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5. 영실~어리목
의사의 권고로 4개월여 산행을 쉬다가 지난 시월십일 처랑 관악산 6봉능선 갔는데
가다 쉬고 가다 쉬기를 반복하니 나중에는 쉴때 처는 아예 앉지도 않는다.
정체시 고속도로도 아니고 가다쉬다를 반복했다.
양다리의 허벅지 종아리 할것없이 쥐가 나 주무르며 다녔다.
13일(수요일까지 다리근육이 아팠다.)
14일(목요일) 제주와서 우도는 전기차로 다녔고
오늘15일 금요일) 영실~어리목 걸어보려 한다.잘 될런지.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를 딸은 혼자하겠단다.
몇달 전까지도 관악산 데려가도 힘들다고 짜증내며 따라다녀 엄마 힘들게 했는데.
아버지가 발목은 잊었는지 같이 갈까 하니 단호하게 혼자 갈꺼란다.
그 코스 네가 전세라도 내었냐?(속으로 만)
엊저녁 남은 해물탕 국물에 및반찬으로 아침먹고
딸은 김말이 주먹밥 챙겨주고 누룽지 숭늉으로 입가심 하고 나서니8시다.
콘도앞에서
딸을 성판악에 내려주고 우리는 영실로 가기로 하고 떠났다.
가는길에 억새가 멋있어서 내려서 사진찍으며 즐기고
모처럼만에 자연스럽게 잘나왔다(처제 처 딸)는 말에 홀려서 올렸더니
왼입꼬리가 희끗하네 뭐가 붙었나.
딸이 찍어주며 사람머리뒤 배경에 뭐가 없어야 한다네.
한수 배웠네
딸 사진 찍을때 머리뒤 나무 신경 못썼구나.
사진 찍으며 왔더니 성판악까지 한시간여나 걸렸다.
똑딱이 카메라 주고 딸과 헤어져 영실로 간다.
4시간이 넘으면 힘들어 하더니 7,8시간 걸릴텐데 걱정 되네.
성판악에서 영실가는 길의 나무터널이 환상이다.빛도 적당히 들어오고.
나는 물 사먹는겻은 아까와 한다.
콘도에 먼저든 이들이 1L들이 우유병을 두고 가
물끓여 녹차 탄 물을 그병에 넣어 처가 지고가는데
영실 매점에서 김밥 네줄 사고 500ml 물 두병사고 나와 가려는데 바닥에 물이 쏟아진다
처의배낭 옆포켓에 든 우유병 마개가 없어졌네 별 희한한 일도 다있지.
제주라 삼다수가 많은데 매점에 물으니 빈병이 없다네 흰비닐도 없다하여
검은 비닐주머니 하나얻어 휴지뭉쳐 비닐봉지로 싸 우유병 마개 하고 오른다.
잃다 잃다 물이 들어있는 병마개도 다 잃어본다.
1280m의 영실에서 오르기 전
가마귀가 노래하는데 사람들은 시끄럽기만 하다는구나.
가마귀 입 벌리는 순간이 찍혔네.
카메라 새로샀더니 영 만만찮다.
사진 배우는 처는 선생님이 크게 찍으라 했다며 메가를 올렸는지 모르지만
오늘은 내가 카메라 가지고 다녀
처가 그럴여지가 없었는데 카메라 지가 지마음대로 피사체에 따라 올랐다 내리는지.
나는 모르니 종일 자동에 놓고 샤터만 눌렀는데
어떤것은 "5메가가 넘어 Paran 에서 올라가지 않는다."는 멘트가 나오니 참 별일이네.
나는 찍는 도중에 사진용량 바꿀 줄 모르는데.
단풍이 그런대로 고운 사진이 있는데 5메가 넘어 올라가지 않네.
오백나한이 보이는 곳에서 기다리는데 처가 안오네 한참후에 처제 둘이 와 물으니
더워 겉옷 벗고 지팡이 두고와 찾으러 내려갔다는구나.
기다려도 안와 내려가다 보니 올라오는데 손부터 보니 맨손이다.
누구든지 남이 흘린물건 보면 그냥두어야지 아니면 관리소에 맡기기라도 하던지.
왜 남의것을 가져 가는거야.
가마귀가 소나무에 앉아 까악거리더니, 아니 나만 들은것은 아니지 ㅎㅎㅎ.
막내처제가 여행기 써서 내게보낸 메일에
'얘 우리 언니 참 인간적이지 않니? 물건도 잃어 버리고'
인간적인 둘째언니를 기다리며 셋째언니가 한 말입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물병뚜껑으로도 충분히 인간적인데....'
그래 인간적인거 보여 주더라도 손재수가 적은 것으로 보여 주는게 좋은데(남편으로서는)
병풍바위 앞에서
지팡이 날렸어도 즐거워라
처제도 찍었네 ㅋ.
신선들이 산다는 병풍바위에는 비(雨)폭포가 있다.비올때는 폭포가 된단다.
병풍바위 주름중에 있는데 사진으로는 선명하지 않다.
"아름다운 블레오름입니다"는 싸인보드있는곳에서 찍었으니 블레오름이겠지.
큰처제가 내려가겠다 하니 언니가
좀더 올라가 바람 덜부는곳에서 빵하나씩 먹고 내려가란다.
언니는 조심하란 당부와
관리실에 들려 지팡이 맡겼는지 알아보라하고 어리목으로 차가지고 오라한다.
11시반경에 큰처제가 내려가고 조금 올라가니 마루 깔린 순한길이 나타나니
언니는 다시 동생을 오라할까 하는데 내가 내려가게 그냥두라했다.
