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집과 무빙의 문제를 끝냈다면 이제 남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시간입니다.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이 초등학교 찾기>
사실 이 부분은 집 구하는 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여서 (1)편에서 함께 쓰려고 했지만, 그러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지금 따로 쓰게 됐습니다.
아이와 함께 오시는 비지팅분들이 아주 많죠. 사실 비지팅으로 오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이의 영어교육 때문입니다. 그래서 출국 전 아이의 초등학교를 검색하는데 제법 많은 시간을 쏟기 일쑤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초등학교를 볼 때 많이 보시는 부분이 학교의 평점과 인종 구성, 이 2가지 같습니다. 저도 정말 많이 보며 리스트까지 짰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난 글에서도 설명했듯 캐리 지역의 초등학교는 캡이 된 곳이 많습니다. 캡이 됐으니 오버플로우 학교로 가야 하고, 보통 오버플로우 학교는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오버플로우 학교도 캡일 경우 그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배정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자신의 의도대로 학교를 구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당연히 고민이 깊어지게 됩니다.
제가 반년 밖에 안 되는 일천한 경험이지만, 그래도 먼저 온 사람으로 말씀드리면 이런 걱정 크게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평점이 더 좋은 학교가 존재하지만, 캐리 지역의 학군은 대부분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학교로 배정되든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평점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입니다.
또하나는 인종구성입니다. 가족의 특성에 따라 아시아인, 그러니까 한국인 비중이 높은 곳을 좋아하는 분도 계시겠고, 아예 한국인이 없는 곳을 좋아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아시아인 비중이 높다고 한국인도 많다' 이런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시면 알겠지만 캐리 지역은 인도인들이 많이 삽니다. 캐리에 한국분들이 많이 사시긴 하지만, 인도인의 수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인도인은 아시아인이죠. 때문에 아시아인 비중이 높은 학교들은 대부분 인도인 비중이 높은 곳입니다. 인도수학 얘기 들어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인도 아이들은 공부를 상당히 잘하는 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인도 아이들도 당연히 영어를 쓰고, 제가 보니 자기들끼리도 인도어 대신 영어를 쓰는 일이 많았습니다.
특히 학교를 보내다 보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이의 학교생활을 좌우하는 것은 담임선생님 같습니다. 최고라는 학교로 들어갔는데, 정작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별로인 일도 있겠고, 그냥 그런 학교인 줄 알았는데 담임선생님이 너무 좋을 수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의 초반 학교 정착과 이후 학교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내 아이가 좋은 담임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복불복'일 것 같습니다. :)
다만 "나는 반드시 평점 좋고 인종 비중이 어떤 수준인, 이 학교로 반드시 보내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지난 글에서도 썼지만 캐리보다는 채플힐로 가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집만큼 중요한 차 구하기>
캐리 지역은 대중교통이 없습니다. 버스가 다니기도 하지만 사실 큰 의미가 없으니 대중교통은 없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그래서 차량은 사실상 유일한 자신과 가족의 이동수단입니다. 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어떻게 보면 차는 집만큼 중요합니다.
비지팅으로 오신 분들이 새 차를 사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1년, 길어야 2년 있다가 돌아가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굳이 큰 돈을 주고 새차를 사시는 분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간혹 계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고차를 사서 타고 다니기 마련인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한국에서 미국의 중고차를 사는 방법'이 사실상 딱 한가지 뿐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분을 통해, 그 분의 차량을 인수하겠다고 약속하는 방식 외에는 다른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과문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더 좋은 방법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반년 캐리에 살면서는 다른 방법은 보지 못했습니다.
남의 차량을 인수하려면 별 거 없습니다. 집처럼 이번에도 운이 좋아야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델이나 연식, 상태 등이 맞는 차량이 일단 있어야겠고, 자신이 미국에 들어갈 때쯤 이 차량을 넘기려는 분이 있어야야 합니다. 물론 매도자와 매수자의 가격에 교집합 구간도 있어야만 하겠지요. 이게 어떻게 보면 쉬울 것도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집 구하는 것과 비슷하게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집을 넘기면서 무빙과 차를 함께 넘기는 분도 계시지만, 차는 따로 정리하는 분도 많으십니다. 차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주고받는 건, 차를 받는 분 뿐만 아니라 넘기는 분도 어느정도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향 때문인지 제 개인적인 입장에선 '한국에서 집 구하는 일'보다 '한국에서 중고차 구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얘기도 하게 되면 상당히 길어지는데, 카페를 잘 검색해 보시면 관련 내용이 다 나와 있습니다.
