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6(토)■
(욥기 2장)
1 또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서고 사탄도 그들 가운데에 와서 여호와 앞에 서니
2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서 왔느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땅을 두루 돌아 여기 저기 다녀 왔나이다
3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 네가 나를 충동하여 까닭 없이 그를 치게 하였어도 그가 여전히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켰느니라
4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가죽으로 가죽을 바꾸오니 사람이 그의 모든 소유물로 자기의 생명을 바꾸올지라
5 이제 주의 손을 펴서 그의 뼈와 살을 치소서 그리하시면 틀림없이 주를 향하여 욕하지 않겠나이까
6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내가 그를 네 손에 맡기노라 다만 그의 생명은 해하지 말지니라
7 사탄이 이에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서 욥을 쳐서 그의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종기가 나게 한지라
8 욥이 재 가운데 앉아서 질그릇 조각을 가져다가 몸을 긁고 있더니
9 그의 아내가 그에게 이르되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10 그가 이르되 그대의 말이 한 어리석은 여자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하지 아니하니라
11 그 때에 욥의 친구 세 사람이 이 모든 재앙이 그에게 내렸다 함을 듣고 각각 자기 지역에서부터 이르렀으니 곧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라 그들이 욥을 위문하고 위로하려 하여 서로 약속하고 오더니
12 눈을 들어 멀리 보매 그가 욥인 줄 알기 어렵게 되었으므로 그들이 일제히 소리 질러 울며 각각 자기의 겉옷을 찢고 하늘을 향하여 티끌을 날려 자기 머리에 뿌리고
13 밤낮 칠 일 동안 그와 함께 땅에 앉았으나 욥의 고통이 심함을 보므로 그에게 한마디도 말하는 자가 없었더라
(묵상/욥 2:1-13)
◆ 참소하는 자
(4)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가죽으로 가죽을 바꾸오니 사람이 그의 모든 소유물로 자기의 생명을 바꾸올지라
사탄은 욥의 순전함을 믿지 않았다. 그가 대한 모든 인간은 하나같이 약아빠지고, 이기적이고, 위선적이었다. 그런데 욥이 예외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사탄은 욥 자신이 멀쩡한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가죽으로 가죽을 바꾼다는 것은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 어떤 것을 없애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욥은 자기 한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산이나 자식들이 죽어 나가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지독한 냉혈한이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사탄은 이렇게 헐뜯고 트집잡는 자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사탄이 어떻게 대조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탄은 사소한 것조차 넘어가지 않고 트집 잡는 존재다. 성경은 사탄을 '끊임없이 참소하는 자'(계 12:10)라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을 사탄처럼 트집 잡는 자로 오해하면 안 된다.
그러면 평생 죄책감으로 살게 된다. 늘 두려워하고 늘 죄송하다. 그리고 마음이 약해져서 어떤 일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다. 대인관계에서는 몹시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만, 끊임없이 사과하고 용서받으려고 한다. 그는 자신이 트집잡힐 일이 많기에 하나님께 기도할 자격도 없으며 하나님께 나아갈 수도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트집 잡는 분이 아니시다. 그런 사고 자체가 불신이며 하나님을 슬프시게 한다 (눅 19:21-22).
마침내 사탄은 하나님께 허락을 받고 욥을 친다.
욥의 머리 꼭대기부터 발바닥까지 종기가 나게 한다. 이 피부병이 얼마나 심했는지 욥은 자기 몸을 질그릇 조각으로 긁기 시작했다. 뒤에 보면 부패한 피부에 파리가 꼬여서 구더기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과연 욥의 신앙은 단지 자기가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만 가지고 있는 행복 유지의 수단일까, 아니면 자신의 처지 여부와 관계없이 창조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서 인정하고 그가 마땅히 경배받으셔야 할 분으로 인정하는 것일까? 욥의 신앙의 진실성 여부가 지금 도마 위에 올랐다.
꼭 내가 잘되어야만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선하시며, 내가 잘 안 되면 하나님도 없고 그의 선하심도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수하다.
◆ 욥의 아내
(9) 그의 아내가 그에게 이르되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욥의 아내.
그녀도 자식을 열 명이나 잃었고, 모든 재산이 날아간 피해자다. 망연자실한 사람은 욥만이 아니다. 그래도 능력 있는 남편이 있어서 그나마 정신줄을 놓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남편이 온 몸이 종기 투성이의 끔찍한 몰골이 되었다. 이것은 틀림없이 하나님께서 자기 남편을 버리신 것이다. 더 무슨 증거가 필요하랴.
어차피 하나님과 관계가 틀어진 마당에 하나님께 무슨 예의를 차리랴?
