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10(목)■
(사도행전 27장)
27 열나흘째 되는 날 밤에 우리가 아드리아 바다에서 이리 저리 쫓겨가다가 자정쯤 되어 사공들이 어느 육지에 가까워지는 줄을 짐작하고
28 물을 재어 보니 스무 길이 되고 조금 가다가 다시 재니 열다섯 길이라
29 암초에 걸릴까 하여 고물로 닻 넷을 내리고 날이 새기를 고대하니라
30 사공들이 도망하고자 하여 이물에서 닻을 내리는 체하고 거룻배를 바다에 내려 놓거늘
31 바울이 백부장과 군인들에게 이르되 이 사람들이 배에 있지 아니하면 너희가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 하니
32 이에 군인들이 거룻줄을 끊어 떼어 버리니라
33 날이 새어 가매 바울이 여러 사람에게 음식 먹기를 권하여 이르되 너희가 기다리고 기다리며 먹지 못하고 주린 지가 오늘까지 열나흘인즉
34 음식 먹기를 권하노니 이것이 너희의 구원을 위하는 것이요 너희 중 머리카락 하나도 잃을 자가 없으리라 하고
35 떡을 가져다가 모든 사람 앞에서 하나님께 축사하고 떼어 먹기를 시작하매
36 그들도 다 안심하고 받아 먹으니
37 배에 있는 우리의 수는 전부 이백칠십육 명이더라
38 배부르게 먹고 밀을 바다에 버려 배를 가볍게 하였더니
39 날이 새매 어느 땅인지 알지 못하나 경사진 해안으로 된 항만이 눈에 띄거늘 배를 거기에 들여다 댈 수 있는가 의논한 후
40 닻을 끊어 바다에 버리는 동시에 키를 풀어 늦추고 돛을 달고 바람에 맞추어 해안을 향하여 들어가다가
41 두 물이 합하여 흐르는 곳을 만나 배를 걸매 이물은 부딪쳐 움직일 수 없이 붙고 고물은 큰 물결에 깨어져 가니
42 군인들은 죄수가 헤엄쳐서 도망할까 하여 그들을 죽이는 것이 좋다 하였으나
43 백부장이 바울을 구원하려 하여 그들의 뜻을 막고 헤엄칠 줄 아는 사람들을 명하여 물에 뛰어내려 먼저 육지에 나가게 하고
44 그 남은 사람들은 널조각 혹은 배 물건에 의지하여 나가게 하니 마침내 사람들이 다 상륙하여 구조되니라
(묵상/행 27:27-44)
◆ 조난 14일째
"열나흘째 되는 날 밤에 우리가 아드리아 바다에서 이리 저리 쫓겨가다가 "(27)
항해 첫날부터 광풍에 시달리면서 이제 14일째다. 모든 사람이 먹지 못한 채로 풍랑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바람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육지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항구가 아니라면 육지에 배를 대기가 무척 어렵다. 암초가 많기 때문이다. 거룻배(작은 구명정)가 있지만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은 제한되었다. 사공들이 자기들만 살고자 몰래 이물(뱃머리)에서 닻을 내리는 체하면서 거룻배를 내려놓았다. 사공들이 도망가면 배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서 위험에 처한다. 바울이 눈치채고 이것을 말하니, 군인들이 거룻배가 연결된 줄을 끊어서 거룻배를 버렸다.
바울은 사람들에게 먹기를 권했다.
바울이 기도하고 떼어먹는 것을 보고 비로소 사람들도 안심하고 받아 먹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바울을 믿고 배부르게 먹고 난 후에 밀을 바다에 버렸다. 배를 최대한 가볍게 해야 물 밑에 가라앉은 배의 밑부분이 작아지고 그래야 암초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충분히 식사한 후에 최후의 양식마저 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울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도행전 27장은 배 용어가 많이 나오다 보니 상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물은 배의 앞쪽이고 고물은 배의 뒤쪽이다. 닻은 배를 고정하는 것인데 대단히 무거운 것이다. 그것을 끊어버린 것은 그만큼 가볍게 하려고 한 것이며, 키는 방향을 잡는 운전대와 같은 것인데, 풍랑에서 키가 마음대로 움직이면 전복될 위험이 있어서 고정해놓았을 것이다. 40절에 키를 풀었다는 것은 키를 고정한 줄을 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배를 조정해서 해안가에 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배가 두 물결이 합쳐지는 곳에서 모래톱에 걸려서 좌초되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배 앞쪽은 모래톱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뒤쪽은 부서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배를 버리고 모두 개별적으로 수영하거나 널조각을 의지해서 육지까지 가야 한다. 죄수들이 도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부 군인들이 모두 몰살시킬 것을 제의했으나 백부장은 바울을 생각하여 그런 제의를 물리쳤다. 바울때문에 나머지 죄수들도 산 것이다.
◆ 모두 살다
"그 남은 사람들은 널조각 혹은 배 물건에 의지하여 나가게 하니 마침내 사람들이 다 상륙하여 구조되니라"(44)
이들은 모두 276명이나 되는데,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고 모두가 구원을 받았다. 이것은 대단한 것이다. 비록 14일이나 계속된 악천후 속에서 죽도록 고생했지만, 그래도 기구도 다 버린 배에서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무사히 육지에 도착했다는 것은 기적이다.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된 것이다.
이들은 순항했으면 절대로 알 수 없었던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고난과 하나님의 사람 바울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들이 도착한 섬이 어디일까?
나중에 이 섬이 멜리데라는 조그만 섬임이 밝혀진다(행 28:1). 오늘날의 몰타라고 불리는 섬이다. 여기에 도착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이 섬을 놓쳤더라면 배는 아프리카까지 떠밀려가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몰타섬은 출발지였던 그레데섬에서 직선거리로 무려 900km나 떨어진 섬인데 이탈리아에 속해있다. 광풍 때문에 전혀 배의 조정이 불가능한 상태임에도 결국 목적지인 이탈리아에 왔다는 것은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다. 그래도 트집 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왕이면 하나님께서 이탈리아 본토로 아예 도착하도록 하셨으면 더 좋았을 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몰타에도 구원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음을 아셨다. 바울이 아니면 평생 복음을 못들을 사람들이다.
찬송가 503장(새 373)에 보면 이런 가사가 있다.
"큰 물결 일어나 나 쉬지 못하나 이 풍랑 인연하여서 더 빨리 갑니다"
비록 우리 눈앞에서 모든 것이 어그러지고 꼬이는 것처럼 보이나 알고보면 그 속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고 놀라운 계획있음을 알게된다. 물론 방해와 가라지 뿌리는 일은 악한 자가 한 짓이겠지만(마 13:25), 악한 자도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라! 하나님을 믿는 것은 큰 복이며, 은혜다.
주님, 제가 주님을 믿게 해주신 은혜를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이 믿음 변치 말고 평생 주님과 동행하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