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12(토)■
(사도행전 28장)
16 우리가 로마에 들어가니 바울에게는 자기를 지키는 한 군인과 함께 따로 있게 허락하더라
17 사흘 후에 바울이 유대인 중 높은 사람들을 청하여 그들이 모인 후에 이르되 여러분 형제들아 내가 이스라엘 백성이나 우리 조상의 관습을 배척한 일이 없는데 예루살렘에서 로마인의 손에 죄수로 내준 바 되었으니
18 로마인은 나를 심문하여 죽일 죄목이 없으므로 석방하려 하였으나
19 유대인들이 반대하기로 내가 마지 못하여 가이사에게 상소함이요 내 민족을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니라
20 이러므로 너희를 보고 함께 이야기하려고 청하였으니 이스라엘의 소망으로 말미암아 내가 이 쇠사슬에 매인 바 되었노라
21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유대에서 네게 대한 편지도 받은 일이 없고 또 형제 중 누가 와서 네게 대하여 좋지 못한 것을 전하든지 이야기한 일도 없느니라
22 이에 우리가 너의 사상이 어떠한가 듣고자 하니 이 파에 대하여는 어디서든지 반대를 받는 줄 알기 때문이라 하더라
23 그들이 날짜를 정하고 그가 유숙하는 집에 많이 오니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고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을 가지고 예수에 대하여 권하더라
24 그 말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아니하는 사람도 있어
25 서로 맞지 아니하여 흩어질 때에 바울이 한 말로 이르되 성령이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너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것이 옳도다
26 일렀으되 이 백성에게 가서 말하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도무지 깨닫지 못하며 보기는 보아도 도무지 알지 못하는도다
27 이 백성들의 마음이 우둔하여져서 그 귀로는 둔하게 듣고 그 눈은 감았으니 이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아오면 내가 고쳐 줄까 함이라 하였으니
28 그런즉 하나님의 이 구원이 이방인에게로 보내어진 줄 알라 그들은 그것을 들으리라 하더라
29 (없음)
30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31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묵상/행 28:16-31)
◆ 로마 감옥에 억류된 바울
"우리가 로마에 들어가니 바울에게는 자기를 지키는 한 군인과 함께 따로 있게 허락하더라"(16)
바울은 로마의 지하감옥 같은 곳에 갇히지 않았다. 로마 군병이 지키는 상태에서 한 집에 머물도록 허락되었다. 비록 지정된 곳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여러 사람들과 수시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자유로운 편이었다. 가이사랴 감옥에 2년 있었고 이곳 로마에서 2년 이상 있었는데 많은 주석가들이 바로 이곳 로마 감옥에서 옥중서신인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등을 기록했다고 주장한다. 아무래도 이전에 있던 가이사랴 감옥보다는 로마 감옥이 더 자유로웠기 때문에 그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바울은 원래 형제들이 주는 헌금을 거절하고 자기가 직접 벌어서 필요를 충당했던 사람이었다(고전 9:14-15). 그는 값없이 복음을 전하는 것을 그의 기쁨으로 삼았던 자다. 그런데 감옥에 있게 되자 그게 불가능하게 되었다. 자기가 머무는 집에 세도, 먹을 것도 모두 누군가 채워주어야 했다. 그런데 빌립보교회에서 이런 사정을 눈치채고 바울에게 헌금했다. 빌립보교회는 바울의 성정을 알기에 헌금하면서도 혹시 바울이 받지 않을까 염려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바울은 형편도 형편이지만, 빌립보형제들의 헌금을 감격하면서 받아들였다(빌 4:10).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물질이 아니라 바울과 주님을 향한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구원의 기쁨으로 충만한 염색공장 사장 루디아 자매(빌 16:14), 빌립보 감옥의 간수 형제(행 16:30)가 있는 교회다.
