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0(수)■
(욥기 5장)
1 너는 부르짖어 보라 네게 응답할 자가 있겠느냐 거룩한 자 중에 네가 누구에게로 향하겠느냐
2 분노가 미련한 자를 죽이고 시기가 어리석은 자를 멸하느니라
3 내가 미련한 자가 뿌리 내리는 것을 보고 그의 집을 당장에 저주하였노라
4 그의 자식들은 구원에서 멀고 성문에서 억눌리나 구하는 자가 없으며
5 그가 추수한 것은 주린 자가 먹되 덫에 걸린 것도 빼앗으며 올무가 그의 재산을 향하여 입을 벌리느니라
6 재난은 티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고생은 흙에서 나는 것이 아니니라
7 사람은 고생을 위하여 났으니 불꽃이 위로 날아 가는 것 같으니라
8 나라면 하나님을 찾겠고 내 일을 하나님께 의탁하리라
9 하나님은 헤아릴 수 없이 큰 일을 행하시며 기이한 일을 셀 수 없이 행하시나니
10 비를 땅에 내리시고 물을 밭에 보내시며
11 낮은 자를 높이 드시고 애곡하는 자를 일으키사 구원에 이르게 하시느니라
12 하나님은 교활한 자의 계교를 꺾으사 그들의 손이 성공하지 못하게 하시며
13 지혜로운 자가 자기의 계략에 빠지게 하시며 간교한 자의 계략을 무너뜨리시므로
14 그들은 낮에도 어두움을 만나고 대낮에도 더듬기를 밤과 같이 하느니라
15 하나님은 가난한 자를 강한 자의 칼과 그 입에서, 또한 그들의 손에서 구출하여 주시나니
16 그러므로 가난한 자가 희망이 있고 악행이 스스로 입을 다무느니라
17 볼지어다 하나님께 징계 받는 자에게는 복이 있나니 그런즉 너는 전능자의 징계를 업신여기지 말지니라
18 하나님은 아프게 하시다가 싸매시며 상하게 하시다가 그의 손으로 고치시나니
19 여섯 가지 환난에서 너를 구원하시며 일곱 가지 환난이라도 그 재앙이 네게 미치지 않게 하시며
20 기근 때에 죽음에서, 전쟁 때에 칼의 위협에서 너를 구원하실 터인즉
21 네가 혀의 채찍을 피하여 숨을 수가 있고 멸망이 올 때에도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라
22 너는 멸망과 기근을 비웃으며 들짐승을 두려워하지 말라
23 들에 있는 돌이 너와 언약을 맺겠고 들짐승이 너와 화목하게 살 것이니라
24 네가 네 장막의 평안함을 알고 네 우리를 살펴도 잃은 것이 없을 것이며
25 네 자손이 많아지며 네 후손이 땅의 풀과 같이 될 줄을 네가 알 것이라
26 네가 장수하다가 무덤에 이르리니 마치 곡식단을 제 때에 들어올림 같으니라
27 볼지어다 우리가 연구한 바가 이와 같으니 너는 들어 보라 그러면 네가 알리라
(묵상/욥 5:1-27)
◆ 엘리바스 교훈의 위험
욥의 친구 엘리바스의 교훈은 너무나 지당하며 심지어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겨져서 강단에서 인용하고 싶을 지경이다.
그의 교훈을 살펴보자.
▷ 하나님은 헤아릴 수 없이 큰 일을 행하시며 기이한 일을 셀 수 없이 행하시나니(9)
▷ 낮은 자를 높이 드시고 애곡하는 자를 일으키사 구원에 이르게 하시느니라(11)
▷ 볼지어다 하나님께 징계받는 자에게는 복이 있나니 그런즉 너는 전능자의 징계를 업신여기지 말지니라
하나님은 아프게 하시다가 싸매시며 상하게 하시다가 그의 손으로 고치시나니(17, 18)
▷ 여섯 가지 환난에서 너를 구원하시며 일곱 가지 환난이라도 그 재앙이 네게 미치지 않게 하시며(19)
모두 아멘, 아멘이다.
