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단오는 열흘 남았지만, 단오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번 달 주제를 단오로 잡았었지요.
옛적에는 단오행사를 크게 했었다지요.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단오부채를 만들고, 수리취로 떡을 만들었어요,
더위가 한창이면서 장마가 시작되기 바로 전의 6월 22일 무렵의 단오는, 연중 가장 '양(陽)의 기운'이 강한 때라고 해요.
절에서도 이 날을 맞아 '양의 기운'을 다스리는 행사를 하지요. '양의 기운'은 곧 '화재'와도 연결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오늘 노느라 바빠 단오의 의미를 충분히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쉬운데...
단오무렵에 싱싱하게 습지에서 잘 자란 창포는 모공을 청소해주는데 탁월하다 해서, 머리의 묵은 때를 깨끗히 씻어내고요, 더운 때라서 찬 것을 많이 찾아 몸이 탈 날 것을 걱정해, 더운 기운이 가득한 수리취떡(수리취라는 풀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흰 털이 많아 떡을하면 무척 찰짐. 흔한 풀은 아니며 높은 산에서 볼수 있음) 을 만들어 먹고, 시원한 부채에 더위를 좆는 갖가지 그림을 그려 부채질을 했다지요. 당일의 부족했던 설명은 여기에 채워놓습니다~~
오늘은 강률이가족과 수호가족이 오지 못했구요, 오랫만에 수연이가족을 만난 날이었습니다.
서우와 엄마, 수연이와 엄마, 서온이와 엄마, 유빈이와 엄마, 예림이와 엄마. 총 다섯가족과 금정산을 누볐습니다.
숲을 들어서니 가지끝의 여린 잎과 미리 난 잎의 진한 초록색의 대비가 눈에 확 띄네요. 잎이 초록색을 띄고 있지 않다는 건, 일을 적게 하겠다는 의미랍니다. 이 잎처럼 붉은 빛을 보이는 것도 있고, 연한 연두색을 보이는 것도 있어요. 진한 초록색의 잎은 제대로 광합성을 하는 잎으로 어른잎이라고 할 수 있죠. 나무들도 어린잎에게는 완전히 성숙할 때까지 일을 시키지 않는 의리가 있어요. 일을 안할 뿐만 아니라, 어린 잎이 혹시라도 동물들에게 먹혀 버릴까 줄기도 빨갛게, 잎도 붉은 빛으로 만들었는데, 일단 동물들과 눈이 있는 곤충들에게 붉은 색이란, 경고의 색이랍니다. 혹시 '독'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그리하여 힘없고 독없고 여린 어린 잎은 살아남아 미래세대를 책임지는 거지요.
맛을 보았으나 텁텁... 하지만 어느 것은 아주 살짝 단맛이 스치기도 했지요? 싸리나무의 싸리꽃이랍니다. 꽃차로도 만들어 먹는답니다. 보라색, 파란색, 빨강색은 안토시아닌이 들어있다지요. 항산화효과도 뛰어나고 시력향상에도 도움을 준대요.
꽃을 먹어보고 조금이라도 꿀이 있는 것은 아직 곤충 미방문, 꿀이 없는 것은 곤충방문완료!
땅에 두더지구멍이 있다면 이것은 식물이 살만한 땅. 아니 살기 좋은 땅을 의미해요. 뿌리가 뻗어나가기에 적당하는 거죠.
개미나 두더지, 매미, 지렁이 등이 사는 땅에서는, 식물이 그들의 터널을 따라 뿌리가 쉽게 뻗기도 한대요.
대나무잎으로는 조각배를 만들 수 있고, 댓잎차도 만들 수 있고, 그리고 피리도 만들 수 있답니다. 작은 잎을 모은 예림이가 너무 귀엽네요. 서우는 댓잎을 먹고 있는 건 아니겠죠 설마????
요 풀이 요 풀이 정말 요물입니다. 푸른색을 보이는 꽃은 땅이 산성인 것을 나타내는데요. 닭의장풀은 이름에서 보듯이, 닭장 주변에 많이 산다는 것이겠고, 닭의 오줌속에 들어있는 '요산'때문에 그 주변의 땅은 산성을 띠는 것이거든요. 이 푸른 색의 꽃잎은 곤충의 다녀가면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꽃속으로 녹아들어가, 푸른색의 안토시아닌을 양분삼아 열매를 만들어갑니다. 꽃이 떨어지지 않고 열매속으로 녹아들어가는 것은 '쇠비름'도 똑같은데요. 노란색의 꽃이 오전중에 피었다가 꽃속으로 녹아들어가요.
이것도 참 똑똑한 식물의 전략이지요.
흰씀바귀랍니다. 주로 노란씀바귀가 많은데, 아주 조금 흰씀바귀가 피었어요. 줄기를 자르면 배어나오는 흰 즙은, 아주 조금이라도 무척 쓰게 느껴지지요. 허나 이 쓴 맛이 심장을 튼튼하게 해 주니 아주 고마운 풀이지요. 아마 숲속의 동물들도 건강을 위해 조금씩 뜯어먹고 있지 않을까요? 씀바귀는 먹히지 않기 위해 쓴맛을 가지고 있겠지만요.
