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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2024.4.28 (일)
■ 동행자: 나홀로
■ 산있는 곳: 慶南 統營市 蛇梁面
■ 산행시간: 10시 10분~14시 43분 (4시간 33분)
■ 날씨: 맑음 (시계는 그리 좋지 않음)
■ 기온: 13도~24도
금일 트랭글 궤적
■ 최저고도-18m
■ 최고고도-399m
■ 누적고도-433m
■ 소모열량-853kcal
■ 총거리-6.47km
국제신문 지도 대로 산행 함 - 수우도전망대 출발 → 사량도여객선 터미널 도착
사량도 지리산[蛇梁島 智異山] 399m →위치 : 경남 통영시 사량면 돈지리 사량면 상도에 동서로 길게 뻗은 산줄기 가운데 해발 397.6m의 봉우리가 지리산인데, 이곳은 지리산이 바라보이는 산이라는 뜻에서 [지이망산]이라고도 불렀으나 지금은 지리산으로 굳어버렸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에 깍인 바위산이라 당당한 위용을 뽐내고 있으며, 바위능선을 싸고 있는 숲과 기암괴석들이 조화를 이뤄 신비로운 세계를 연출하고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산이다. 2002년 10월 16일 산림청이 산의 날 지정을 기념하기 위하여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 산이기도 하다. 등산로로는 제1코스로 4시간 30분, 제2코스로 3시간, 제3코스로 3시간, 제4코스로 3시간 등 다양한 등산로가 있어서 체력에 맞게 알맞은 등산코스를 선택 할 수 있다. 지리산과 달바위, 가마봉, 연지봉, 옥녀봉 등 산봉우리들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깎은 듯한 바위와 로프를 타고 올라가는 봉우리와 90도를 육박하는 아찔한 철계단 또한 이곳의 묘미이다. 노약자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우회하는 코스도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푸르른 바다와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어 산악회에서도 즐겨 찾는 사량도의 아름다운 산이다. 지리산 주변에 최영장군 사당과 대항해수욕장, 옥녀봉 등의 볼거리가 있다. |
산행기
오늘의 산행지는 사량도 지리산이다. 실은 지난 주에 가려고 했는데 지난 주 토요일엔 비가 내렸고 일요일 마저 날씨가 나빠 오늘에서야 가게 되는 것이다. 이 사량도 지리산은 21년 전인 2003년 8월 3일에 멋모르고 올랐다가 아주 식겁을 쌌던 산이다. (여름 그것도 한여름에 올랐으니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산에 대해 몰랐던 것이다. 이 산은 결코 여름에 올라서는 안 되는 산인데 말이다.) 그리고 21년이란 세월이 속절없이 흘렀고 이제야 다시 찾아가게 된 것이다. (당시는 디카가 없던 시절이라 글 산행기였다. 그러므로 한 번쯤 다시 타야할 이유가 있었다.)
6시 40분에 자동적으로 눈이 떠져 세면한 후 아내 깨우고 시내에 나가 충무김밥 2인 분 (1인분은 안 파니) 사고 아침밥을 집에서 먹고 8시 출발하니 도산면 가오치 선착장까지 약 25분 정도 걸렸다. (50키로 구간 단속구간이 있어 속력을 낼 수 없었다.) 가오치 여객선 터미널에서 9시 출발 승선권을 끊는데 주민등록증을을 내미니 경로우대+통영시민 하니 3,100원이라고 한다. ^^ 한 5분 쯤 후 터미널 밖으로 나가니 예상외로 사람들이 많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사량도를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
승선권을 내미니 검표원 두 명이 바코드를 찍는다. 들어갈 때는 승선권만 보더니 사량도에서 나올 때는 신분증과 승선권을 내밀어야 통과시켜 주었다. 2018년 2월 6일 첫 운항을 개시한 그랜드 페리는 총 톤수 498톤, 장폭심 54.35m, 18.3m, 15m 이며 여객 정원 520명과 차량 45대를 수용할 수 있으며 1일 6회 왕복운항한다. 통영 가오치 선착장에서 사량도까지는 40분 소요된다.
