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화)■
(골로새서 4장)
5 외인에게 대해서는 지혜로 행하여 세월을 아끼라
6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
(묵상/골 4:5-6)
◆ 외인들을 대할 때
(5) 외인에게 대해서는 지혜로 행하여 세월을 아끼라
우리가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그리스도 안에 있게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세상은 두 부류로 나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와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를 '형제'로 인식하며, 그리스도 밖에 사람을 '외인'이라고 부른다.
주님께서는 주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가 형제를 사랑해야 함을 명하신다.
그러면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오늘 본문은 '지혜'로 행할 것을 명한다.
왜 지혜라고 했을까?
근본적으로 외인들은 우리와 여러 부분이 다르다.
그들의 세계관 속에는 하나님이 없으며, 이생이 전부다. 그들의 가치관이나 행동기준이 모두 세속적이다. 음란하고 부패했으며 악한 정욕에 방임되어 있다.
그러면 우리는 철저하게 외인을 멀리해야 하는가? 그럴 수 없다. 바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도무지 사귀지 말라 하는 것이 아니니 만일 그리하려면 너희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전 5:10)
세상 사람들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그들의 언어나 행동, 그리고 가치관에 물들어 버릴 수 있고(고전 15:33), 지나치게 멀어지면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가 없다. 그들과의 관계에서 적정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 여기에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울이 "지혜로 행할 것"을 명령한 이유다.
또한 세월을 아끼라고 하신다.
일벌레들은 이 명령을 '쉬지 말고 일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것이고, 상당수의 사람은 단순히 '시간은 금이다.'라는 식의 격언과 같은 의미로 넘겨버릴 것이다. 그러나 오늘 본문의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은 그런 의미라기 보다는 외인을 대할 때에 해당하는 말씀이다.
세월에 해당하는 헬라어 '카이로스'는 영어성경에서는 주로 'time'으로 번역되었는데, 개역개정성경에서는 문맥에 따라 '(그)때'(마 12:1), '절기'(갈 4:10), '기회'(히 11:15)로 다양하게 번역되었다.
오늘 본문의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을 다른 성경에서는 어떻게 번역했는가를 살펴보자.
'때를 선용하십시오'(표준새번역)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으로 살려서 복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십시오.'(현대어 성경)
'기회를 잘 살리십시오'(공동번역)
결국, 이 말씀은 우리가 외인을 대할 때 그들과 교제하는 시간을 너무 많이 갖지 말 것을 일깨우면서 동시에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가질 것을 명령한 말씀이다. 우리가 주로 시간 보내는 것이 TV나 세상 사람들과의 교제라면 우리는 물들 수 밖에 없다. 형제들과 교제를 많이 하고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 믿음의 언어와 행위를 배우려고 하자.
◆ 성도의 커뮤니케이션
(6)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
성도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떠해야 하는가?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고 하신다.
과거의 나의 커뮤니케이션은 너무나 부끄러울 정도다.
나는 좋게 말하면 다변가, 나쁘게 말하면 수다쟁이다.
그것은 기질적이니 고치기 어렵다.
문제는 그 말의 대다수가 다음과 같다는 것이다.
비판하는 말,
내 지식을 자랑하는 말,
잘났음을 과시하는 말.
주목받고 싶어서 던진 우스갯소리.
비꼬는 말.
쓸데없는 농담.
돌이켜보면 부끄러워서 계시록에서 죄인들이 산과 바위에 말하기를 "우리 위에 떨어져 보좌에 앉으신 이의 얼굴에서와 그 어린 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가리라"(계 6:16)고 부르짖는 것이 이해될 지경이다.
어떤 것이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내는 것과 같은 말일까?
형제들과 함께 둘러앉아서 서로 토론해보고 싶은 대목이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
'그리하면'이란 말이 그것을 말해준다.
즉 우리가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말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답할 것을 알려주신다는 것이다.
언어생활은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형제들 가운데서, 그리고 사람들 가운데서 항상 이렇게 은혜로운 말, 소금으로 맛을 내는 말을 하려는 착한 의도를 갖자.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는 순간순간 마땅히 할 말을 가르쳐주실 것이다.
자신 없으면 침묵하자.
침묵이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존재감을 사라지게 할지라도 그것이 오히려 복된 길이다.
주님,
외인들을 적절하게 대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십시오. 그들에게 물들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내는 것 같은 언어생활을 가르쳐주십시오.
말 많은 저의 기질에서 건져주시고 침묵할 수 있는 겸손과 여유를 갖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언어를 배우게 해주시고, 믿음의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본받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