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공유 전에 먼저 전생치유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치유분야에서 전생이라는 전재는 많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진보적인 심리치료전문가단체에서도 전생을 인정하는 발표를 하는 정도니까요. 한 생으로 한정 지은 심리치료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진지한 고뇌의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치유적으로 접근하는 분들은 전생을 현생이슈를 치유하는 것에 중점을 두지만, 그럼에도 전생스토리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에고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전생의 빚을 갚는 거라며 힘들게 일하는 배우자(자식들 등)등 쳐먹는 것을 당연시 한다거나, 전생에 나를 괴롭혔다며 상대를 괴롭히는 것을 정당화하거나, 현실의 비루한 자신을 전생에 왕, 여왕, 높은 신분 혹은 도가 높은 수행자이었다고 우쭐대는 것으로 고상하게 포장하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책임회피, 현실도피를 위한 자기정당화일 뿐이거든요.
치유적 관점이 전제되지 않는 전생리딩은 언제나 이런 위험에 노출되기 쉽지요. 이 지점이 냉정한 현실인식과 자기책임, 변화와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생을 바라보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일듯 싶어요.
전생에 대한 저의 관찰은 진짜 전생인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심리세계의 풍경이 전생이라는 이름으로 각색되어 나온다고 보여집니다. 본인의 정서, 느낌, 혼란이나 갈등, 희망과 기대, 문제적 상황들이 전생이라는 테마로 독특한 스토리를 엮어 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전생스토리는 진짜냐 내가 만든 드라마냐와 상관없이 현재 처한 심리적 고통이나 현실적인 문제를 재해석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전생으로 나타난 어떤 인물이나 상황을 통해 자신의 상황이나 문제들을 좀 더 디테일하게 이해하게 되고, 특히 감정적 차원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치유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문제인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전생치유는 최면치유와 같은 효력이 있는데 최면이 잠재의식안의 정보와 접속하듯이 전생치유도 잠재의식, 무의식 깊은 곳의 내면세계로 접속합니다. 무의식에는 전생의 것이든, 현생의 것이든, 가족까르마든, 감당하기 어려워서 묻어 둔 감정이나 사건들이 느낌의 형태, 정서의 형태로 방치된 채 떠돌고 있는데, 그 느낌들은 힐러의 도움을 받아 세부적인 스토리로 각색되어 나옵니다. 즉 어떤 스토리든 클라이언트의 내면세계가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스토리의 내용이나 진짜냐 만들어 낸거냐 보다, 문제해결을 위한 치유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런 전제하에 아래 글을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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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불안과 초조한 마음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의 전생치유 후기입니다.
조울증 증상도 있는데 우울증의 기간이 훨씬 길게 이어지는 분입니다. 힘들었던 전생으로 접속해야 하는데 치유당시 조증으로 고조된 상태여서 조증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전작업을 신중하게 진행했고, 무리없이 치유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전생치유 후기
이 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전생을 보여 달라고 했을때, 얼굴이 붉고 어떤 옛날식 모자를 쓰고 무기를 든 장수가 나타났다. 얼굴이 붉은 것은 피가 온 얼굴을 적셔서 인것 같았는데, 장수는 무기를 들었다 놓았다 들었다 놓았다를 하염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몰랐는데 좀 더 깊이 들어가다보니, 그곳은 전장이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전멸한 상황이었다. 자신 또한 죽음을 앞둔 상황이고 저항할 힘도 없지만,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최면에 걸린듯 끊임없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내 마음속에서는 아직도 그 전장이 계속되고 있어요" 장수는 창을 내려 놓지 못하며 말했다.
장수에게 이제 그만 편히 쉬셔도 된다고.. 전쟁은 끝이 났다고 말해주었다. 그제서야 자신의 역할을 내려 놓아도 된다는 인식을 하는 듯 했고, 수 많은 시체 앞으로 몸을 숙이며 눈을 감았다. 숨을 거두는것 처럼 느껴졌는데 레이키를 보내며 편히 쉬시라고 기도해 주었다.
전생에서 현실로 돌아올 때 급작스럽게 눈을 떴더니, 앨리스님이 잠재의식의 문을 확실히 닫을 필요가 있다며 천천히 문을 닫고 현실로 돌아오게 유도해 주셨다.
전생세션후 소감은, 그 장수가 나의 전생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디선가 들었던 얘기 같기도 하고 내가 꾸며낸 얘기같기도 하고..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건 가족이 있어도 늘 돌아 갈 곳이 없다고 느끼고, 쫓기고 불안한 내 삶이 그 장수의 하염없는 몸짓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장수의 처지가 내 처지와 겹쳐지며 가슴이 아프고 슬프고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늘 불안하고 초조한 나를 도데체 나는 왜 이러냐며 화가 나곤 했는데, 장수를 위로하고 쉬게 해주면서 나의 불안한 마음도 좀 더 애틋하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