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힘
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현행범이다
활짝 웃는다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기적 1
여름 장마가 휩쓸고 갔어도
계곡에 버들치 한 마리 떠내려 보내지 못했구나
기적 3
강풍에 먹구름 쓸려가는데
못도 안 친 달이 하늘에 박혀 있다
이기주의
'나는 너, 너는 나
우리는 한몸이란다'
설법을 듣고 난 동승이 말했다
'알았어요. 하지만 내가 스님일 때보다
스님이 나일 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시치미
저 해맑은 거짓말 좀 보게나
치악산 능선마다
새똥, 곰똥, 달팽이 오줌
다 씻어내린 계곡물이
맑다
- 반칠환 시집 『웃음의 힘』(시와시학사, 2005)
첫댓글 쉽고 짧지만 그 울림은 크다. 박원순, 안철수에게 이런 기대를 해도 될까? 걱정이 앞선다.
오랜 만입니다~~ 시치미 뚝떼고 ...기적을 믿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