9시 40분. 사량도 상도에 도착했다. 21년 전의 경험을 살려 제일 먼저 배에서 내려 버스 정류장으로 뛰다시피 달려가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탔다. (21년 전에는 버스를 놓쳐 당싯 돈 2만원을 주고 횟집 사장인 털보 아저씨가 운전하는 차를 탔었다. 당시 산행기를 읽어 보니 버스비는 2,300원이라 적혀 있다. 하지만 오늘 버스비는 21년이 흘렀는데 오히려 1,000원이다.) 버스는 콩나물 시루 같이 많은 승객을 태우고 돈지마을 거쳐 수우도 전망대까지 우리 산객들을 올려 주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태웠던지 수우도 전망대 까지 올라가는데 버스가 신음을 토하며 올랐다.)
버스에 내려 고생한 버스 한 컷 찍고 (기사분이 성칼이 좀 있었다. 시끄럽다고 승객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셨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라야 하듯 섬에 오면 섬 법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어느 누구도 반격이 없었다.) 수우도 전망대 부터 들리고 산행을 하려고 한다. 이 수우도 전망대는 2022년 1월 1일 아내 그리고 딸 부부와 함께 온 적이 있는 곳이라 낯에 익다. (당시는 산은 타지 않고 승용차 타고 북섬과 남섬을 한 바퀴 돌았다.)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은 농가도이고 뒤에 보이는 섬이 수우도(樹牛島)다.
이 사진은 2014년 8월 31일 수우도 은박산 산행시 반대편 수우도 암릉지대에서 바라본 고래바위 매바위(중앙) 농가도, 사량도가 보이는 풍경이다. 마치 거대한 거북이 한 마리가 물고기(농가도)를 잡으러 가는 형상이 아닌가! 하며 당시의 산행기에 적혀있다.
들머리
오르면서 뒤돌아본 수우도 전망대 (울산 산두루산악회 회원들이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싫던 좋든 단체 산객들과 함께 4시간 동안 놀아야 한다. 옛날에는 단체 산객들이 그렇게 싫었는데 나이가 드니 그렇게 까지 싫진 않다. 때로는 좋은 점도 있다. (인증 사진 찍을 때 아주 유리하다.)
초반 산길 분위기 (오름길에는 골무꽃이 피어 있다. 한 컷 찍고 간다. 하지만 나중에 또 찍은 것이 있어 실리지는 않는다. 땅비싸리도 보이지만 수구리기 하기 싫어 그냥 눈 인사만 하며 올라간다.)
조금 올라오니 돈지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이정표가 보인다. 21년 전에는 돈지마을에서 올라 지금 보다 더 빡셌을 것이다. 21년 전 산행기를 읽어 보니 이곳에서 아침을 먹었다. 8시 43분이라 적혀 있고 물안개가 희미하게 드리운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매미소리를 들으며 먹었다고 써여 있다. (하긴 그땐 한 여름이니 그랬을 것이다.)
오름길 암릉에서 내려다본 돈지마을 (3배 줌 촬영)
실제 모습
암릉지대에서 바라본 대섬(죽도)과 두미도
이곳 사량도와 보이는 두미도는 통영의 섬이지만 생활권은 오히려 사천에 가깝다. 두미도 천황산은 남해안 섬 산 중에 가장 높아 통영 미륵산 보다 6m 더 높다. 미륵산 461m 두미도 천황산 467m 두미도 천황산은 19년 전인 2005년 2월 13일 경기도 안산에 사셨던 2,000산 김정길형님과 아내 셋이서 올랐었다. (그 유명했던 형님이 아직도 건재하시는지 궁금하다.)
수우도 역시 통영의 섬이지만 생활권은 사천이다. 심지어 통영에서는 수우도를 갈 수 없고 (배가 없어) 사천에서 배를 타야 갈 수 있는 섬이다. 전화며 전기까지 모두 사천시에서 공급한다고 나의 10년 전 (2014년 8월 31일) 수우도 은박산 산행기에 적혀있다. (모르긴 해도 요즘도 그럴 것이다. 이럴 바에는 수우도는 행정구역을 아예 사천시로 옮기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산악회 회원들과 같은 일행이 되어 암릉지대를 오른다. 21년 전 아내와 함께 올랐던 길인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당시의 산행기를 읽어 보니 금새 안개 구름이 몰려와 금방 보였던 돈지 마을이 시야에서 사라졌으며 이곳 바위들에 대해 해방바위들이라 설명하고 있다. 해방바위란? 제 멋대로의 바위들이 뾰죽하게 틔어나 있는 모양을 말함이다. (이렇게 되기도 쉽지 않을 듯 해서 적었다고 하는데 모르긴 해도 수억만 년 전에는 이곳이 바다속이었을 것으로 추정 된다. 판상절리형 바위들이다.)
