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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2024.4.14 (일)
■ 동행자: 나홀로
■ 산있는 곳: 慶南 昌寧郡 昌寧邑, 高岩面
■ 산행시간: 4시 55분~10시 8분 (5시간 13분)
■ 날씨: 쾌청 (시계 좋음)
■ 기온: 9도~27도
금일 트랭글 궤적
■ 최저고도-209m
■ 최고고도-756m
■ 누적고도-826m
■ 소모열량-1039kcal
■ 총거리-8.8km
국제신문 지도와 달리 자하골매표소에서 2등산로로 올라 서문-초소갈림길-배바위-남문-동문-허준세트장-천문관측소막사-상월마을갈림길-동문갈림길-화왕산-3등산로-도성암-자하골매표소로 원점 회귀함.
화왕산[火旺山] 757.7m →위치 : 경남 창녕군 창녕읍, 고암면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경상남도 중북부 산악지대에 있으며 낙동강과 밀양강이 둘러싸고 있는 창녕의 진산이다. 옛날 이 산은 화산활동이 활발하여 불뫼·큰불뫼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낙동강 하류지역에 솟아 있어 실제보다 우뚝하게 보인다.
이 산은 억새밭과 진달래 군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상부에 5만여 평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3년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정상 일대의 억새밭에서 억새태우기 축제가 열렸으나, 2009년 인명사고가 발생하여 폐지되었다. 매년 10월 초에는 화왕산 갈대제가 열린다. 억새는 습지에 사는 갈대와 구분되는 것으로 이 산의 정상에 서식하는 식생은 억새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억새를 갈대로 불러왔던 지역의 전통에 따라 10월에 열리는 행사는 여전히 갈대제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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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올들어 세 번째 진달래 산행지는 창녕 화왕산이다. 그동안 화왕산에 몇번 왔지만 주로 억새 산행이었고 진달래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에 화왕산에 다녀온 것은 3년 전인 2021년 10월 9일 아내 그리고 탁구 동호인 후배 임형준과 셋이서 3등산로로 올라 암릉코스인 1등산로로 하산한 적이 있었는데 오름길이 무척 덥고 힘들었고 암릉코스는 무릎에 무리가 왔기에 이번엔 가장 쉬운 코스인 2등산로를 선택한다.
지난주 창원 천주산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꼭두새벽에 출발이다. 알람은 3시 10분에 맞춰 놓았지만 이번에도 예외없이 비몽사몽 쪽잠을 잔 후 꿈에서 깨어나니 1시 50분이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아 결국 2시 50분에 일어나 세면을 마친 후 어젯밤 아내가 미리 싸놓은 김밥과 보온병에 담긴 커피를 배낭에 쑤셔 넣고 혹여 아내가 깰까 도둑고양이 처럼 살금살금 아파트를 빠져나와 3시 25분 출발이다.
창원 내서에서 내서IC로 가지 않고 고가도로 위를 달려 국도로 이동, 자하골매표소(3년 전에 한 번 왔다고 안면이 있음)에 오니 예상했던 대로 프리패스다. 차를 최대한 마지막 주차장까지 올려 마지막 주차장에 주차한 후 5분 후인 4시 55분 산행 시작이다. 꼭두새벽인데도 불구하고 부부로 보이는 한 쌍과 함께 오르는데 1등산로와 3등산로 갈림길에서는 그 부부는 3등산로로, 나는 1등산로를 향한다. 잠시 후
곧 1-2등산로 갈림길이 나타나 직진하는 1등산로를 버리고 좌측 2등산로 향하는데 다른 부부산객이 나를 추월한다. 역시 젊은 사람들의 걸음과 희구에 속하는 늙은이의 걸음은 차이가 난다. 5시 30분. 이제는 헤드랜턴을 꺼도 잘 보여 헤드랜턴을 끄고 올라가는데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정답다. 옛날에 산에 입문하기 전 친구들과 이 코스를 두어번 온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그땐 여럿이었는데 그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환장고개 직전 조망터에서 바라본 창녕읍내와 의령 자굴산~의령 한우산~지리산~의령 국사봉 합천 황매산 산그리메이다. (줌 촬영) 여기서 지리산은 11시 방향으로 보이는 희미한 산이고 황매산은 1시 방향의 높은 산이며 자굴산과 한우산은 10시 방향의 산군이다. 또한 국사봉은 황매산 왼편으로 보이는 나즈마한 봉우리이다. 이 라인은 18년 전인 2006년 4월 2일 합천에 사는 난테부부와 함께 걸었었다. 나의 135번째 산행기 국사봉~천황산~미타산 산행기
실제 모습은 이렇다. 그 옛날 친구들과 오를땐 앞만 보고 올랐는지 이런 그림을 못 본 것 같은데 이젠 뒤도 돌아볼 줄 알게 되었다.
