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월 모임은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제 의도와 조금 다르게 진행이 되긴 했습니다만, 참여한 회원들 중 상당수가 지쳐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동안 조금이라도 더 치게 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더 실력을 늘려드리고 싶다는 저의 의도가 십분 발휘된 모임이었다고 자평합니다.
원래 이번 모임은 다산 스쿼시 동호회와 조인이 이뤄질 예정이었습니다. 다른 동호회 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우애를 다지고 기술을 공유하며 실력향상을 꾀하는 뭐 그런 의도 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다산 스쿼시가 문을 닫았답니다. 렌트했던 헬스장 운동기구들은 모두 수거 됐고, 스쿼시 회원들도 뿔뿔이 흩어졌다네요. 도저히 교류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급하게 대책을 마련하려 했지만.... 그 대책마련이란게 시도에 그쳤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대책이랄게 뭐 있나요? 그냥 "이번에는 우리끼리 하지 뭐",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모임 전날인지 전전날인지까지 무념무상의 자세로 일관하던 저는 무슨 의도였는지도 모르게 참석자 명단을 확인해 봤습니다. 총무님이 올려주신 명단이었습니다.
딱히 무엇을 하겠다는 뜻은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본겁니다. 그냥.
무심코 명단을 보니까. 움.. 초보분들의 비중이 높네요? 잘 됐다 싶었습니다. '이번에는 진짜로 초보분들 맞춤 모임으로 해 보자' 라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첫번째 게임이 가능한 실전조. 김경철, 조정미, 임성현, 장호영, 김민구를 한팀으로 묶었습니다.
두번째는 레슨이 필요한 레슨조로 분리 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스윙을 잡아야 할 주명옥, 이휘성, 박상욱 씨를 한조로 묶고, 오유미, 백진호, 양원석, 송예나씨를 뺑뺑이조로 넣었습니다. 나중에 백진호와 박상욱씨를 바꿔주긴 했습니다.
실전조는 5명이서 죽어라 게임만 치게 했습니다. 레슨조 중 뺑뺑이조는 곽진순 회원님과 박영규 회원님이 조교를 맡았고, 스윙 레슨조는 저와 한기홍님이 맡았습니다.
죽어라 도시더군요. 실전조는 뭐 알아서 돌았고요. 뺑뺑이조가 압권이었습니다. 곽진순 회원님의 악마조교 본능이 빛을 발했습니다. 6개 귀퉁이를 랜덤으로 돌레 하는 방식을 선보여 주셨는데. 같이 조교로 들어갔던 박영규 회원님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답니다.
모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양원석 회원님은 허벅지에 쥐가 나서 나가 떨어지셨고요. 박상욱 회원님은 늦게 동참하셨음에도 다리를 부여 잡고 절뚝거리셨습니다. 송예나 회원님은 모임이 끝나기도 전에 도망가셨더군요. 유일하게 오유미 총무님만 여유있는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저는 늘 이정도는 뛰어요"라는 오만함을 표하기도 하셨습니다.
제가 맡은 스윙조는 움... 다시 말하죠. 주명옥씨와 이휘성 백진호씨의 레벨이 너무 달라서 제가 주명옥씨를, 한기홍 님이 나머지 두분을 맡았습니다.
그동안 주명옥씨의 스윙을 보고 제가 답답하기도 했었고, 주명옥씨 스스로도 뭔가 바뀌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보다 강북구 대회 나가신다는데 지금 상태로 내보내는 건 좀.... 아니다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나가 떨어졌습니다. 힘들더라고요. 거의 2시간을 서있는게 그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그럼에도 주명옥씨는 잘 받아들이는 듯 싶었습니다. 역시 구력이 어디 가지 않아요. 1년 가까운 시간동안 구른게 헛 된 건 아니더라고요.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 보다 확실히 차이나게 체득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치지도 않아요. 다른 분들 같으면 힘들다는 티를 팍팍 내고 지겹다는 내색도 막 내고 그러시는데 주명옥 씨는 "회장님 포기하시면 안돼요~"라고 오히려 저를 다그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가 떨어졌습니다. 발바닥과 뒷꿈치가 너무 아프더라고요. 절뚝 거리면서 나왔습니다.
명옥씨는 다음에 더 봐드릴게요ㅜㅠ
나름 급박하게 짠 프로그램이기는 해도 참가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진 내용이라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또 재미있는 모임으로 같이 뵈었어면 합니다.
첫댓글 다들 나가떨어지도록 운동다운 운동을 한 모임이었네요!! 저는 나중에 진순님과 17대 19 게임하면서 나가떨어졌습니다 ㅋㅋㅋ
바쁜시간내서 운동하려 오셔서. 교육시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게임중에 허벅지가 더이상 일하기 싫다고 파업하는 바람에 조정미 회원님과의 게임은 11점에서 멈춰버렸습니다. 담엔 더 체력을 길러서 15점까지 버텨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