암릉지대에서 3배 줌으로 당긴 삼천포 화력발전소와 그너머로 사천 각산 (삼천포 화력 발전소는 지리산꾼인 산용호 아우님의 근무처이며 사천 각산은 하산 지점에서 멧돼지 떼들을 만나 식겁을 쌌던 산이라 기억에 남는 산이다.)
실제 모습 (우측 높은 산은 사천 와룡산으로 그 높이가 800m 급 산이다.) 새섬바위가 801m로 남녘 바닷가에 솟은 산 중 하동 금오산 (849m), 영암 월출산(813m), 보성 제암산(807m), 창원 불모산(802m), 부산 금정산(802m)에 이어 높이는 여섯 번째 지만, 계곡의 크기와 골짜기 수는 단연 첫 째라 한다.
암릉을 타고 있는 산객들의 모습을 3배 줌으로 당겼다.
실제 모습
수우도 너머로 보이는 육지는 남해도이다. 남해도 중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응봉산(좌) 과 설흘산(우) 이 마치 윗 입술 모양으로 보이고 그 우측으로 남해 금산이 보이고 그 다음으로는 호구산 송등산 괴음산이며 가장 오른쪽에는 남해의 최고봉인 망운산도 보인다. 그리고 맨 좌측으로 아주 희미하게 보이는 육지는 여수반도다.
암릉 지대를 오르고 나서 3배 줌으로 당긴 고성 와룡산인 향로봉(좌측 높은 산), 고성 좌이산(가운데 가까운 산), 고성 수태산 그리고 문수산(우측 높은 산)
실제 모습 (사천 와룡산~고성 와룡산~고성 좌이산~고성 수태산~고성 문수산~그 외 고성의 야산 들)
양지꽃
골무꽃
지리산 가는 길
지리산 가는 산길에 피어 있는 조팝나무
11시 18분 산행 1시간 8분 만에 지리산 정상에 올랐다. (어느 여성 산님에게 부탁해서 찍은 인증 사진) 정상석은 21년 전 그대로다. 21년 전에는 안개에 싸여 돈지마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며 어디선가 바다에서 울리는 뱃고동 소리만 들렸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오늘 와서 보니 이렇게 훤하게 돈지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지리산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산님들의 모습에서 행복감이 넘쳐 흐른다. (내가 행복하니 남들도 그리 보이는 것이다.) 지리산 정상 부근에는 덜꿩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 막상 사진은 좀 그래 실리지는 않았다.
가야할 달바위봉이 우뚝하다. 앞으로 3시간 더 산에서 놀 수 있다는 것이 내심 기쁘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산길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지 설레이기 까지 하는 것을 보면 산에 대한 열정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점은 절고개로 사거리 안부 지점인데 좌로는 내지마을 우로는 옥동마을 갈림길이다. 아이스케키와 맥주, 막걸리 그리고 음료수를 팔고 있는 장수가 보인다. 아내와 함께 왔더라면 틀림없이 아이스케키 하나 사 먹고 갔을 것인데 오늘은 그냥 직진한다. 이곳을 지나 오름길 어느 밥먹기 좋은 장소에서 싸온 충무김밥으로 중화참을 먹었다. 보온병에 담아온 따뜻한 커피로 마감하고 (12시 5분~12시 20분)
절고개에 보이는 안내도
중화참 후 바라본 사천 각산~새섬바위~와룡산~고성 향로봉~좌이산~수태산~문수산 라인 (이 모든 산에 나의 추억이 담겨 있다.)