◆ 유대인에게 자신을 변호하다
"사흘 후에 바울이 유대인 중 높은 사람들을 청하여 그들이 모인 후에 이르되 여러분 형제들아 내가 이스라엘 백성이나 우리 조상의 관습을 배척한 일이 없는데 예루살렘에서 로마인의 손에 죄수로 내준 바 되었으니"(17)
로마에 도착한 지 사흘이 되자 자신이 가이사에게 심문을 요청한 이유를 설명하고자 유대인 고위층을 초청하였다. 유대인들의 고위층이 오라고 해서 쉽게 올 사람들이 아니지만, 바울의 상황은 충분히 호기심을 자아낼 만했다. 바울은 자신을 변호하면서 이것을 기회로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바울은 이방인들이 할례를 받는 것(갈 5:3)과 안식일이나 절기를 지키는 것을 반대했다(갈 4:10). 그런 것은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 관습을 반대한 듯하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처럼 바울은 분명히 자신이 "이스라엘 백성이나 우리 조상의 관습을 배척한 일이 없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사실이다. 바울은 이방인들에게는 유대인처럼 살 필요가 없다고 가르쳤지만, 유대인들에게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할례나 안식일은 이미 유대인들의 문화요, 사회의 질서였다. 구태여 깰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바울은 자신조차도 유대인으로서 안식일을 성실하게 지켰으며, 필요하면 이방인에게조차 할례를 행했다.
◆ 바울의 메시지
"그들이 날짜를 정하고 그가 유숙하는 집에 많이 오니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고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을 가지고 예수에 대하여 권하더라"(23)
유대인들에게 바울이 전한 메시지는 하나님의 나라, 그리고 예수님이다.
유대인들은 이스라엘과 하나님 나라를 동일시했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는 그보다 훨씬 더 큰 나라다. 이스라엘은 하나님 나라의 그림자요, 모델하우스에 불과했다. 비록 유대인을 하나님 나라의 본 자손(마 8:12)으로 간주하며, 초대 순위가 0순위였지만, 그들조차도 초대를 거절하면 결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없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혈통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요 1:13). 오로지 예수께서 메시아이심을 인정하고 그의 통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약에서 약속된 하나님 나라 자손들이 받게 되는 복을 하나도 누릴 수가 없었다.
◆ 유대인들에 대한 경고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도무지 깨닫지 못하며 보기는 보아도 도무지 알지 못하는도다"(26)
바울이 유대인들에게 성경을 인용해가면서 그렇게 상세하고 명료하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득이 되지 않자, 바울은 이들이 이사야의 예언대로 귀와 눈이 둔한 자임을 일깨웠다. 바울은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할 때마다 이 예언을 언급했다. 이것은 유대인들을 두 부류로 나뉘게 했다. 한쪽은 화나게 했고 한쪽은 정신 차리고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유대인들은 과연 버림받은 자들일까?
아니다.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 마지막 때에는 이방인에게 향했던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이 유대인들에게 부어질 것이다(롬 11:31). 오늘날의 유대인 귀환 운동인 알리야( עֲלִיָּה ,Aliyah)운동에 그리스도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스라엘을 위해 사역하는 자들은 그런 면에서 마지막 때의 사명을 완수하고 있는 셈이다.
◆ 사도행전은 계속된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31)
사도행전은 이 구절로 마친다.
사도 바울이 과연 가이사에게 서게 되었는지, 로마 감옥에서 석방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누가(Luke)는 왜 이 시점에서 마무리를 지었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힌 지 2년이 넘고 아직 석방되기 전인 그사이에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바울은 감옥에 있든지 밖에 있든지 하나님 나라와 왕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였다.
그리고 사도행전은 바울의 생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울을 이어받은 수많은 예수의 증인으로 계속 써 내려가야 한다.
사도행전은 모든 교회에 교회는 어떠해야 하며, 예수의 증인들은 어떤 사람들이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제시한 책이다.
이런 생생한 기록이 남겨진 것이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사도행전만 봐도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예수님은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살아계신 하나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얼굴, 이 몸, 이 팔 다리 모두 하나님의 것입니다. 더 이상 내 정욕을 위해 소모하지 않게 해주시고, 평생에 예수의 증인으로서 충성된 삶을 살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