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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골만의 일출 [동영상]
2004년 에베레스트BC & 칼라파트러 Kalapather 단독 트레킹
트렉킹한 여정은 다음과 같다.
2004년 3월 23일: 카트만두 출발(오전 8시) → 루크라(Lukla 2,804m) 경비행기로 도착(오후 1시)
→ 몬조(Monjo)에서의 제1박 → 3월 24일: 남체(Namche 3,440m)에서 제2박
→ 3월 25일: 캉주마(Kyanjuma) 제3박 → 3월26일: 탕보체(Tyangboche 3,867m)에서 제4박 → 3월 27일: 딩보체(Dingboche 4,350)에서 제5박 → 3월 28일: 토클 라(Thokla)에서 제6박 → 3월 29일: 로부체(Lobuche 4,930m)에서 제7박 → 3월 30 일: 칼라파트르(5,552m) 정상 → 고락셉(Goraksep 5,150m)에서 제8박 → 3월 31 일: 에베레스트BC(5,364m)
동영상
하산 시작 ->고락셉
→ 로부체에서 제9박 → 4월 1일: 토클라 → 페리체(Periche) → 딩보체에서 제10박
→ 4월 2일: 팡보체 → 밀링고(Milingo) → 탕보체에서 제11박
→ 4월 3일 푼키텐가(Phunkitenga) → 캉주마 → 남체에서 제12박
→ 4월 4일 조르살레(Jorsale) → 몬조 → 루클라에서 제13박
→ 4월 5일 카트만두 도착
사랑의 꽃다발
식물학자를 꿈꾸는 인도 소년과 혼자 사는
영국인 노처녀 사이에 꽃핀 애처로운 이야기
인도의 한 조그마한 산간 피서지의 외곽에는 100여년 전에 영국 이주민들이 들어와서
세운 주택들이 있다. 이제 대부분의 집들은 퇴락하여 들고양이나 올빼미, 염소들의 안식처가 되었고 가끔 노새 몰이꾼들이 머물다 가기도했다.
돌보는 이 없이 버러져있는 이 주택들 가운데 회반죽을 산뜻하게 바른 조그만 집이 한 채 있었는데, 그 곳에는 미스 매캔지 라는 영국인 노처녀가 살고 있었다. 미스 매켄지의 나이는 여든이 훨씬 넘었지만 아무도 그 여자의 나이를 짐작하지 못했다.
미스 매캔지는 매우 쾌활했으며 일주일에 한번쯤 시내로 나와 버터와 잼, 비누를 사가곤 했다. 가끔 향수를 한병 살 때도 있었다.
미스 매캔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인 십대 시절부터 그곳에서 살았다. 부모와 형제 자매들은 땅에 묻힌지 오래였다. 인도에 사는 친척은 없었으며 어린 시절의 친구 한사람이 보내주는 선물꾸러미와 적은 액수의 연금으로 근근히 살아 가고 있었다.
방문객이라 고는 마을의 신부와 우체부, 그리고 우유배달부 뿐이었다. 다른 외로운 노인들과 마찬 가지로 미스 매캔지도 애완 동물을 한 마리 길렀는데 그것은 반짝이는 노란 눈을 가진 커다란 검정 고양이였다.
미스 매캔지네 집의 자그마한 정원에는 다알리아, 국화, 글라디올라스와 몇 종류의 진귀한 난초들이 자라고 있었다. 미스 매캔지는 들꽃이나 나무, 새, 곤충들에 관해서 매우 박식했다. 그것들에 관해 진지하게 연구한 적은 없었지만 주변에서 자라고 번식하는 모든 생물 들에게 친밀감을 갖고 있었다.
9월이 왔다. 장마는 거의 끝이 났다. 정원에는 전륜화가 만개하여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미스 매캔지는 닥아올 겨울이 너무 춥지 않기를 바랐다. 추위를 견디기가 점점 힘들어 졌기 때문이다. 어느날 정원을 느릿느릿 거닐다가 한 소년이 집 뒤언덕에서 들꽃을 꺽고 있는것을 보았다. “ 예야, 그기서 무얼하니?” 미스 매캔지가 소리내어 불렀다.
