는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우선순위만큼은 깨우쳐주는 것이 우리의 과제같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그 변화의 방향은 분명 사람들의 행복에 맞춰져야 할 겁니다.
그런데 갈 수록 여유가 없어지고 바쁘게 살아가게 되니 과연 그 변화는 과연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인지 회의적인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김선생님 오랜만에 댓글로 만나네요. 모쪼록 세상 변화와 상관없이 늘 건강하시길 빌어요.^^
훈장님의 감성 충만한 곡을 곁들인 담백한 글을 오랜만에 접하니 반가움과 함께 감회가 새롭네요.
나이 먹어가면서 서글픈 현실이지만..
주변 사람들도 친구들도 조금씩 정리?가 되어가는듯 싶습니다.
이젠 시간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주변에 아픈 사람들도 많고, 일찍 세상을 떠나는 분들도 적지 않네요.
어느새 우리가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짧은 봄날이 더욱 아쉽고.
이젠 건강한 것이 서로에게 큰 선물이니 모쪼록 건강 관리 잘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