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7일(토)■
(창세기 25장)
27 그 아이들이 장성하매 에서는 익숙한 사냥꾼이었으므로 들사람이 되고 야곱은 조용한 사람이었으므로 장막에 거주하니
28 이삭은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므로 그를 사랑하고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하였더라
29 야곱이 죽을 쑤었더니 에서가 들에서 돌아와서 심히 피곤하여
30 야곱에게 이르되 내가 피곤하니 그 붉은 것을 내가 먹게 하라 한지라 그러므로 에서의 별명은 에돔이더라
31 야곱이 이르되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 내게 팔라
32 에서가 이르되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33 야곱이 이르되 오늘 내게 맹세하라 에서가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판지라
34 야곱이 떡과 팥죽을 에서에게 주매 에서가 먹으며 마시고 일어나 갔으니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김이었더라
(묵상/창 25:27-34)
◆ 에서와 야곱
(27) 그 아이들이 장성하매 에서는 익숙한 사냥꾼이었으므로 들사람이 되고 야곱은 조용한 사람이었으므로 장막에 거주하니
겨우 몇 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였지만, 성격도 생김새도 판이하게 달랐다. 에서는 온 몸에 털이 많았고(창 27:11), 야곱은 매끈하였으며, 에서는 성격이 쾌활하여 사냥을 즐기는 사람이었고, 야곱은 조용하여 장막에 거주했다.
이삭은 조용한 성격인데, 쾌활한 에서를 좋아하고, 리브가는 당차고 쾌활한데 조용한 야곱을 좋아했다. 이삭이 에서에게 특별히 끌린 것은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해서였다. 리브가는 부엌일을 돕는 야곱이 더 좋았다.
그리고 리브가가 야곱에게 더 끌린 것은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말씀하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창 25:23)는 예언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 에돔 족속
(30) 야곱에게 이르되 내가 피곤하니 그 붉은 것을 내가 먹게 하라 한지라 그러므로 에서의 별명은 에돔이더라
팥죽에서 비롯된 에서의 별명 '에돔'은 '붉음'이란 뜻이다.
후에 에서의 후손은 에 돔 족속으로 불리웠는데, 일찍부터 사해바다 동쪽에 자리를 잡았다. 사해바다를 기준으로 왼쪽은 가나안 족속, 오른쪽은 암몬, 모압, 에돔 순으로 나라가 세워졌다.
후에 이스라엘은 출애굽 당시 에 돔 지역을 지나갈 때, 그들을 형제로 대접하고 정중히 통과를 허락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에돔은 거절하고 오히려 적대시 했다. 그러나 그들을 형제라고 생각한 이스라엘은 충돌을 피해서 우회하여 가나안으로 갔다(민 20:14-21). 그래도 모세는 이들을 미워하지 말라고 하며 이들의 후손이 3대 후 자손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신 23:7).
에돔은 늘 이스라엘과 대립했는데, 결국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멸하실 것을 말씀하셨다(사 34:11-17). 과연 에돔은 하나님께서 예언하신 대로 나라가 흩어졌고 폐허가 되었다. 나라는 없어졌지만 그런데도 끈질기게 그 족속은 오랫동안 살아남았었다.
예수님 당시에 유대 왕 헤롯은 에돔 족속이었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을 핍박했다. 예수님 탄생 시에 베들레헴의 아기들을 죽였고(마 2:16), 그의 아들 헤롯은 세례요한을 죽이고(마 14:3-11), 예수님이 잡혀 오자 예수님을 업신여기고 희롱했으며(눅 23:11), 손자 헤롯은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를 죽였다(행 12:2). 그리고 그의 증손자 아그립바 헤롯은 사도 바울을 재판했지만, 무죄한 바울을 방면하지 않았다(행 26장).
◆ 장자권을 팔다
(32-33) 에서가 이르되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야곱이 이르되 오늘 내게 맹세하라 에서가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판지라
야곱이 에서의 배고픔을 이용해서 장자권을 빼앗았다.
에서는 장자권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냥 쉽게 주어버렸다. 그러나 이것은 큰 실수였다. 후에 에서는 이것을 크게 후회했지만 돌이킬 순 없었다(창 27:36).
야곱의 얍삽한 행위도 비난받아야겠지만, 에서야 말로 변명할 여지 없이 비난받아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 아무리 궁핍해도 절대로 팔면 안 되는 것이 있다. 그런데 에서는 그 일을 했다.
성도에게 있어서 '믿음'을 세상의 것과 바꾸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신약에 와서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경고한다.
"음행하는 자와 혹 한 그릇 음식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히 12:16)
또한 우리는 야곱을 비난하기 전에 단지 몇 분 늦게 출생했다는 이유로 동생이 되어서 장자의 권리를 모두 형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것에서 느낄 상실감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야곱을 비난할 수도 없는 것이, 겉으로 볼 때 에서는 이 사건을 통해서 잃은 것이 없고, 야곱은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곱의 이런 행위가 후에 에서의 진노를 사서 야곱은 그 아버지의 재산을 단 한 푼도 챙기지 못하고 쫓기듯이 삼촌네 집으로 피신하게 되었고 에서는 그 아버지 이삭의 거대한 재산을 홀로 물려받았다.
야곱이 에서의 장자권을 넘겨받아서 이득을 본 것이라고는 달랑 아브라함과 이삭으로 이어진 믿음의 족보의 명분을 얻은 것뿐이었다. 아마도 야곱이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면 그렇게 장자권에 집착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였고, 후에 야곱은 이삭의 모든 재산보다 더 귀중한 것이 바로 하나님임을 깨닫는다.
야곱은 후에 형을 피하여 도망갈 때 그는 빈털터리였지만,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받았다(창 28:19). 이제 야곱에게는 세상에 의지할 분이 오로지 하나님뿐이었다. 야곱은 비록 지렁이처럼 연약한 존재였지만 하나님께서 그의 기업이 되시기로 작정하신 순간, 거대한 인물로 거듭난다. 그는 야곱에서 '이스라엘'이 되었다(창 32:28).
그것이 의도적이었든 아니든 간에 에서는 아버지 이삭의 재산을 모두 가졌지만, 야곱은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야곱의 선택이 옳았다.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의 영원하신 기업임을 감사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팔면 안 되는 것이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