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뿔도 모르면서
요즘 언론 만능시대이다. 누구든 언론을 이용하면 벼락출세한다. 반면에 언론에 찍히면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그래서 언론을 권력기관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삼법(三法)기관인 입법 사법 행정에 언론을 더하여 사법(四法)기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기야 국민의 정서를 헌법보다 우선하는 대한민국이고 보니 국민정서를 조장(助長)하는 것이 언론이고 보면 언론이 제일의 권력기관임이 명백해진다. 그래서 언론은 공정해야 한다. 만인 앞에 공평(公平)하고 만사에 정대(正大)해야 한다. 헌데 작금의 언론들이 공평정대한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빙자하여 국민의 사생활을 침범하고 국민의 정치관을 훼손(毁損)시키고 국민의 가치관을 마멸(磨滅)시키고 있는 것이다. 언론사마다 사설(社說)과 평론(評論)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보도 자체가 다른 데는 실색(失色)을 금할 길이 없다.
아예 언론사들 자체가 작정하고 편 가르기를 하고 공평보도가 아닌 편협(偏狹)된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예 언론이 권력을 대신해서 국가와 국민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제 언론이 사회참여마저 통제하는 안타까운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국민들의 사회 참여는 권력도 아니고 언론도 아닌 종교의 영역인데 이마저 언론의 통제 속으로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법사님! TV에 나오는 ㅇㅇ님들 다 돈 주고 나오는 사람들인 거래요.”
종교에 관계없이 평소 잘 알고 지내는 타종교의 능력되는 지도자가 나 웅봉법사에게 볼멘소리로 항의 아닌 하소연이 가미된 넋두리를 널어놓으면서 한 말이다. 종교방송에 출연하여 ㅇㅇ하시는 ㅇㅇ님들이 방송국으로부터 출연료를 받고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거금의 출연료를 내고 출연하고 설교한다는 것이다.
“법사님! 돈 없는 ㅇㅇ님들은 아무리 유능해도 방송출연 꿈도 못 꿉니다.”
돈 없는 ㅇㅇ들은 날고기는 신출 기묘한 재주와 능력이 있어도 방송출연 설교는 꿈도 못 꾼다는 것이다. 나 웅봉법사는 여기서 혼란 속에 빠져들었다. 어쩌다 마주친 타종교 방송을 보고 혼란 속에 놀란 머릿속이 이번엔 먹먹 통통 해 왔다.
옭고 그럼과 진실여부를 제쳐두고라도 현란한 말솜씨와 넘치는 카리스마에 같은 종교인으로서 현혹(眩惑)되기도 했었는데 그들이 출연료를 내고 방송ㅇㅇ를 한다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방송에서 유머어도 멋이고 제스처도 화려하고 유창하게 ㅇㅇ 잘 하든데 설마 그럴까? 하는 의아심이 생기기도 했다.
“법사님! 그 사람들 방송내용은 엉터리입니다. 그 사람들 쥐뿔도 모릅니다.”
그랬다. 나는 타종교의 교리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른다. 하여 그들이 종교방송에서 설교하는 내용들이 그들 종교교리에 맞는지 안 맞는지 나는 쥐뿔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자주 자주 고정 출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뭔가 모르게 냄새가 풍겨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그 타종교 지도자의 자멸(自滅)의 폭로가 맞아 들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단 타종교뿐만 아니라 우리 불교계의 언론들도 그렇고 그런 것이 아니가 하는 의아심이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불교계의 방송들도 공공방송 공영방송의 본질이 훼손(毁損)되어 가고 있음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곳곳에서 풍겨나고 있다. 특정방송에 특정 인사들이 지겹도록? 매일 매일 출연하는 것이다. 이상 야렷한 광고성 문구(文句)들을 쏟아가면서 출연하고 방송하고 법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 웅봉법사는 이런 분들이 출연료를 받고 방송을 하는지? 아니면 출연료를 내고 하는지? 몹시도 궁금하다. 방송의 힘은 위대하다. 방송에 한번 출연하면 유명인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물론 법문을 잘 하셔서 방송출연이 선정(選定)되신 분들이 대 다수가 될 것이다. 하기에 출연 선지식(善知識)들이 수준 높은 법문들로 중생구제를 제대로 하고 계신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준 이하의 저질의 법문으로 중생구제가 아니라 중생들을 미신의 구렁으로 몰아가는 괴언(怪言) 괴행(怪行) 괴변(怪變)의 선지식?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지 몽매한 중생들은 방송에 출연한 분들이라 모두를 선지식으로 믿고 따른다. 그것도 하루에도 수차례 TV에 등장하다 보니 쥐뿔도 모르는 중생들이 안 믿을 재주가 있겠는가?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십악(十惡)업(業)중에서 제일 무거운 업으로 살생(殺生)을 설하신다. 헌데 이 생살 보다 더 무거운 업으로 망어(妄語)를 설하셨다. 법화경에서는 수행자가 깨우치지 못하고서 깨우쳤다고 자랑하고 남을 가르치는 사람을 증상만이라 칭(稱)하고 경계(警戒)하셨다. 부처님께서는 희대의 살인마(殺人魔) 앙굴라마는 구제하셨지만 이들 증상만들과는 진리를 논(論)하는 법석(法席)마저도 거절하셨다.
