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5-15(토)■
(사도행전 18장)
24 알렉산드리아에서 난 아볼로라 하는 유대인이 에베소에 이르니 이 사람은 언변이 좋고 성경에 능통한 자라
25 그가 일찍이 주의 도를 배워 열심으로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며 가르치나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라
26 그가 회당에서 담대히 말하기 시작하거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듣고 데려다가 하나님의 도를 더 정확하게 풀어 이르더라
27 아볼로가 아가야로 건너가고자 함으로 형제들이 그를 격려하며 제자들에게 편지를 써 영접하라 하였더니 그가 가매 은혜로 말미암아 믿은 자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니
28 이는 성경으로써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증언하여 공중 앞에서 힘있게 유대인의 말을 이김이러라
(묵상/행 18:24-28)
◆ 알렉산드리아
"알렉산드리아에서 난 아볼로라 하는 유대인이 에베소에 이르니 이 사람은 언변이 좋고 성경에 능통한 자라 "(24)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 북부에 있는 지역이다. 그리스 문명이 강력한 영향을 끼치던 헬레니즘 시대에는 세계 최대의 상업, 무역, 그리고 학문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로마가 지배하던 시대에도 여전히 번영하여 제국의 제2의 도시가 되었을 정도였다. 이곳에는 유대인 거주지역이 있었는데, 아마도 아볼로는 거기 출신이었을 것이다. 알렉산드리아는 당시 10만 권이나 되는 장서를 가진 도서관이 있었다. BC 2세기경에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곳도 이곳이었다. 이 헬라어 성경을 일명 70인역 성경이라고 하는데, 당시에 많은 유대인들이 즐겨 보았던 성경이었다. 아마도 아볼로는 이 성경으로 공부했을 가능성이 크다.
◆ 아볼로
"그가 일찍이 주의 도를 배워 열심으로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며 가르치나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라"(25)
아볼로는 구약 성경을 잘 알아서 성경으로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증언하였는데, 그의 탁월함과 열정은 교회에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아볼로에게 아쉬운 것이 있었다. 그게 무엇일까?
그는 요한의 세례만 알았다. 한마디로 물세례는 받았지만, 성령세례는 받지 못했다. 이것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다. 오늘날에도 아볼로처럼 탁월한 성경 교사들은 가끔 발견되지만, 성령세례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들은 심지어 성령세례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하긴 아볼로 정도만 되어도 훌륭한 그리스도인이며 탁월한 사역자이니까.
그러나 메마른 심령들을 뜨겁게 헌신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인은 성령세례다. 아볼로의 탁월한 언변은 설득시키고, 굴복시키는 데까지는 효과적이지만 환난 속에서도 기뻐하며 뜨겁게 헌신하는 강력한 동력은 만들어내지 못한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가 3000명 앞에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게 만드는 그 동력이 바로 성령세례다.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는 이런 아볼로에게 마련된 한 부부를 보내주셨다. 곧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다.
◆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그가 회당에서 담대히 말하기 시작하거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듣고 데려다가 하나님의 도를 더 정확하게 풀어 이르더라"(26)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매우 독특한 부부다. 아굴라는 유대인인 반면 브리스길라는 이방인이다. 이들은 매우 헌신 된 부부였다. 자기 집을 교회 모임 장소로 사용한 자들이었다(고전 16:19). 당시에 수시로 모인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가정을 교회 장소로 사용해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바울을 위하여 목숨까지도 내어놓았으며, 바울 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저희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성경은 말한다(롬 16:3,4). 오! 얼마나 아름다운 부부인가? 헌신한 분들은 가끔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부부가 일심동체가 되어서 섬기는 것을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요즘 중국의 한 형제 부부와 온라인으로 교제하는데, 이들 부부가 핍박 속에서도 한마음이 되어서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는 삶을 보면 크게 도전이 된다. 이들 부부의 얼굴만 보아도 은혜가 된다. 부부가 한마음이 되어서 헌신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가 언급될 때는 대부분 아내의 이름이 먼저 언급되었는데, 이것은 특이한 일이다. 당시에는 아내의 이름은 생략되거나 남편 이름 뒤에 오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데 이들 부부가 언급될 때는 아내 브리스길라 이름을 빼놓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브리스길라가 아굴라 앞에 언급이 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주석가가 아내가 더 탁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구전에 의하면 브리스길라는 귀족 출신의 여자였고 아굴라는 평민 출신이었는데 예수님 안에서 만나서 결혼한 케이스라고 한다. 멋진 스토리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없다.
아무튼 이 부부는 아볼로가 매우 뛰어난 일꾼임을 알아보았고 아볼로를 집에 데려와서 하나님의 도를 자세히 풀어서 말해주었다. 아마도 바울에게서 배운 복음의 진수와 성령 세례에 대해서 알려주었을 것이다. 이들의 교제가 얼마나 풍성하고 은혜가 되었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볼로의 그 이후의 행적이다. 아볼로는 이들이 추천하는 편지를 가지고 에베소를 떠나 고린도가 있는 아가야 지방으로 건너가서 '은혜로 말미암아 믿는 자에게 많은 유익'을 주었다.
고린도 교회에 아볼로에 의해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후에 고린도 교회에는 바울파와 아볼로파가 생길 정도였다. 바울은 이런 파벌 현상을 크게 야단쳤다(고전 3:4). 바울은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다. 그러나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다.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뿐이시다"(고전 3:6,7)라고 말했다.
아볼로, 브리스길라, 아굴라... 이들의 헌신과 열정과 풍성한 교제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귀감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성도들이다. 우리의 삶도 이들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
주님, 아볼로, 그리고 브리스길라과 아굴라 부부의 아름다운 헌신과 사역들을 봅니다. 이런 열정과 충성심으로 주님을 섬기는 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제게 성령을, 성령을 더욱 충만히 부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