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 : 우리는 소중한 친구
* 지은이 : 에릭 바튀
* 출판사 : 봄봄
* 내용 소개 / 읽은 느낌 / 추천 이유
누구에게나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 한 가지 정도는 안고 살아갑니다. 이것을 극복할 미세한 실마리라도 있다면
그것을 계기로 한 발 나아갈 텐데, 대부분 그 계기를 만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우리는 소중한 친구>는 벼룩이라는 아주 작은 존재에게서 그 실마리를 찾습니다.
이 책은 여백을 충분히 활용하여 독자들이 편안하게 그림책을 감상하게 합니다.
그림의 이야기는 주로 아저씨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과, 아저씨를 주변으로 하는 나무와 화초들로 깨알 스토리를 갖고 있어요.
또한 노랗고 둥그런 해는 모든 화면에서 가깝게 혹은 멀게, 바로 옆에 위치하며 마치 자식을 응원하는 어머니의 역할을 하고 있죠.
첫 번째 화면에서 아저씨는 잔뜩 찌푸리고 소심한 표정을 지으며 접은 우선을 팔에 걸고 있어요.
들꽃들과 나무는 '용기를 내봐'라는 듯 아저씨에게 몸을 기울입니다.
두 번째 화면의 나무는 한쪽에서 아저씨를 향해 그늘을 만들고 있고, 아저씨의 얼굴은 들고 있던 우산으로 그림자를 만들고 있어요.
지극히 평화롭고 안락한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한쪽에만 비춰지는 나무는 왠지 불안전해 보입니다.
자고 있는 아저씨를 깨운 것은 아주 조그만 벼룩이고, 아저씨는 이 벼룩을 떨쳐버리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아저씨는 이 작은 상대인 벼룩에게 처음으로 떨리지 않는 목소리로 당당하게 소리칩니다.
"물기만 해!"
아저씨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지요.
결국 용기는 거대한 사건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일로부터 용기를 얻는 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아저씨와 벼룩은 대화를 시작합니다. 더듬거리지도 떨리지도 달아오르지도 않습니다. 이제 호신용 우산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바위 한 쪽에 세워두어도 아무렇지도 않지요. 벼룩과 아저씨는 구운 소시지를 나눠먹으며 우정을 이룹니다.
물론 주변의 들꽃과 해, 나무는 아저씨와 벼룩을 편안하게 에워싸며 응원을 해주고요.
아저씨는 벼룩의 특기를 살려 공연을 준비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시작한다고 말할 때도 전혀 떨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벼룩이 주머니에서 나오지를 않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떨려서 공연을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때 아저씨는 진정으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용기를 내어 누구보다 멋진 공연을 펼칩니다.
벼룩의 공연을 위해 준비했던 줄에 올라가 날아오르고 점프를 하며 사람들의 환호를 받습니다.
물론 숨어있던 벼룩도 아주 기뻐하지요.
한쪽에 세워두었던 우산은 공연에서 멋지게 소품으로 이용하구요.
공연을 마친 아저씨와 가만히 지켜본 벼룩은 공연하던 줄에 걸터 앉아서 대화를 나눕니다.
"나는 단 한사람을 위해 점프를 할 수 있나 봐."
벼룩의 고백은 무척이나 의미있습니다.
이 때 나무는 처음 시작 될 때와는 다르게 길게 뻗어 아저씨를 크게 감싸줍니다. 해도 멀리 있지 않고 바로 곁에 있구요.
"그래. 잘했어. 이제 용기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속삭이듯이 말이죠.
아저씨가 돌아가는 마지막 화면은 양쪽에 나무가 아치를 이루며 축복을 주는 듯 합니다. 우산 역시 팔에 걸지 않고 밑으로 내려서
끌고 갑니다. 첫 번째 그림과 사뭇 달라진 모습에서 성장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이 그림책은 인물이 아저씨여서 더욱 친근합니다. 아리러니 기법의 풍자적 효과가 충분히 발휘된 셈이지요.
너무나 용기가 없던 아저씨는 아주 작은 존재로부터 용기를 갖게 되었어요.
어른들이나 아이들 모두 작은 것으로부터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지요.
이 그림책은 전체적으로 글과 그림이 상보적으로 잘 연출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