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종이)우산의 회한! 예전에 우리 어릴적엔 우산을 대나무로 만들어서 팔았다. 우산 살은 대나무를 쪼개서 만들고 우산대는 통 대나무를 잘 라서 지금 우산처럼 만들었다. 비 가림막은 지금처럼 천이 아니고 창호지에 콩기름을 덧칠해서 빗방울이 스며들지 않고 쪼르르 흐르게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얼마 안 지나서 콩기름이 바래서 종이 가림막이 잘 찢어저서 얼마 못 쓰고 버리게 되는게 탈이었다. 아마 내가 대전고 1학년 여름이었을게다. 선화동 살땐데 여름 장마철 아침 등교시간에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는데 울엄마가 찢어진 지우산을 내주며 (그것밖에 다른게 없었다) 쓰고 가래서 펴들었는데 그냥 쓰나마나 비에 다 젖어서 그냥 비 맞고 가는건데 웬 심술이 생겼는지 찢어진 우산을 길바닥에 내팽개치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비를 쫄딱 맞으며 갔으니 울 엄마는 가슴이 얼마나 찢어지게 아팠을까를 지금 생각하면 나도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고 지금도 글을 쓸 수가 없게 눈물이 줄줄 앞을 가린다. 항상 가슴에 응어리처럼 있어도 살아 생전에 울 엄마에게 죄송했다는 말 한마듸 못한게 가슴에 늘 회한으로 남아있다. 오늘 대전에 부모님 성묘를 다녀오면서 SRT에 편히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젖어보다가 울컥한 심정을 토로해봤다. 그 시절 우리 집은 그렇게 못 사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지금은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우산을 3~5천원에 사면 만년무끼로 쓸 수 있는 세상이 되었는데 그때는 정말 모두가 너무 어렵게 못사는 세상이었다. 이제는 우리가 생각해도 참 좋은 세상이 되었다.
첫댓글 [전태수] [오전 12:34] -찢어진 종이우산-제목만 봐도 맘이 뭉클해지네.- 동요 한곡 띄워요-이슬비 내리는 이른아침에 우산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빨간우산 파란우산 찢어진우산 좁다란 학교길에 우산세개가 이마를 마주대고 걸어갑니다 ~그때 찢어진 우산은 참으로 귀한 엄니마음 엿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