3배 줌으로 당긴 10시 방향의 의령 자굴산 한우산라인 (한우산은 풍차가 보임)
3배 줌으로 당긴 1시 방향의 의령 국사봉 합천 황매산 라인과 그 바로 왼편에 이어지는 의령 국사봉~천황산~미타산 라인
된비알의 환장고개 (이 고갯길을 쌔가 빠지게 올라가고 있는데 하필이면 이때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일어났더니 내가 없어서 전화한다고 한다. 아내는 본인을 깨우지 않고 간 것에 대해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당연한 일인데 그리 생각해 주니 기분이 좋다. 이 고갯길만 오르면 고진감래가 기다린다.
6시 13분. 서문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떠 올랐다. 오늘은 일출과 더불어 운해까지 노리고 왔는데, 일출도 늦었고, 오늘따라 날이 맑아 그런지 운해 마저 없다. 일출은 느린 걸음 탓이지만 운해는 하늘의 뜻이니 서운해 할 것까지는 없겠지.. 서문에서 계획했던 대로 오른쪽 배바위 방향으로 향한다.
뒤돌아본 서문과 화왕산 정상
배바위 가는 길
잠시 후 나타나는 두 갈래 길에서는 잠시 갈등하다가 오른쪽 길로 향한다.
진달래꽃 너머로 보이는 우포늪
진달래꽃의 달콤한 유혹에 빠진 꿀벌들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초소 갈림길 지나 곰바위다. 설명판에 의하면 그 옛날 화왕산에 살던 사나운 곰이 포수에게 쫒겨 이곳 화왕산 정상으로 달아난 곰이 숨을 곳을 찾았지만 정상 주변은 온통 억새밭이라 숨을 곳이 없었다고 한다. 이때 뒤따라온 포수를 발견한 곰은 그만 이 자리에 얼어붙어 이 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배바위다. 2009년 2월 9일 대보름 맞이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를 하던 중 갑자기 불어온 돌풍과 오랜 가뭄으로 바싹 마른 억새로 인해 대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방화선을 쳤는데 특히 이 배바위부근에는 고작 15m~16m에 불과해서 6명이 사망하였고 60여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전형적인 인재였다고 한다. 고로 연례행사로 진행되었던 화왕산 억새 태우기는 2009년 2월 9일로 종을쳤다고 한다. 당시 행사장에는 2만 5천명~3만명이 모여 있었으며 억새밭 18만 5천 평방미터를 태우면서 행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나는 이 당시의 상황을 이날 이 장소에 가셨고 창원에서 사셨던 고 솔나루님 말씀을 듣고 알았다. 고 솔나루님은 이때는 무사하셨지만 몇 년 후 부군과 함께 시골의 폐가를 수리하는 도중 기둥이 무너지는 바람에 두 부부께서 함께 돌아가시는 참극이 벌어졌으니.. 고 솔나루님은 나에게는 야생화에 대해 눈을 뜨게 만든 야생화 스승과 같은 존재셨다. 지금도 고 솔나루님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겁다. 이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 솔나루님의 명복을 빈다.
(3년 전 후배 임형준과 아내 셋이서 갔을 때 창고사진)
배바위에서 바라본 진달래 군락지의 모습도 장관이다. 이곳에는 꿩도 많이 사는지 연신 꿩! 꿩! 하며 장끼가 까투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보니 잔인한 4월, 요즘은 꿩의 발정기다. 꿩은 일부다처제라 장끼 한 마리가 까투리 네 댓 마리를 거느린다. 경쟁에서 밀려난 패잔병 장끼는 이렇게 목이 터지라 까투리를 애타게 부르는 것이다.
소금땀을 흘리며 올라선 배바위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찬란하게 빛나는 진달래를 바라보니 이곳이 바로 천국의 길이다.
그 천국의 길을 내가 걷고 있다. 잠시 후 도착한 헬기장에선 마악 텐트를 걷고 있는 여성 산님과 눈을 마주 치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3년 전 쏟아지는 태양을 받으며 힘들게 올라갔던 억새길, 이제는 슬슬동풍의 진달래 꽃길
바로 아래에 동문이 보이고 동문 위에 보이는 중간 성문에서 허준세트장으로 가야한다.
동문 (여기서는 안 보이지만 성문 밖에는 부부 한 쌍이 아침을 자시고 있었다.)
이곳 성문을 빠져나와 허준세트장으로 향한다. (마침 젊은이 단체를 만나 함께 걸어간다.)
화왕산 최대 진달래군락지 허준세트장 군락지의 모습에 입이 떡 벌어진다.
허준세트장에서 뒤돌아본 배바위쪽 군락지
화왕산 진달래의 특징은 진달래나무의 키가 유난히 커다는 것이다. 직접 가서 한번 서 보시라! 아마도 당신의 키보다 훨씬 클 것이니..
도저히 한 장의 사진으로는 표현불가라 동영상으로 한바퀴 돌렸다.
제1전망대로 향한다.
제1전망대에서 어느 젊은 여성 산님께 부탁하여 찍은 인증사진이다. 답례로 나도 흰 등산복이 잘 어울리는 이름모를 젊은 여성 산님의 찍사가 되어 두 어컷 찍어 주었다.
