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
즐긴다?
대상을 즐긴다?
이 세상을 즐긴다?
내가 즐길수 있도록,
대상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놓고 즐긴다?
아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란 간섭이 아니다.
보호,보살핌은 내 욕구일 뿐,사랑이 아니다.
사랑이라 하면,
그 생명이 마음껏 자유롭도록 배려하여,
저 스스로 자유를 누리는 생명을 바라보며,
그 자유를 따라,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마음,
그것이 바로 사랑이며, 생명사랑, 세상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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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을,
마당 아무데나 버려두고,
그 생명력을 사랑하는 것이다.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자라나,
자연이 주는 삶을 마음껏 누리며 모든 역량을 발휘하도록,
어떤 간섭이나 구속없이 자유롭게,
제 갈길을 나팔꽃에게 맡겨두고 조용히 지켜보는 것 뿐이다.
내버려두어도,
땅속 깊이 뿌리내리고,
마음껏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봄되면 언제피는지 모르게 꽃을 달고,
오늘 새로 피어나 오늘 깨끗하게 지면서,
늦가을 다하기까지 피고지기를 그치지 않다가,
땅바닥에 하나가득 씨앗 뿌려놓고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이면 또다시 힘차게 자라 더 많은 꽃을 피워내고...
아침에 눈부비고 방문 나서면,
하트모양 잎새가 초록빛으로 가득한데,
하얀빛 속살 숨기며 꽃분홍빛 꽃잎을 활짝 열고,
파아란 푸른하늘 배경으로 온갖 색의 조화를 엮어내어,
내 마음 속에 황홀한 탄성을 자아내고 마는 그 색감의 희열,
매일 잠깨며 태어나는 새 아침하늘에서,
내 마음은 나팔꽃의 생명력을 매일마다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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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같은 한 생명이거늘.
나 좋자고,다른 생명을 간섭하고 구속하겠는가?
내 마음 즐기자고 한 생명을 가두어,
좁다란 화분 속에 뿌리조차 맘껏 펴보지 못하게 해놓고,
난초의 외적 아름다움만 즐기며,생명의 몸부림을 모른체하고...
난잎이 하늘로 뻗치는 힘은,살기 위한 몸부림이며
난향이란 자손을 부르며 죽어가는 마지막 절규인 것을...?
난을 진정 사랑한다면,
난초시절 제 고향으로 되돌리는 자유라야 하고,
난을 가슴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난초로 자라며 마음껏 꽃피우는 생명력을 지켜보는 것이고,
난으로 내 마음을 맑힌다는 것은,
난의 자유분방한 생존을 보며 내 마음을 닮아가는 것이다.
죽고 싶으면 마음껏 죽어가고,
살고 싶으면 마음껏 삶을 이어가고,
이도저도 귀찮아지면 편히 쉴 수 있도록,
사람 손이 미치지 않아도 제 생명력을 다 발휘하도록,
아무런 인위도 가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이 세상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저마다 지닌 자유와 생명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배려하는 마음,그것이 이 자연을 사랑하는 참사랑인 것을....
자연을 자연으로 사랑하는.... 알마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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