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 임을 알지 못하면 '대자대비'는 말'할 수' 없다.
트숨에서 여러 삶을 '경험'하고(살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 여러 죽음을 경험했다.
제단의 제물이었고, 다리를 쓸 수 없는 소녀였고, 팔없이 태어난 소녀였고, 두려움에 달려가는 노인이었고, 누구도 죽이지 않았던 인디언 전사였고, 새끼를 잃은 암호랑이였고, 수녀, 이집트 신녀, 인도의 무희, 우주를 창조한 어머니 신, 나무였고, 물이었고, 바위였고, 꿀벌이었고, 뱀, 독수리, 늑대.. 무지개처럼 빛나던 산도를 통과한 갓난아기였고, 그리고 무엇이고 무엇이고 무엇이었다.
살고 죽고 살고 다시 죽는 동안 '나'는 치유되었다. 하나 하나의 체험들이 내 삶의 딱지를 녹이고, 헤어진 곳을 기워주었다. '괜찮다'고 위로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살았다.
나를 살린 트숨체험들을 지금 다시 바라보고 있다.
트숨에서 경험했던 그것들이 무엇일까..
하나 부터 여섯까지 각기 다른 수의 점들이지만 결국 하나의 주사위에 놓여 있듯,
각각의 다른 삶, 다른 죽음이었고 그 모두가 헤어진 나를 기워주는 바늘땀이었지만
결국은 '하나의 주사위'였던 것을 알 것 같다.
因緣生起, 諸法無我
그 무엇도 그냥 그러하게 일어난 것일뿐.
네가 나임을 알지 못하면, 자비를 입에 담을 수가 없겠다.
3년이 넘는 동안 체험했던 트숨의 의미를 '안다'고 아직은 말할 수가 없다.
無知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