제2전망대 (조금 전 제1전망대에서 내 인증사진을 찍어 주었던 가운데 보이는 흰옷 입은 젊은 여성이 제2전망대에서도 보인다. 함께 있는 젊은 남자 산님은 여성과는 모르는 사이인데 이젠 젊은 사람들 끼리 서로 모델이 되어 포즈를 취한다. 젊음은 젊음끼리 통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제2전망대에서 줌으로 당긴 제1전망대 풍경
실제 모습
전망대에서 내려와 왔던 길을 버리고 산길로 올라가면 나타나는 경북대 천문관측소 막사, 마악 부부 산님 한 쌍이 내려와 반갑게 인사를 한 후 그들의 뒷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3년 전 한 번 왔던 곳이라 낯에 익다, 그 당시엔 이곳의 산길이 조금 투박한 산길 같았는데 오히려 이제는 산길이 뚜렷하다. 약 18분 후 7시 59분 상월마을 갈림길에 오니 밥 먹기 좋게 나무 의자 두 대가 나란히 놓여 있어 이곳에서 아내의 정성이 가득 담긴 김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상월마을 갈림길 이정표와 김밥과 뜨거운 커피로 입가심을 했던 나무의자 (전방에는 진달래 화원이 펼쳐지고 아무도 없는 곳이라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김밥을 다 먹고 일어나려는데 동문에서 보았던 부부산객이 올라와 방을 빼주었다. (방을 빼주었더니 좋아서 땅에 떨어져 있던 스틱마저 챙겨준다)
나무의자에서 바라보는 진달래 화원과 그너머로 보이는 산그리메는 창녕 영취산 라인이다. 저 라인은 무척 아름다운 능선이지만 빡센 능선이기도하다. 19년 전인 2005년 아내와 둘이서 한번 걸었던 라인이다. 지금 하라고 하면 사양하고 싶지만 그래도 또 할지도 모른다.
중화참 후 다시 이어지는 오름길에서 뒤돌아본 허준세트장 방향 조망
이 길도 호젓하고 오롯해서 너무 좋다. 역시 나는 산이 좋다.
오름길 전망바위에게 3배 줌으로 당긴 대구 비슬산 (옛날엔 현풍 비슬산이었는데 이젠 대구 비슬산이다) 다음 주 올해의 마지막 진달래 산행지로 생각하는 산이다.
실제 모습
11시 방향 조금 쬬족하게 생긴 산이 합천의 마터호른 오도산이고 1시 방향에 보이는 높은 산이 합천 가야산이다. 그러니 나머지 산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모르면 모른대로 좋다. 어느 분 말마따나 산이름을 아는 것처럼 허접한 것이 없다고 하니.. 하지만 산이름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야생화의 이름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라면 알기 쉬울 것이다.
가운데 보이는 보이는 것은 용지동천이다. 이곳 화왕산성 용지(龍池)는 신라 26대 진평왕때 창녕조씨 시조 관태사공 계룡 ( 官太師公 繼龍 )께서 잉태한 영지이며, 선사시대 때 화산의 분화구라 한다.
걱정바위 (설명판에 의하면 이 바위는 사람의 옆 얼굴 형상을 닮았는데 근심하는 모습이라 걱정바위라 불린단다.)
거북바위에서 어느 젊은 부부산님 사진을 찍어준 후 답례로 받은 사진이다.
거북바위인데 웬지 억지 춘향이 같은 느낌이다.
거북바위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화왕산 정상에 올랐다. 이른 아침이라 대기하는 산님이 없어 바로 인증샷을 찍을 수 있었다. 마침 보이는 어느 남자 산님이 찍어 주었다.
순번을 기다리다가 지쳐 뒤에 순번을 기다리던 젊은 여성 산님께 부탁하여 화왕산 정상석이 나오도록 부탁하여 찍은 인증사진이다. (화왕산 정상석도 예전엔 네모난 대리석 정상석이었는데 커다란 화강암 정상석으로 바뀌었네) 2021년 10월 9일 창고 사진
화왕산 정상에서 3배 줌으로 당긴 창녕읍과 정각 12시 방향으로 뚜렷하게 보이는 지리산이다. 지리산꾼이라면 언제나 그리운 지리다.
실제 모습
3등산로 방향으로 꺾는다. 3년 전 올라왔던 길을 이제는 내려 가는데 내려가는데도 불구하고 땀이 쏟아진다. 그만큼 급경사라는 말이다.
내려오면서 심심풀이 땅콩으로 데리고 온 아이들 (현호색, 매화말발도리, 줄딸기, 각시붓꽃)
제3등산로와 제2등산로를 연결하는 삼거리길 (이제 거의 다 내려왔다.)
산길에서 내려다본 도성암
산행을 마감하니 10시 8분. 일반 산님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떼거리로 몰려온다. 창원 천주산에 이어 감행한 꼭두새벽 산행은 좋은 점도 많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었다. 그건 바로 끊임 없이 몰려드는 수마(睡魔)의 유혹이었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