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17일(화)■
(창세기 29장)
1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러
2 본즉 들에 우물이 있고 그 곁에 양 세 떼가 누워 있으니 이는 목자들이 그 우물에서 양 떼에게 물을 먹임이라 큰 돌로 우물 아귀를 덮었다가
3 모든 떼가 모이면 그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그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는 우물 아귀 그 자리에 다시 그 돌을 덮더라
4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형제여 어디서 왔느냐 그들이 이르되 하란에서 왔노라
5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느냐 그들이 이르되 아노라
6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가 평안하냐 이르되 평안하니라 그의 딸 라헬이 지금 양을 몰고 오느니라
7 야곱이 이르되 해가 아직 높은즉 가축 모일 때가 아니니 양에게 물을 먹이고 가서 풀을 뜯게 하라
8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떼가 다 모이고 목자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겨야 우리가 양에게 물을 먹이느니라
9 야곱이 그들과 말하는 동안에 라헬이 그의 아버지의 양과 함께 오니 그가 그의 양들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더라
10 야곱이 그의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과 그의 외삼촌의 양을 보고 나아가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외삼촌 라반의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
11 그가 라헬에게 입맞추고 소리 내어 울며
12 그에게 자기가 그의 아버지의 생질이요 리브가의 아들 됨을 말하였더니 라헬이 달려가서 그 아버지에게 알리매
13 라반이 그의 생질 야곱의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그를 영접하여 안고 입맞추며 자기 집으로 인도하여 들이니 야곱이 자기의 모든 일을 라반에게 말하매
14 라반이 이르되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로다 하였더라 야곱이 한 달을 그와 함께 거주하더니
15 라반이 야곱에게 이르되 네가 비록 내 생질이나 어찌 그저 내 일을 하겠느냐 네 품삯을 어떻게 할지 내게 말하라
16 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헬이라
17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18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19 라반이 이르되 그를 네게 주는 것이 타인에게 주는 것보다 나으니 나와 함께 있으라
20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묵상/창 29:1-20)
◆ 동방에 도착하다
(1)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러
하란은 이스라엘에서 보면 북동쪽에 있다. 그러나 동방으로 칭해졌다.
아브라함도, 욥도 모두 동방 사람이다(욥 1:3). 당시 동방에는 가나안 땅과는 달리 신앙이 깊은 인물이 많았던 듯 하다. 야곱이 신붓감을 찾아 여기에 온 것은 잘한 일이다.
마침내 야곱이 동방 사람의 땅에 도착했다.
들에 우물이 있는데 양 세 떼가 누워 있었다. 물을 먹이지 못하고 머물러 있었던 것을 보면 이 목자들은 우물 아귀의 돌을 옮길만한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야곱은 이들에게 자기 삼촌 라반의 소식을 물었다.
이 오가는 질문 속에서 사용된 히브리어가 '샬롬'이다.
평안하냐?(하샬롬?) 평안하다!(샬롬!)
의례적인 질문이고 의례적인 대답 같지만, 야곱의 어머니 리브가가 이곳을 떠난 지가 무려 97년 정도 되었음을 감안한다면, '평안하다'는 말이 얼마나 야곱에게 감사한 말이었을지 짐작하게 한다. 만일 외삼촌 라반이 이동했다면 또 찾아 헤매야 하고, 혹 죽었다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길이 아득해지기 때문이다. 그 피곤하고 긴 여행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하는 대답이었다.
잠시 후에 라반의 딸 라헬이 양을 몰고 오자 야곱은 그를 위해 우물 아귀의 돌을 옮기고, 물을 먹였다. 그리고 라헬을 붙잡고 소리내어 울었다. 소심한 야곱이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 라반에 집에 눌러앉게 된 야곱
(18)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야곱은 한 달을 외삼촌 집에 머물면서 일을 잘했던 것 같다.
본래 사냥하던 에서와는 달리 집에서 양 치고 이것저것 일을 하던 야곱이었다. 라반 집에 머물면서 일하는 것이 제법 훌륭했던 것 같다. 라반은 그에게 품삯을 정하라고 했다. 그러자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줄 것을 요구했다.
라반에게는 결혼하지 않은 두 딸이 있었는데, 레아와 라헬이었다.
레아는 눈이 나빴다고 한다. 눈이 나쁜 사람의 특징은 멀리 보기 위해 미간을 찡그리게 된다. 용모도 떨어지는 데다 인상까지 쓰니 야곱의 마음에 들 리가 없다. 그러나 레아는 용모는 떨어지는 대신 착한 여자였다.
본래 얼굴 미인보다 성격 미인이 훨씬 더 결혼 생활을 복되게 하건만, 야곱은 용모가 아리따운 라헬에게 끌렸다. 이런 것을 보면 야곱은 본받을 점이 별로 없는 통속적인 남자에 불과한 듯하다. 그러나 이것조차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었다. 야곱이 둘째 라헬을 사랑하는 바람에 첫째 레아까지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열두 지파를 낳게 되는 기회가 된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야곱을 사랑하시고, 함께 하셨다. 야곱은 바로 여기에서 재산을 불리고 자식을 낳았으며, 힘을 키우게 되었다.
야곱이 라헬을 사랑하였기에 칠 년을 며칠과 같이 여기고 아무 보수도 없이 라반을 섬겼다.
그러나 외삼촌의 속임수 때문에 야곱은 결과적으로는 14년을 섬기게 된다.
사랑의 힘이 대단하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종종 아버지의 사랑으로만 묘사하는데, 편협된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을 절반은 아버지의 사랑으로 묘사하고, 절반은 연인의 사랑으로 묘사한다. 아버지의 사랑이 일방적인 아가페의 사랑이라면, 연인의 사랑은 쌍방간의 에로스의 사랑이다. 하나님께서는 종종 우리에게 연인으로서의 사랑을 요구하신다. 하나님은 질투하시기까지 하신다.
오늘날 아버지의 사랑만 설교하는 세대에서 진정한 섬김과 봉사를 보기란 어렵다. 만일 어떤 사람이 하나님을 연인처럼 사랑하게 된다면 그는 야곱이 칠 년을 며칠처럼 여긴 것처럼 하나님을 섬기면서 겪는 온갖 고생과 수고를 기쁨으로 감당하게 될 것이다.
신앙생활이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이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다윗. 시 27:4)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