덤불속에서 뱀딸기랑 산딸기를 발견하고 맛을 봤지요. 뱀딸기는 먹지 않는다고 이미 기억에 각인이 되어, 성인들에게 권유해도 절대로 맛을 보지 않는 사람도 많아요. 뱀이 다니는 길에 나고 자라 '뱀'이 붙었다고도 하고, 줄기가 뱀처럼 옆으로 기어가면서 뻗어가서 '뱀'이 붙었다고도 하지요. 여하튼 둘의 효능은 모두 '복분자'(요강을 뒤엎을 정도로 오줌발이 셈을 의미).
약수터로 가기 전 간식을 나눠먹는 우리랍니다. 언제나 그렇듯 정많은 나눔행사가 있었고, '사주'와 '색깔'에 대한 이야기도 서로나누었지요. 하늘과 땅의 기운을 알고 색을 잘 고른다면, 훨씬 건강하게 살 수 있는거죠. 어치도 검은 색이 필요한 사람인데, 모르는 사이에 검은 색을 좋아하고 즐겨 입고 있었다는 거죠. 놀라운 세계입니다. 내 몸이 나를 위해 끊임없이 사고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오늘은 산을 넘어 약수터까지 다녀왔어요. 더 더울 때는 이 넓은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며 손도 씻을 수 있겠죠. 산에서 물을 만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다른 동물들도 먹을 수 있겠금 아래쪽에도 물이 고이게 만들어놓으셨어요. 우리 친구들 실컷 물을 만지고 마시고 했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약초도 캐서 맛을 보았죠. 제 때가 아니었지만 인삼의 맛은 느끼셨나요?
으와악~~ 다리가 긴 것이 유령처럼 나무위를 기어오르고 있죠. 일명 유령거미... 진짜는 '통거미'.
보통 거미의 몸은 (머리가슴)(배),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통거미는 한개에요. 그래서 '통'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다리가 무척 길어서, 마치 유령처럼 스르르 이동을 합니다. 어치가 한 다리를 잡고 있는 동안 다리를 뗄까봐 불안했어요.
앞으로 숲에서 많이 만날테니 오늘 제대로 인사했네요.
우리 서우가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지요? 숲길가에 자라난 길다란 풀, 검은그늘사초.. 이 풀이 남으로해서 산사태가 방지될 수 있죠. 흘러내리는 땅을 이 풀의 뿌리가 잡아주니까요. 신기하게도 산사태가 났던 산에 재빨리 나서 산을 잡아주는 풀입니다.
지금은 질기게 잘 자랄 시기라서, 이 풀로 머리도 땋고, 서우처럼 가짜 머리도 하면 재미있지요^^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단오부채에 색칠을 해 봅니다. 물고기가 그려져 있어 더위를 물리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직접 그려 더 큰 의미가 있는 부채. 우리 친구들, 부채 그리느라고 힘들었네~~ 더운 여름 꼭 이 부채와 함께 하자~~
그 많은 청련암의 올챙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너무 궁금해서 찾아갔는데.. 세상에 개구리가 되어 있는 친구를 만났어요. 꼬리가 남아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뒷다리, 앞다리가 나온 다음에는 아가미가 거의 없어지고 허파로 호흡을 해야 해서 주로 밖에 나와있거나 벽에 붙어 있었죠. 개구리를 기르는 블로거가 많아서 찾아보면, 아주 재미있어요.
개구리의 다리들은 미리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뒷다리부터 차례로 나와요. 그런데 앞다리는 그 부분에 주머니처럼 불룩한 부분이 있고, 앞다리가 나올때즈음엔 구멍이 뚫려 있어 앞다리가 쉽게 나오게 한대요. 그 작은 부분까지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니 살아있는 도감들이에요.
물에서 살던 잠자리들이 도랑벽에 몸을 붙이고 허물을 벗었네요. 아주 많은 잠자리허물을 찾아보았어요. 징그럽다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이것은 껍질이에요. 기관지가 연결되었던 부분이 하얀 실처럼 보이네요.
2시가 넘었는데도 헤어지기 싫은 우리 친구들에게 창포물로 손을 씻도록 합니다. 잎을 덖었더니 구수한 냄새까지 나네요. 댓잎과 함께 섞어 좋은 피부에 시원함을 더했습니다. 흘러내리는 물을 피해 신나게 뛰어보는 우리 친구들.
그래 그렇게 건강하게 자라주렴~~
한달에 한번의 만남이 아쉽기만 한 나들이가족과의 하루이야기는 여기까지!!
첫댓글 이번에 단오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3월 처음 시작할땐 자꾸 뒤쳐져서 앞사람 따라가기 바빴는데 이제는 걸으며 탐색하고 관찰하는 여유도 생겼어요😀
새로운 걸 발견할때마다 어치!! 어치!! 부르기 바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