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 예수가 직접 돈을 만졌다는 기록은 없으니 돈에 관해서 예수가 했던 말들을 보자.
직접적으로 돈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재물 전체에 대한 예수의 태도 말이다.
1. “사람이 밥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
인간이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 하는 문제로부터 ‘무엇을 하고 사느냐?’를 넘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느냐?’하는 물음까지 스팩트럼이 넓다.
이 문제에 대한 예수의 답은 한마디로 “밥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였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다. 금식 기도를 해도 얼마동안은 몰라도 결국 밥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 결론적으로 밥은 곧 육체와 정신의 생명공급원이다.
그런데 왜 예수는 이런 말을 했을까? 그러나 무슨 말을 들을 때는 항상 그 말이 누구를 대상으로 한 말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수가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게 아녀.” 라고 한 것은 누구 들으라고 했던 말일까? 빵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는 부자들 들으라고 한 말일까? 만일에 부자들이 예수의 말을 들었다면 “그렇고 말고 사람이 교양도 있어야 하고, 학식도 있어야 하고 문화생활도 할 줄 알아야지 사람이 밥만 먹고 산당가?” 이렇게 맞장구를 쳤을 것이다. 그러니까 밥걱정이 전혀 없는 부자들에게 한 말일터가 없는 것이다. 당장 오늘 먹을 밥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 말인 거다.
2.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
만일에 예수가 먹을 것을 쌓아 놓고 있는 부자들에게 그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쳤다면 그것은 코미디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 말은 실제로 그날그날 입에 풀칠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 것이었다.
3.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의 것으로 족하다.”
간단히 말해서 오늘의 문제가 다급해서 내일의 일까지 걱정할 필요가, 아니 걱정해도 소용이 없는 사람들에게 한 말이다. 그들은 내일 일을 오늘 염려한다고 해서 도움이 될 일이 없기 때문에 예수의 말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4.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
이 말은 돈에 여유가 있어서 투자할 곳을 찾는 사람에게 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저축이라고는 전혀 할 수가 없는 사람들을 향하여 하신 말씀이었다. 이 땅에는 어차피 투자할 것이 없으니 돈이 아닌 하나님 나라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하라는 뜻이다. 헌금 봉투에 써놓으라고 한 말이 아니다.
5. “걱정하지 마라. 새들을 먹이고 풀들을 옷 입히는 하나님을 믿고 살아라.”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전혀 안 되는 이들에게 한 말이 아니고 그 말을 듣고 즉각적으로 그대로 따를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말인 것이다. 예수는 어차피 해결하지도 못할 빵 문제에 얽혀 인생이 더욱 비참해지는 것을 걱정한 것이다. 그들에게 자칫하면 빵 문제에 얽혀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6.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말라. 이런 것들은 모두 이방인들이 찾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이 모든것들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잘 알고 계신다.”
여기서 이방인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한 마디로 요즘 말로 말하면 속물을 말하는 것일 게다.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 모순과 갈등과 정답이 있다. 돈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돈 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 할 때 오는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어떠한가? 예수는 돈과 가치의 갈등과 긴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인간들에게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는가를 말씀하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진짜 웃을 수 없는 인류 영원의 코미디가 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돈도 없으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징한 코미디일 뿐이다.
내가 바로 그런 코미디언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