오늘 한시간 반이나 올라왔는데 제법 많이 올라왔지 뭘.
땅에 붙은 엉겅퀴가 있는데 지대가 높고 바람이 많아 크지를 못하나보다.
바로 아래 처제는 내려가고
죽은 구상나무
살아백년 죽어백년이라니 주목보다 훨씬 짧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데 1904년 유럽으로 반출되어 유럽에도 있단다.
무슨 나무인지 열매가 다닥다닥
제주가 남쪽이다 보니 단풍이 이르지만
높은곳이라 단풍도 보이고.
조금 더오르니 너덜지ㄷ가 나타나고
아가씨 하나가 무척 빨리 지나가는데 코틀어막은 휴지가 아래입술까지 늘어져 있어
코피나냐 (혹시 기압변화로) 물으니
'콧물이 나와서요' 친구와 둘이온 아가씨다.
바람불고 추우니 콧물도 나지 나도 그런데...
귀여워 한컷 찍었더니 웃으며 초상권타령이다.
'얼마요' '삼천만원요'
'현실성 있게 요구해야지'
'삼천원이라면 모를까 그런 큰돈이 이 산중에 어디 있어요.'
사진은 있지만 코에 휴지박힌 얼굴 올리면 안되겠지...
거대한 바위 덩어리 한라산 남벽이다.
마루길 오른쪽에는 모노레일이 있다.
여기는 산상의 정원 선작지왓입니다는 싸인보드가 있어서
왓이 뭔가보니 영어로 Field 라 되어있고
읽어보니
"봄엔 돌틈사이로 철쭉과 털진달래가 붉게 꽃의바다를 이루고
여름엔 하얀뭉게구름과 함께 녹색의 물결을 이루어 산상의정원이라 하고
가을엔 적은 나무들이 단풍을 겨울엔 설경을...
한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해보세요."라 적혀있다.
처는 진달래 필때에 다시오자고 막내와 약속하네.
가을엔 온셈이고 봄 여름 겨울 세번 더와야 하나.
왼쪽약간 높은풀밭속에 한무리의 용담꽃
난쟁이 대나무인 조릿대도 잎이 누렇다.
땅 속으로 스며들어 솟아나는 물은 자연정수가 되어 깨끗한 음용수란다.
윗세오름은 장이섰네 우리는 화장실만 들려 어리목방향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마루길이 얼마나 지속되려나.
얼마 안가 굵은막돌길이다.
눈향나무
굵은막돌을 한두발자욱 지나 철도침목보다 두터운 나무박힌길의 연속이다.
이런길은 발목 아픈 나에겐 아주 나쁜 길이다.
처는 딸과 수시로 연락하더니 백록담이 멀지않다는 구나.
영실~윗세오름 3.7km,윗세오름~어리목 4.7km이다.
윗세오름에서 1.1km 되는 이정표옆이서 김밥한줄로 점심.
만세동산에는 망원경이 있고 돈 않넣어도 보인다.
만세동산에서 내려다본 바닷가 마을
남벽이 여전히 크게 보인다.
제주의 국민학교에서 현장학습 나왔다는 6학년 생도들과
앞서거니뒤서거니 내려오는데
대다수 어린이들이 인사를 잘하여 착하고 귀엽다.
선생님께서 예절교육은 잘 하셨나보다.
왼발목이 자기 주장을 하기시작하여
길옆의 구급대에 적힌번호로 전화하여 비밀번호 알아
스프레이파스 뿌리고 탄력붕대로 감으니 걸을만하다.
지자체의 배려가 고맙다.
대장장이네 집에 식칼이없다더니
약국하는사람이 필요한 약 준비 않고 다니다 폐를 끼쳤구나.민망해라.
어리목 내려가는길의 산죽은 아직 푸르고 싱싱하다.
막돌과 나무의 계단길이 힘들다.
처제가 준 지팡이를 미끄러지며 분질렀다.
자기가 짚던 지팡이를 또 주어서 도움이 되었지만 처제도 무릎이 안좋은데...
이나무도 살아내기가 힘들었나 보다.
이제 다리가 보이니 거의 다내려 왔나 보다.
다리에 들어서니 어리목으로 온 큰처제가 오네.
지팡이 맡기고 간 사람이 없더란다.
처제덕에 차량 회수하는 수고는 덜었다.
까치는 하나도 못보았으나 가마귀는 참 많다.
이제 딸마중하러 관음사로 간다.
가는길에 억새가 좋아 내려 사진찍는데 큰처제는 차에서 내리지 않는다.
문화원에서 사진배우는 처는 억새는 역광이 멋있다하여...
찍사 기술이 별로인지 멋진지 모르겠다.
관음사 800여m 위로 가 매점에서 맥주 사 마시고 딸 마중하러 들어갔다.
1km 쯤 들어가 기다리니 씩씩하게 나오네.
젊음이 좋구나 2007.11.16일 처랑 왔을땐는 9시간 더 걸렸었는데
관음사에 간 아줌마들도 오고,
딸이 인터넷으로 찾은 가시리의 가스름식당으로 가
솥뚜껑에 굽는 흑돼지를 멸치젖깔에 찍어 제주막걸리와 제주소주 곁들여 포식하고
중문단지나 관광객이 많이오는 곳이 아니고
제주 토박이들이 잘 찾는 집이라 싸고 맛있는 집이다.
더더구나 계산도 딸이 하니 더좋구나.
딸이 가져온 물없는 백록담과 한라산 상부의 죽은 구상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