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SJ 스쿼시 대회가 끝났습니다.
처음엔 리그전이었다가 참가 인원 늘리면서 토너먼트로 바뀌었지요. 한번 지면 집에가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 내고 우리 동호회에서는 두 분이 참석하셨습니다.
전날까지 응원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아침에 눈떠지니.. "아.. 가볼까?" 하고 다녀왔습니다.
대진표를 보니 오유미씨가 9시 40분쯤, 김점희씨가 10시 30분쯤 첫 경기를 할 것 같더군요. 지하철 타고 고고씽~
9시 30분쯤 도착했는데...그냥 가기 뻘쭘해서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2개 샀습니다. 1+1으로 그러니까 4개..
하나씩은 드리고, 남은 두개는 내가 먹고..핫핫핫
그런데 이게 왠일이랍니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주명옥씨가 거기 떠억~~하니 있네요?
반갑기도 했으나.. 속으론.. 아.. 내 음료수.. 2개에서 1개로 줄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주명옥씨는 응원하러오시는걸 자주 뵙네요. 애들 깨기전에 후딱 왔다가 후딱 가려고 오셨답니다. 저번 동대문대회에서도 그러시더니 이번에도... 정말 대단하세요. 영상도 주명옥씨가 찍어 준거에요.
그런데...
오유미씨는 이미 졌다네요. 시작했을거라고 생각도 안하고 시간맞춰 잘 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쳤는지 보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명확한 사실은 이미 패해서 집에 가야 한다는거...
남편분도 운전기사 역할로 같이 오셨는데 좀 안타깝더라고요. 다음에는 꼭 1승 하셔서 연승으로 이어나가시길..
남은 분이 김점희 씨였는데... 김점희씨 상대는 지난 동대문대회에서도 첫 게임에 맞붙었던 그분이었습니다. 당시 김점희씨는 저 분에게 패해 1게임만에 집으로 돌아가야했어요.
그리고 인고의 시간을 거쳐 실력을 가다듬었는데, 이렇게 빨리 리벤지 매치가 이뤄질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동대문대회 당시의 실력이라면, 김점희 씨가 이긴다고요.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그게 쉽지 않겠더라고요. 김점희씨를 이긴 그분 엄청 늘었다는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발이 빨라졌고 스쿼시장에서 4~5시간씩 치신다고 하네요.
서로 마찬가지로 늘었다면... 쉽지 않은 상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회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상대방 분 응원단이 대단해요~ "빨리 이기고 나와~~ "라는 응원... 처음 들어봤어요.
그만큼 믿음이 있었다는 거겠지요.
경기전 몸 풀때만해도 샷이 잘 나오길래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어요. 그런데 저런 응원을 들으니 기세에 눌리는 것 같았습니다.
전 바로 응대에 나섰습니다. "아~ 그렇게 빨리 이기고 나오시면 우리 회원님 억울할텐데...요~~"
소심한 반항이었지만 제 덩치가 있어 그렇게 소심하게 들리지는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상대 응원단이 한풀 꺾였어요.
경기 내용은 꽤 괜찮았습니다. 상대방 분이 쫄았거든요. 아니 굳었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첫 랠리에서 김점희씨가 서브리시브를 안정적으로 받았고요 이어진 공에서 킬샷. 이야.. 제가 모르는 사람인듯 했습니다.
백핸드 뒷벽쪽이 불안하긴 했어도 어거지로 어떻게든 받아내는 빈도가 높으니 흔들린듯 싶었습니다. 상대가 서브 미스를 3개인가 했어요.
반면에 김점희씨 서브는 안정적이었어요. 서비 미스 하나도 없었고 뒷쪽 옆벽에 잘 꽂혔습니다. 김대승 회원님 본받으셔야 합니다.
수비에서도 뒷벽쪽으로 길게길게 잘 쳐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뭔가 안심이 돼요.
어려운 공은 못치니 버리고 쉬운공은 잘 처리하고.. 이러면 이기는 거죠. 잘했습니다.
동대문대회 때 아쉬움을 애써 감추는 모습이 좀 안쓰러웠는데... 이번에 이기고 나오니.. 이야..세상이 40살 넘은 분이 방방 뛰더이다. 그렇게 해맑은 모습은 처음 봤네요.
거기 있던 오유미씨 주명옥씨 저 모두 같이 방방 뛰었습니다. 진짜 기뻤어요.
1라운드 끝나고 시간이 좀 남아서 커피 한잔 하러갔지요. 아 주명옥씨가 사줬습니다. 아까 음료수 미련을 가졌던거 속으로만 사과드렸습니다.
간이 까페에서 네명이 모여 오유미씨의 패배 영상을 봤습니다. 분석이나 해보려고요.
그런데.. 아.. 괜히 봤습니다.
오유미씨 혼나야 돼요. 진짜 혼나야 돼요. 질 분이 아니었어요. 지면 안됐어요. 질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잘하는 분이랑 쳐서 지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이번에는 좀 억울해요~" 라는 말을 그냥 들어 넘겼는데 아니더라고요.
이불킥 최소 5번감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주명옥씨한테 영상있을테니 나중에 부탁해 보세요 ㅎㅎㅎ
남 이야기가 아니라 저도 그런적 꽤 되는데.. 아니 대부분 그러는데... 아.. 오유미씨 이번 플레이는 참....김대승님 같았어요 ㅎㅎㅎ
괜찮습니다. 자다가도 생각나서 이불킥 한 20번 하면 안그렇게 하시겠지요.
시간 지나서 김점희씨의 2라운드를 구경갔는데... 이건 뭐.. 어쩔 수 없어요. 르네상스 유명화씨를 만나버렸습니다. 아직까진 큰 벽이죠. 드라이브에서 부터 발리 크로스 보스트 모든게 밀려 깔끔하게 패했습니다. 이 분이 이번 대회에서 1등(우승)을 하셨다네요.
우승자한테 패했으니 대진 운만 좋았으면 결승에도 갈수 있었을 거다라는 위안을 삼을 수 있어요
그리고 끝~~
오유미씨와 김점희 씨 모두 다음 대회를 벼르고 있을 듯 합니다.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져 가는 우리 동호회입니다.
모두모두 정진해 보자고YO~~~
첫댓글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휘성씨 다음에 같이 나가야죵~~ ㅎㅎ
울 회장님, 음료수 하나에 마음이 그렇게 왔다갔다 하시다니 아직 아이같은 마음을 가지고 계시군요
서현이랑 잘 맞겠어요ㅎㅎ
서브, 리시브 연습 많이 시켜주셔서 고건 잘하고 왔습니다 ㅎㅎㅎ
언제나 동심 유지~~핫핫
@오유미 유미씨 잘했어요
대회참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 응원할게요
화이팅!
회장님! 느닷없이 와주셔서 든든했습니당!
느닷없긴 했지요 ㅋ~ 직접 못봐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