“법사님! 돈이 있어야 방송에 출연하고 방송에 출연해야 유명인사가 되고 유명인사가 되어야 돈도 많이 번답니다. 돈 놓고 돈 먹는 더러운 세상입니다. 막가는 세상이지요. 종교는 무슨 놈의 종교입니까? 모두가 그렇고 그런 거시기한 사람들일색이지요.” 그는 흥분하고 있었다. 나 웅봉법사도 그의 말에 공감이 갔다. 사실 타종교 방송뿐만 아니라 불교방송도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보고 듣기가 지겨울 정도의 방송이 줄기차게 방영되고 조금이라도 불교를 아는 불자들은 보기가 민망할 정도의 내용과 말들이 법문이라는 과대(過大)포장을 둘러쓰고 아무른 여과(濾過)없이 하루에도 수차례 방영되고 있으니 말이다. 불교계에 선지식이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이제는 깊은 산 토굴에서 수행하는 깨달음을 구족하신 참 수행자님들이 나서야 한다. 이제는 대학 강단에서 진리를 논하시는 지혜를 제대로 갖추신 교수님들이 나서야 한다. 이제는 수행을 제대로 성취하신 재가의 능력 있는 법사님들이 나서야 한다. 아니 이제는 승속(僧俗)을 망라(網羅)한 대한민국의 참 불자님들이 모두 나서야 한다. 아니, 아니 이제는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총궐기하고 나사야 한다. 종교가 흐려지고 무너지면 국민의 가치관이 흐려지고 무너진다. 국민의 가치관이 흐려지고 무너지면 국민의 정서가 흐려지고 무너진다. 마치 작금(昨今)의 우리 사회 우리나라처럼 말이다. 작금의 우리사회와 국민들의 가치관과 정서(情緖)는 “쥐뿔도 모르면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쥐뿔도 모르면서 온갖 정보들을 조작(造作)하고 퍼 나르고 무무 분별하게 유통시키고 있는 것이다. 소위 SMS 문화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검정도 제대로 안 되는 엉터리 정보들을 무자비하게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쥐뿔도 모르면서 말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지도층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생산해 내는 언론의 책임이 더더욱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에 하나 혹시라도 영양가(?)없는 언론에 뇌화 부동하여 종교인의 본분을 망각하고 명예와 돈 벌이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종교인의 책임은 더더욱 큰 마하로 크다고 할 수 있은 것이다. 왜냐하면 진리를 설(說)해야 하는 종교인이 돈에 눈이 멀어 경거망동하고 중생들을 현혹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이런 사이비종교인이 존재한다면 이들은 사라져야 한다. 종교계를 떠나야 한다. 회개(悔改)하고 참회(懺悔)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물어 봐야 한다. ‘악화(惡貨)는 양화(良貨)를 구축(拘縮)하나 양화는 악화를 구축하지 못한다.’ 는 유명한 그레샴 법칙을 말이다. 뜬금없이 무슨 경제용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진정 쥐뿔도 모르면서 말이다. 진정 종교인다운 종교인이 되어야 한다. 여여(如如)한 종교인이 되어야 한다. 제발 자숙(自肅)하고 설치고 다니지 말아야 한다. 쥐뿔도 모르면서!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수준 있는 방송을 진행해주시는 대다수의 종교인에게 누를 끼쳐 사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