깜짝 놀란 소년은 언덕 위로 달아 나려고 했으나 솔잎을 밝고 미끄러지는 통에 미스 매캔지의 한련꽃밭 속으로 떨어졌다. 도망 갈수 없게 되었음을 안 소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미스. ”
소년은 영국인이 운영하는 그 지방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화려한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대부분의 예절바른 인도 학생들이 그러 하듯이 소년도 모든 여자들을 “미스 ”라고 불렀다.
“ 안녕 ? ” 미스 매캔지는 딱딱하게 대꾸했다. “내 꽃밭에서 나오지 않겠니 ?"
소년은 조심스럽게 걸어 나와 겁먹은 듯 한눈으로 미스 매캔지를 바라 보았다.
“ 너는 이시간에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어야 할텐데 여기서 무얼 하는 거니 ?”
“ 꽃을 따고 있었습니다. 미스, ” 소년은 들꽃과 양치식물 한다발을 들고 있었다.
“ 오, 그 순간 미스 매캔지의 노여움은 살아졌다. 정말 오래간만에 꽃에 관심이 있는 소년을 보았던 것이다.
“꽃을 좋아하니 ?” 미스 매캔지가 물었다.
“ 네, 미스. 저는 식...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
“식물학자 말이니 ?"
" 네, 미스. “
“ 넌 별난 아이구나. 이 꽃들의 이름을 아니 ? ”
“ 이건 애기미나리제비입니다. ” 소년은 조그마한 황금빛 꽃한송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 그런데 이꽃은 뭔지 모르겠어요. ”
소년은 하트모양의 잎이 달린 연분홍빛 꽃을 들어 보였다.
“ 그건 야생 베고니아란다. 그 자주빛 꽃은 샐비어지. 꽃에 관한 책을 갖고 있니 ? ”
“ 아닙니다. ”
“ 안으로 들어와. 내게 보여줄 책이 있어, ”
미스 매캔지는 가구와 책과 꽃병과 잼단지가 빽빽이 들어찬 작은 거실로 소년을 데리고 들어갔다. 소년은 의자 가장자리에 어색하게 앉았다. 갑자기 고양이가 튀어 나와 소년의 무릎위에 껑충 올라 앉더니 기분이 좋은 듯이 가르랑 거렸다.
“ 이름이 뭐지 ? ” 책들을 뒤지면서 미스 매캔지가 물었다.
“ 아닐 입니다. ”
“ 어디 사니 ? ”
“ 방학하면 델리로 갑니다. 아버지가 그기서 장사를 하시 거든요. ”
“오, 무슨 장사를 ?"
"발브를 취급하십니다. “
“ 구근 말이니 ? ”
“ 아뇨, 전구입니다. ”
“ 아, 여기 있구나 ! ” 미스 매캔지는 책꽂이에서 책한권을 내렸다.
“ 히말라야 꽃들” 1892년에 발간된 책이란다. 아마 인도에는 이 책이 이것 한권 밖에는 없을거야. 아닐, 이건 매우 중요한 책이란다. 어떤 식물학자라도 히말라야산맥에 야생하는 꽃들에 관해서 이처럼 많이 기록하지는 못했을 거야. 하지만 산으로 돌아 다니는 대신 현미경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식물학자들에게는 아직 알려지지 않는 식물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단다.
아닐, 언젠가는 네가 무언가를 할수 있겠지. ”
“ 네, 미스. ”
미스 매캔지는 난로에 불을 피우고는 찻주전자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 나서 나이많은 영국인 숙녀와 조그만 인도 소년은 나란히 앉아 책을 들려다 보았다. 미스 매캔지가 특히 산간피서지 주변에서 자라는 꽃들을 지적하면 소년은 꽃의 이름과 그것이 피는 계절을 메모했다.
“ 제가 다시 와도 될까요 ? ” 아닐이 일어 서면서 물었다.
“ 네가 좋다면야, 그렇지만 수업시간에는 안돼. 수업을 빼먹어서는 안되지. ” 미스 매캔지가 말했다.
그 이후 아닐은 일주일에 한번씩 미스 매캔지를 방문했으며 거의 언제나 들꽃 한송이를 들고 와서는 무슨 꽃인지 물어 보곤했다. 미스 매캔지는 소년의 방문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었고, 때때로 일주일이 넘도록 아닐이 찾아오지 않으면 고양이에게 짜증을 내곤했다.
