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잠복></p><p> </p><p>                                          /김경훈</p><p> </p><p> </p><p>거봐 틀림없지</p><p>저렇게 꾸물꾸물 몰려들잖아</p><p>가만, 좀 더 기다려 젊은 놈들이 나타날지 몰라</p><p> </p><p>어둠 속 대나무 밭에서</p><p>고양이처럼 살기 띤 눈이</p><p>쏘아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p><p>전날 죽은 시신들을 거두려는 찰나,</p><p> </p><p>새벽의 미명 날 밝으려면 아직 뜸이 덜 들었는데</p><p>어스름한 유곽의 검은 그림자들이 포위하듯 조여온다</p><p>짚더미가 마련되고 멍석이며 덜 탄 창틀이</p><p>사람들에게 쌓여지고 그대로 불을 지른다</p><p> </p><p>거봐, 내말이 틀림없지</p><p>저것들이 기어코 나타났잖아</p><p>우리가 죽인 다음날이면 거짓말같이 치워지는 거 봤지</p><p> </p><p>그후론 시신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었고</p><p>사람들은 더욱 깊은 산중으로 올라가 숨었다</p><p>미친 돼지들만이 꿀꿀대며 시체들을 뜯어먹어 더욱</p><p>미친 세상과 함게 미쳐가고 미친놈들이</p><p>미친 돼지를 잡아먹고는 더더욱</p><p>사람사냥에 미쳐 날뛰었다</p><p> </p><p>거봐, 내말이 한치도틀림이 없지</p><p>더 위로 올라가면 틀림없이 젊은 놈들이 나타날거야</p><p>빗자루 쓸 듯이 포위해가면 다 잡을 수 있어</p><p>자, 고기에 술 더 먹고 힘내자고</p><p> </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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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ㅠㅠ 가슴아픈
잠복 학살
인륜과 천륜을 거스르게 만드는 나쁜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