차량 구입을 한국에서 끝내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대부분 캐리 현지로 들어와서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DMV 예약을 미국으로 출국 2달 전쯤부터 미리 끝내놔야 한다는 겁니다. DMV 예약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수시로 NC DMV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신의 출국 날짜에 맞춰 예약을 끝내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보통 미국 입국 후 3~4일 정도 지난 뒤로 날짜를 잡아놓으면 될 것 같습니다.
DMV 예약이 중요한 것은 차량 구입의 필요조건이 운전면허이기 때문입니다. 운전면허가 없으면 중고차를 살 수 없습니다. 이 말인즉슨... 운전면허를 딸때까지 렌터카를 이용해야만 한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렌터카 비용, 만만치 않습니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해서 면허를 따는게 좋습니다.
물론, 도로주행까지 합격해서 한번에 최종면허를 따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차를 사는덴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퍼밋'이라는 걸 주는데, 그것만 있으면 차를 살 수 있습니다.
DMV 예약하는 법, NC 운전면허 따는 법 등에 대한 정보는 많은 비지팅 선배분들과 카페지기께서 많이 올려놓으셨습니다. 찾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을땐 대체 미국에서 차를 어떻게 사나 걱정하시겠지만, 이곳에는 아주 많은 차량 딜러샵들이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신뒤 가격대가 맞고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셔서 구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차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딜러들은 대부분 친절합니다. 차량 시승 역시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딜러샵으로 무작정 그냥 가시면 안 됩니다. 반드시 '결정장애'에 빠지실 겁니다. 인터넷으로 어떤 차량을 살지 검색해 후보군을 정해놓은 뒤 가셔야 합니다.
예상 Q&A)
1. 해당 학교에 한국인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나요?
=> 네, 그럴 것 같습니다. 해당 학교의 교직원이라면 그 비중을 알겠지만, 그 교직원이 한국에 있는 사람이 물어본다고 그 사실을 알려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확인 가능한 건 아시아인의 비중까지입니다. 말씀드렸듯, 아시아인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족은 인도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한국인이 많은 학교지만 자기가 들어가는 반에 한국인 친구가 없을 수 있고, 한국인이 거의 없는 학교지만, 자기 반에 친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2. 아직 한국인데 집과 무빙, 차를 모두 인수받게 됐습니다. 주의해야 할 게 있을까요?
=> 개인간의 거래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 애매합니다. 케이스가 1부터 100까지 다 달라서입니다. 공통적으로는 집, 무빙, 차는 계약 전에 모두 사진이나 영상을 보시면서 상태를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특히 차의 경우 최근 INSPECTION 받은 문서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차를 인수받고 나서 타 보신 뒤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차를 면허 획득 과정 없이 미국 도착 후 바로 인수하게 되는 유일한 방법인 만큼, 편리성과 렌터카 비용을 없앤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3. 어느 지역 DMV가 좋은가요?
=> DMV 악명 높으신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직원들이 생각한 것만큼 친절하지 않습니다. 보통 DMV 예약은 캐리지역에서 많이 하시는데, 캐리 DMV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힐스보로나 그린스보로 등 약간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가면 좀 더 친절한 응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상술한 것처럼 아이의 담임이 누가 될지 모르는 것처럼 담당직원이 누구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집에서 가까운 DMV를 예약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정도면 초반 정착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정도 풀리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 외에도 정착에 필요한 부분이 많지만, 도착하시고 나면 자연스럽게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캐리 살아보니 정말 좋은 곳입니다. 모두들 캐리에서 즐거운 비지팅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P. S )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어서 다른 경험을 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이 있다면 그 경험을 나누어 주시면 새로 오시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첫댓글 또 한번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