"사람은 고생을 위하여 났으니 불꽃이 위로 날아 가는 것 같으니라" (7)
인생의 처절함을 아는 사람들은 엘리바스의 이런 말이 너무나 멋있게 들린다. 그의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칭찬하고 싶을 지경이다.
엘리바스는 아마도 오늘날 강단에 서면 인기 있는 설교자, 명망 있는 신학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하나님께서 왜 엘리바스에게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노하나니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니라"(욥 42:7)라고 하셨을까?
엘리바스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엘리바스는 매우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그는 그 많은 지식을 가지고 욥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있다.
욥이 죄를 지어서 이 고난을 당하고 있다고 단정했으며, 그런데 욥이 회개하기는커녕 오히려 자기 생일을 저주하며 죽음을 찬미하는 것을 보고 욥이 건방지다고 정죄했다.
엘리바스는 욥에게 말했다.
"너는 부르짖어 보라 네게 응답할 자가 있겠느냐 거룩한 자 중에 네가 누구에게로 향하겠느냐"
한마디로 너처럼 죄를 지은 자가 회개하지 않고 부르짖어보았자 하나님께서 들으실 리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욥이 엘리바스보다 훨씬 의로운 자다. 엘리바스는 헛다리를 짚었다. 친구가 환난을 겪는다는 사실 하나로 자신은 높은 곳에 있고 친구는 저 바닥에 있다고 오해했다. 정작 회개해야 할 자는 자기건만 그는 욥의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나는 오늘 아침 엘리바스의 말들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나도 엘리바스처럼 산 적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당히 옳아 보이지만, 결국은 헛다리 짚음으로써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하는 조언.
천둥 소리만 요란하고 비는 가져오지 못하는 마른 구름과 같은 메시지.
메시지에 은혜받았다는 사람들 말에 취해서 내 메시지에 아무도 변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어리석음.
마귀는 엘리바스와 같은 부류의 설교자를 너무나 좋아한다.
더구나 사람들이 많이 따르고, 설교자가 자기 잘난 맛에 빠져 있으면 금상첨화다.
사람들은 모두 그 설교에 감탄하지만, 심리적 효과일 뿐, 아무도 그 설교로 주님을 더욱 사랑하고 충성하게 되는 일이 없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주님, 저를 용서하여주십시오.
저는 너무 많이 엘리바스를 닮았습니다.
이 아침에 나는 눈물로 회개한다.
사람들은 모두 선생 되고 싶어 한다.
가르치고 싶어 하고, 존경받고 싶어 한다.
이것저것 조언하며 나름대로는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상대방을 피곤하게 하고, 사망의 길로 이끄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야고보의 조언이 맞다.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약 3:1)
선생 자리에 앉는 것은 더 큰 심판을 받는 것이다.
열매로 그 나무를 알라고 했다.
내 가르침의 열매가 결국 내 자랑에 불과하거나, 사람들이 육신적으로 사는데 조금도 벗어나게 하지 못한다면 나는 엘리바스와 다를 바가 없다.
아, 설교 강단에 서는 횟수만큼 내 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강단에서 말씀을 전할 때 함부로 내 생각을 늘어놓는 일이 없어야 한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해석하여 내어놓기 위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친구에게 조언할 때도 상황에 맞지 않게 말씀을 선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아무리 그것이 옳고 귀한 지식이라도 아무 때나 전하면 안된다. 그것은 결국 내 자랑에 불과하다.
차라리 침묵하면 칭찬은 못 받아도, 야단은 맞지 않을 텐데, 괜히 아는 체하고 잘난 체했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겸손하자.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자.
오, 주님
과거에 엘리바스처럼 행했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이제 엘리바스와 같은 실수에서 저를 건져주십시오.
조금 안답시고 함부로 선생 행세하는 오만한 길에 서지 않게 해주십시오.
분별하는 지혜를 주셔서 때에 맞는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케 하셔서 영적인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