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5박 6일의 여정이 지나고
이 땅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몸살 안나고 잘 쉬셨는지요?
어제 하루종일 머리가 멍했으니
저 역시 여독이 조금은 덜 풀린 모양입니다.
한일시민이 함께 하는 오키나와 한일평화기행을
처음 기획하고 준비하며 총 진행한 과정을 정리하면서
찍은 사진을 돌아보니 웃음도 나오고 가슴도 먹먹해집니다.
길다면 길고 가슴 아프고 험한 여정인데
참가자 모든 분들이 협력해서 부족한 부분도 채우며
함께 했기에 더욱더 뜻깊은 평화순례가 되었습니다.
전쟁피해자로서 원폭피해의 참상을 알리며 역사를 증언하시고
우리에게 과제를 주신 심진태 지부장님과 박원조 부지부장님,
운하에 위협받는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해 순례를 하시다
감기에 걸려 더욱 힘든 여정인데도 끝까지 함께 하신 김경일 신부님,
용감하게 노래를 시작하시다 우리에게 웃음을 주시고
전쟁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늘 제 자리를 지켜주신 최헌규목사님,
국가보안법을 끌어안고 삼보일배를 마치고 무죄선고의 기쁨을 나누며
오키나와 평화순례를 더욱 깊게 빛내주신 이시우 선생님,
그리고 그 고통과 기쁨을 가장 가까이 나눈 김은옥 선생님과 아들 우성이,
낭랑한 시조와 명랑한 미소로 우리에게 기쁨을 나눠준 윤정이와
딸을 밝고 당당하게 키우며 좋은 기운을 나눠주신 김재경 선생님,
교류회마다 노래와 춤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신 한유진 선생님과
자료집 편집 등 자원활동을 하면서 맑은 마음을 나줘주신 전은옥님,
바쁜 취재활동 속에서 번역과 기록을 맡아주신 박상희 기자님과
큰 목소리만큼 힘차게 오키나와 평화순례를 펼쳐가신 레베카 선생님,
우리의 평화순례를 묵묵히 영상으로 담으며 감동을 주시는 김환태 감독님과
역사는 길 위에 있다고 강제동원의 발자취를 사진으로 기록하시는 이재갑 선생님,
열정적인 통역으로 우리에게 웃음과 배움을 주신 기무라 선생님과
번잡한 일본 사무일을 성실하게 맡아 이 순례길을 열어주신 오가타님,
스톤워크 코리아에 이어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함께 하신 요시다님과
전쟁피해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조용히 활동하시는 간다님,
그리고 나가사키의 피폭자로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주신 아오키님,
이렇게 멋진 21명의 한일 참가자가 함께 한 평화순례이었기에
마지막 정리모임에서 오키나와 평화순례는 모두 좋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오키나와 현지에서 협력해주신 마요나카님과 김현옥님,
고가님, 도미야마님, 다카하시님, 치바나님, 테라사키님, 아니에님,
오무라님, 자마미님, 그리고 우리의 배움을 더욱 깊게 해주기 위해
자료를 준비해서 강연해주신 오키나와 활동가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돌아오는 길의 후쿠오카에서 운전 협력을 해주신 이토님을 비롯한
스톤워크 코리아의 일본 실행위원회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인 배봉기할머니를 비롯한 강제동원의 발자취에 이어
오키나와전쟁의 집단자결이 아닌 학살지, 미군기지 관련 투쟁의 현장 등을 다니며
한유진님의 말씀처럼 평화로울 때 누군가 차별받고 억압받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나도 칼이 되고 총이 된다는 것을, 그리하여 평화로울 때 전쟁피해자를 추모하며
이런 평화순례길을 떠나야 함을, 전쟁이 나면 이미 늦기에 평화로울 때 준비해야 함을
가슴 깊이 배우고 각자의 현장에서 평화의 씨앗을 뿌릴 각오를 다졌습니다.
‘생명은 보배다’의 오키나와, 아름답고 슬픈 오키나와에 이어
이제 또다른 오키나와인 제주도 평화순례길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또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함께 준비하고 나누다보면
제주도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 역사와 제주도 사람들과의 만남은
어느새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도 그 길 위를 걷고 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오키나와 평화순례길을 열어주시고 함께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제주도에서 다시 건강하게 만날 것을 기약해봅니다.
2008년 2월 21일
강제숙 드림
첫댓글 뜻깊은 시간이었다고요? 수고많이 했습니다.
애쓰셨습니다. 덕분에 좋은 순례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아.. ㅠㅠ
목사님, 반갑습니다. 베트남 잘 다녀오셨지요? 중요한 사전답사 하셨으니 언제 이야기 보따리 풀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