조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암릉길에서 바라본 고성의 산군들과 맨 우측 우뚝 솟은 통영 벽방산 (좀 희미하게 보이는 산)
달바위봉 (불모산) 가는 나이프 릿지 길에서 어느 여성 산님에게 부탁하여 찍은 인증 사진이다. (인물 사진은 확실히 남자 보다 여자들이 잘 찍는다. 그 이유는 많이 찍어 봤기 때문일 것이다.) 21년 전에는 이런 시설이 없었기에 너무 위험해 우회했던 것이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달바위봉은 가지 못했던 것인데 그때 무식하게 도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안전 시설이 되어 있어도 똥꼬가 저려 오는데 말이다.)
건너편에서 역으로 건너오는 산님들
건너온 후 (뒤에 보이는 산이 사량도 지리산)
12시 41분 달바위봉 (불모산) 정상에 올랐다. (아까 나이프 릿지 구간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주었던 그 여성 산님에게 부탁하여 찍은 인증 사진이다.) 울산에서 오신 여성 산객 세 분이셨는데 그들의 포즈를 벤치마킹 했더니 이런 만족스런 사진을 얻었다.
달바위봉에서 바라본 공룡의 등빼
암릉지대에서 내려다본 대항마을 풍경 (2022년 1월 1일 아내 그리고 딸부부와 함께 저곳 모래사장을 걸었었다. 에머랄드빛 바다와 하늘 그리고 고운 모래사장이 참 아름다웠다.) 멀리 가운데 우뚝 솟은 산은 통영 미륵산이다.
뒤돌아본 달바위봉 (3배 줌 촬영)
실제 모습
바위 전망대에서 한 바퀴 휘리릭~ 돌린 파노라마
왼쪽 우뚝 솟은 산은 통영 벽방산이며 오른쪽 우뚝 솟은 산은 통영 미륵산이다. 고로 가운데 보이는 산은 통영 봉화산~매봉산~장막산~발암산~제석봉 라인이며 더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곳은 거제도이다.
달바위봉 지나 삼거리길 안내도 (대항마을 갈림길)
이곳에 오니 대항마을 이정표가 보이고 산님들이 몇 몇이 앉아서 쉬고 있다. 직진한다.
대항마을 갈림길 지나 산길에 피어있는 쇠물푸레나무꽃
가마봉 가는 암릉루트길 (이런 암릉길을 21년 전에는 한여름 염천에 갔으니 식겁쌀 수밖에)
뒤돌아본 지나온 달바위봉 (줌 촬영) 21년 전에는 저 봉우리를 놓치고 우회했던 것인데 지금 보니 어디로 해서 왔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21년 전에는 저런 시설이 전무했었다.)
실제 모습
가마봉 오름길 (21년 전에는 로프가 길게 늘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안전시설이 있어 슬슬동풍길이다.)
가마봉 오름길 암릉지대에서 뒤돌아본 사량도 지리산 (좌)과 달바위봉(우)
가마봉 정상 (산의 모습이 가마솥 모양이라 붙혀진 모양인데 21년 전 이곳에서 암릉 사우나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올라오면서 폭염속 유격훈련 한 것은 덤이고, 얼마나 힘들었던지 다리가 다 휘청거렸었다. 하지만 풍광은 절경이라 내가 신선이라는 단어를 쓰자 아내왈' "이 더워 죽겠는데 무슨 신선이요!" 하며 말했다. 맞는 말이다. 내가 말하기를 "아, 여기서 사량도 암릉 사우나 하고 있구나!" 하니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서 부터 안개구름이 올라와 마치 사우나에서 내뿜는 열기와 같아 아내가 깔깔 대며 웃었다고 적혀 있다. 그땐 그렇게 고생을 해도 잘 따라 다녔는데 이제는 고생하는 산행은 안 하려고 한다.