욥의 아내가 나섰다.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남편이 하나님을 원망하고 자살할 것을 권한다.
이 여자는 하나님에 대해 깊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남편이 서울대 교수였던 어떤 자매님, 그는 남편이 암에 걸리자 필사적으로 하나님께 매달렸다. 나는 그 남편에게 복음을 전하고 매주 성경을 가르쳤다. 어느 날 연락이 왔다. 남편이 밤 사이에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그 자매님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그 자매는 머릿속으로는 모든 이론을 받아들였지만, 그 가슴의 원통함을 없앨 수 없었다. 그 자매는 하나님에 대해 냉담해졌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세상에는 참 많다.
그러나 자기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것을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도 심히 아프셨을 것이다. 모든 고난 겪는 자들은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해야 한다. 전능하신 하나님조차도 아들의 고난을 받아들여야 할 정도로 이 세상은 왜곡되어 있다. 타락하고 왜곡된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고난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병, 전쟁, 지진...
세상은 하나님의 아들도 죽을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께서 무능해서도, 약해서도 아니다. 타락한 세상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죄와 병은 사탄으로부터 온 것이다. 여기에 사람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깊은 경륜과 선하신 의도가 우리의 이해를 초월한 영역에 있을 뿐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주님께서 오시는 날 왜곡된 이 세상은 바로 잡힐 것이며 참소자이며 세상을 비참하게 만든 주범 사탄은 무저갱에 갇힐 것이다.
◆ 욥의 신앙
(10) 그가 이르되 그대의 말이 한 어리석은 여자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하지 아니하니라
욥은 자살을 권하는 아내의 말을 거절한다.
아내의 자살 권고는 이토록 고통 중에 있는 욥에게 가장 적절한 처방처럼 보인다.
사실 욥은 땅을 파서 숨긴 보배를 찾는 것보다 죽음을 더 구했다(욥 3:21). 그런데도 욥은 자살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욥에게 있어서 자살은 배도였다. 곧 자기 신앙을 버리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다. 욥에게는 신앙을 버리는 것이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것이다. 이것이 올바른 신앙인의 태도다.
자살이 반드시 지옥 가는 죄는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살한 사람은 용서받지 못할 죄를 범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 공산 치하에서 끊임없이 고문을 당하자 결국 자신이 배도할까 두려워서 자살한 목사도 있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나 강박증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병일 뿐이다. 그것을 지나치게 정죄하지는 말자.
그러나 많은 경우에 성도의 자살은 하나님을 향한 배도다.
자살은 믿음을 버린 것이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포기한 것이다. 그래서 성도에게는 더더욱 자살이 용납될 수 없다. 그리고 자살은 너무나 많은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실족케 한다. 자살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다.
욥은 아내의 말을 거절하면서 너무나 멋진 신앙고백을 한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참 귀하고 아름다운 고백이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최고의 고백이다. 이런 신앙을 가진 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욥은 오해했다.
지금 욥에게 일어난 화는 하나님께서 내리신 것이 아니다. 마귀가 가져온 것이다. 물론 하나님도 진노하시면 얼마든지 벌을 내리실 수 있다. 그러나 욥에게 임한 것은 그런 종류가 아니다. 하나님은 잠시 울타리만 거두신 것 뿐이다. 그게 그것 아니냐고 항변할지 모르나 다르다. 우리는 욥기가 끝날 무렵 그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욥은 하나님의 진노를 산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오해는 욥과 그의 친구들에게 계속 이어지며 왜곡된 길로 이끈다.
◆ 욥의 친구들
욥기에서는 욥의 친구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세 명은 욥과 꽤 가까운 친구들로서 욥의 고난의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욥을 보고 일제히 소리 질러 울며 각각 자기의 겉옷을 찢고 하늘을 향하여 티끌을 날려 자기 머리에 뿌렸다. 이들이 얼마나 기가 막혀 하고 슬퍼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욥의 상황이 얼마나 충격적이었으면 무려 밤낮 칠 일 동안이나 욥과 함께 땅에 앉아서 망연자실해 있었을까?
그렇지만 이들은 힘을 내서 욥의 고난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래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과연 이들은 욥을 제대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본의 아니게 왜곡된 길로 이끌 것인가?
욥과 이들 간의 대화가 매우 흥미롭다.
주님,
주께서 나의 목자되시고 환난 중에 내가 피할 수 있는 영원한 반석이심을 감사합니다.
욥기를 통해서 진정한 신앙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배우게 해주십시오. 그래서 신앙없는 자가 아니라 신앙있는 자로서 평생 살게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