겨울방학을 2주일 앞둔 10월 중순의 어느날, 먼 산위에 눈이 하얗게 내렸다. 봉우리 하나가 유달리 높아 눈에 띄였는데, 눈에 덮여 하얀 그 산봉우리는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었다. 해가 넘어 갈때면 봉우리는 오린지 빛깔에서 황금빛으로, 그리고 분홍빛으로 변했다가 나중에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저 산은 높이가 어느 정도 될까요 ?” 아닐이 물었다.
“ 4000m가 넘을거야. 나는 언제나 저 산에 올라가고 싶었단다. 그렇지만 저 산엔 길이 없어. 저 산꼭대기에는 이곳에서는 볼수없는 꽃들이 많이 있을텐데. 용담, 매발톱꽃, 아네모네 같은...”
“ 저는 꼭 저곳에 가볼거예요. ”아닐이 말했다.
“ 그래, 너는 갈수 있을거야. ”
방학이 시작되기 전날 아닐이 작별 인사를 하러왔다. 아닐이 떠나려고 할때 미스 매캔지는 소년에게 ‘히말라야의 꽃들’을 내밀었다. “ 네게 주는 선물이야 ”라고 말하면서
“ 아니, 저는 내년에 다시 올거예요. 이책은 그때 다시 볼수도 있어요. 또 이것은 매우 귀중한 책이 잖아요 ! ”
“ 그래, 바로 그래서 이 책을 네게 주는 거란다. 네가 가지지 않으면 이책은 아마도 고물장수의 손에나 들어가게 될거야. ”
“ 그렇지만...”
“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마. ”
소년은 책을 겨드랑이에 끼고는 차려 자세를 취하더니 입을 열었다. “ 안녕히 계세요, 미스 매캔지. ” 소년이 미스 매캔지의 이름을 부르기는 이번이 처음 이었다.
곧 세찬 바람이 비와 진눈깨비를 몰고와 정원의 꽃들을 죽여 버렸다. 고양이는 침대 발치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다. 미스 매캔지는 낡은 숄과 목도리로 몸을 감쌌으나 그래도 추위를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손가락이 점점 뻣뻣해져 콩볶음 통조림을 하나 따는데도 거의 한시간이나 걸렸다. 뒤이어 눈이 내렸고 며칠간 우유배달부의 발길이 끊겼다. 심신이 피곤해진 미스 매캔지는 종일 침대에서 지냈다. 침대가 가장 따뜻한 곳이었다.
등에는 탕파를 받혀 놓았고 고양이가 발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미스 매캔지는 봄과 여름을 꿈꾸었다. 석달만 지나면 앵초꽃이 필테고 그러면 아닐도 돌아 오겠지.
어느날 밤, 탕파가 터지면서 침대를 온통 적셔 놓았다. 그런데 며칠간 햇살이 내비치지 않아 담요가 마르지 않았다.
미스 매캔지는 오한이 났고 차갑고 축축한 침대속에만 머물렀다. 어느날 밤 세찬바람이 불어와 침실의 창문을 열어 젖혔다. 미스 매캔지는 일어나서 창문을 닫을 기력 조차 없었다.
비와 진눈깨비가 방안으로 휘몰아쳤다. 고양이는 여주인의 몸에 바짝 달라 붙었다.
동이 틀 무렵, 여주인의 몸은 온기를 잃었고 고양이는 침대 곁을 떠났다.
햇빛이 창문 너머로 들어올 즈음 우편배달부가 왔다. 계단에 놓여 있는 접시에 우유를 가득 따르자 고양이가 창턱에서 뛰어 내렸다.
우유배달부는 미스 매캔지에게 아침인사를 했다. 그런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우유배달부는 미스 매캔지가 언제나 해가 뜨기 전에 일어 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열린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 밀고는 다시 불러 보았다.
미스 매캔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미스 매캔지는 산으로 가버린 것이었다.
파란 용담꽃과 자주빛 매발톱꽃이 피는 그 산으로 -
* 인도여행기 '꽃중년 인도 자유배낭여행" 이어서 2부
‘다시, 인도땅 1,820km를 걸어서 ’ 2020년중 발간예정
잘 부탁 드려요 ~
감사합니다 ~!
첫댓글 썸머! 누구요. 19회인가.
경남중 19회 유 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