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갖고 제 아이를 아내와 함께 어린이집으로 바래다 주고 있던 중 이었습니다.
집사람은 제가 과속을 하여 집으로 날라온 위반딱지를 보여주며 은행에 잠깐 들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터라 그리 놀라지는 않고 가만히 은행쪽으로 차를 돌리는데 뒷좌석에 있던 제 아이가 '딱지'가 뭐냐며 물어오는 것 이었습니다.
"으응.. 이 딱지는 아빠가 차를 너무 빨리 몰아서 돈을 내라는 거야."
그러자 그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응? 아빠가 이 차를 너무 빨리 몰아서 돈을 내는 거야?"
라며 뭔가를 다짐받듯이 되물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이후 그 대화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난후, 저희부부는 집안에 모임이 있어서 처가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시외로 오리고기나 먹으러 가자는 의견이 나와 모두들 집밖으로 나서게 되었지요.
차를 두대로 나눠타고 이동하기로 하였는데, 제가 운전석에서 보니 처제가 어느차를 탈까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문을 열며
"처제 빨리 타지 뭐해? 내차가 맘에 안들어?"
하며 농담을 하였더니 처제는 웃으면서 내차로 다가 왔습니다.
바로 그때.. 뒷좌석에서 장난감을 정리하던 제 아들이 갑작스래 이모를 휙돌아보면서
"이모! 우리 아빠차 돼게 좋아! 엄청 빨라! 너무 빨라서 딱지도 끊었어! "
라며 소리치는 거였습니다.
처제는 제 차를 타면서
"우와 너네 아빠차 돼게 빠른가 보다! 딱지도 끊고.." 하면서 받아주니 제아들은
"응! 진짜 빨라! 돈도 냈다니깐"
하면서 어깨를 으쓱거리는 거였습니다.
저는 웃음이 나와서
"아빠 딱지 끊은거 자랑하는 거 아니야! " 그랬더니
벌써 어린이집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자랑을 했더랍니다.
우리아빠 차가 엄청 빨라서 딱지도 끊고 돈도 냈다구...
.....
다들 외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더랍니다.
그제서야 제가 제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을때 다른 아이들이 평상시와는 다르게 제차를 흘낏 흘낏 보는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계는 어른들이 바라보는 세계와는 다른가 보네요^^;;;
어쩔땐, 자신의 운동화가 너무 '늙어서' 못쓰게 되었으니 새걸로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의 표현을 보며 제인생을 위로 받습니다.
첫댓글 푸하하하하하하!!!!! 진짜 찔끔하셨겠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는 너무너무 무궁무진 합니다. 우리꼬마는 6살인데 눈만 뜨면 카터라이더에 푹빠져 " 진짜 운전잘하지" 하면서 으시됩니다. 한번은 운전대가 갖고 싶다고 때를 쓰는 바람에 라면 박스를 찢어 칼라종이를 입히고 아빠가 운전대 모양으로 그림을 그려 1인용쇼파위에 고정시켜주기도 했지요. (얼마전에 마트에 가보니 장난감 운전대가 있더라구요ㅜㅜ 그것 만든다고 무척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아이들 쫑알 거리는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답니다.^^*
절로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네요 ^^ 똘망똘망한 아이들의 눈빛이 떠오릅니다.
순진무구한 우리 님의 아가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너무 사랑스런 아이네요.
ㅎㅎㅎ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참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습니다.
아빠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아드님을 두셔서 정말 행복하시겠습니다~!! 너무 귀여워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