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알코드를 찍기 시작한 2020년 봄인가, 한 백화점 매장의 직원에게 이거 안 지킨다고 매장에 피해가 가냐고 물었더니 실제로 구청에서 나와서 단속하니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cctv 등을 점검해서 손님 중에 안 찍은 사람이 있는지 정말 단속하러 설마 나오겠냐고 재차 물었다. 그랬더니 그 직원은 약간 짜증을 내며,
"에이, 다같이 좋자고 하는 일인데 적극 협조해주시죠."
라며 나를 타이르듯이 말했다.
그 직원은 모른다. 전체주의라는 건 아주 작게 하나 하나씩 내 삶에 들어온다는 걸.
쓰레기를 수십가지로 분류해서 버리는 것도 전체주의다. 처음엔 당연히 올바른 시민의 자세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제는 플라스틱 음료수병 안의 내용물을 비워야 하고, 라벨을 떼야 하고, 납작하게 구긴 다음에 병뚜껑을 닫아서 버려야 한다. 종이, 종이박스, 종이팩, 플라스틱, 비닐, 음식물 묻은 비닐, 생수병, 유리병, 깡통, 고철, 전구, 사기, 배터리, 음식물, 스티로폼, 생활쓰레기, 지금도 이 정도로 분류한다. 점점 늘어난다. 전체주의는 이렇게 하나 하나씩 우리의 삶을 침해한다. 한 번에 쿵!하고 우리 앞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게 바로 길들여지는 과정이다.
위에 저런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전체주의에 협조하는 시민이다. 가축으로 길들여지는 시민이다.
첫댓글 내가 너무 가축화 된건가... 난 따르는게 좋다고 상각하는데 흠
어휴 시발.. 군대 경찰 보건소 소방서 도움 하나도 안받고 혼자 섬가서 살아야지 선택적자연인이냐
전체주의랑 공동체주의를 헷갈려하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