가마봉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구간
아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제일 기억에 남는 구간이 바로 이 구간이다. 21년 전에는 이런 철계단이 아닌 줄사다리였는데 군 시절 공수훈련 할때 막타워를 연상시켰던 구간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떨려서 못 내려간다. 21년 전 아내에게 내가 말했다. "아래를 내려다 보지 말고 내려가는 나무다리 한 개만 보고 내려가라." 하고 말했는데 용감했던 아내는 내 지시대로 잘 내려왔던 것이다. 실은 나이가 드니 암릉은 나 보다 아내가 더 잘 타는데 그때만 해도 나도 젊었으니까 그런대로 탔다. 지금은 철사다리로 되어 있어 21년 전에 비하면 그저 먹기인데도 늙어서 그런지 똥꼬가 저리기는 마찬가지다. ^^;
똥꼬 저림을 절감하며 조심 조심 내려오는 산객들 (줌 촬영)
21년 전에는 없었던 출렁다리다. 출렁다리 덕분에 손쉽게 봉우리와 봉우리를 오갈 수 있게 되어 산객들에게는 무척 편리하지만 반대급부도 존재한다. 바로 남쪽 하도에서 바라보는 이곳 상도의 지리산 산세다. 아래에 나오는 두 장의 사진으로 비교한다.
2022.1월 1일 하도에서 바라본 사량도 지리산 (출렁다리가 보임)
2005년 3월 1일 하도에서 바라본 사량도 지리산 (출렁다리 없음) 이렇게 산에는 가급적이면 인공 구조물이 없는 순수 그 자체가 좋은 것이다.
출렁다리 암릉구간에서 바라본 마지막 골인 지점인 옥녀봉 (뒤에 보이는 산은 고동산으로 이번 코스는 아님)
뒤돌아본 출렁다리 암릉구간
옥녀봉 정상이다. 21년 전에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쓰여진 플레카드와 돌탑 위에 플라스틱으로 쓰여진 허접한 안내판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어젓한 정상석이 그것도 두 개나 보인다. (전해지는 옥녀의 전설에 따르면 돌이나 쇠붙이를 쓰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것도 세월이 흐르니 무색하다.) 이곳에도 아이스케키 장수가 보이지만 함께 즐길이가 없으니 그대로 통과다.
옥녀봉 내림길에서 내려다본 날머리 사량도 선착장과 상도와 하도를 잇는 사량대교 (사진에서 보이는 분은 울산에서 오신 노산객인데 나중에 한참을 같이 걸었다. 나 아니었으면 대항마을로 잘못 가셨을 것인데 나를 만나는 바람에 고생을 덜하심)
옥녀봉 철계단을 내려오시는 울산 노산객 (이분 친척이 거제 동부면에서 살고 있는데 교사 퇴직하고 펜션 사업을 하고 계신다고 하심, 그러면서 연금이 월 400만원 씩이나 나온다고 하셔서 역시 사(師)자 붙은 직업이 좋다고 말하며 함께 내려갔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옥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것이 실감난다. 홀아비였던 옥녀의 애비는 옥녀에게 흑심을 품어 옥녀를 겁탈하려고 하자 옥녀가 짐승 같은 애비를 피해 이곳에서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다. 특히 이야기 내용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게도 경종을 울렸다. 짐승 같은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애비에게 소 울음 소리를 내면 허락하겠노라며 말했더니 짐승 애비는 욕정에 사로잡혀 소 울음 소리를 내었다는 것이다. 이에 옥녀는 더 이상 가망이 없음을 알고 이곳으로 피신해 몸을 던졌다는 것이다.
사량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2시 43분, 4시간 33분의 사량도 지리산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3시 출항하는 사량호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가다 보니 엔젤호 전시해 놓은 것이 보인다. 엔젤호는 지금처럼 도로사정이 좋지 않던 40년 전 통영~부산을 쾌속 운항했던 쾌속정인데 이제는 이렇게 전시물로 변했다. (42년 전인 1982년 부산 백병원 근무약사로 근무했던 25살의 아내가 용감하게도 나를 보러 타고 왔던 배라 더 정감이 가는 배다. 그때 선친과 함께 타고온 아내가 지금까지 42년을 나와 함께 살고 있다.)
뒤돌아본 사량도 지리산~달바위봉~옥녀봉
뒤돌아본 하도 칠현산과 상도 사량도 지리산
통영으로 귀항하는 사량호에는 단체 산객들로 가득했다. 2층 갑판 의자에 앉아서 멀어져 가는 사량도 다시 한번 바라본다. 21년 만에 다시 찾은 사량도 지리산은 그 명성에 어울리는 천하 절경의 명산 임에 틀림이 없었고 21년 전 허접한 글 산행기를 21년 후 이런 아름다운 화첩의 사진 산행기로 채우니 무척 만족스럽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