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전인 2019년 박사과정에 입학하던 해였다.
가정 안에서도, 상담자로서도 어려운 시간들 잘 통과해내며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어느날,
갑자기 공허와 우울, 불면의 밤이 시작되었다.
이유를 찾기 위해
그간 해 왔던 다양한 심리상담접근으로
자기분석도, 공부도,
집단상담과 개인분석상담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몇 년이 지나도 점점 더 심해질 뿐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더 이상 나를 구원할 세상의 것은 없다는
절망과 불면의 고통 속에서
이제는 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듯 하나님과
한판 붙자는 심정으로!
하나님, 당신이 나를 만들었으니
책임지라고 마음 속에서 울부짖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무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트숨이나 한번 가보자는 마음이 생겼고,
2023년 1월, 일반 트숨장에 실제로 울면서
운전하며 참석했다.
2023년 1월 6일. 금요일이었다.
새로운 치유와 성장이 시작되었던 날!!
3일을 지나며 그토록 알고 싶었던!
수년간 시달렸던 공허감과 고통의 원인,
이유를 작업 중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1월 일반 트숨 직전까지
수면제, 멜라토닌, 운동. . 무얼 먹어도,
무얼 해도 새벽 3,4시 이전에는
잘 수 없던 불면의 밤이었는데
잠이 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집중 B반에 등록했고
수 많은 애도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슬픔과 서러움,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움과 서글픔 그리고 분노와 수치심 등의 감정들이 온몸의 감각과 함께 재구성되어 갔다.
집중 트숨 1년 과정을 축약한다면
‘슬픔과 절망. 죽음으로 시작해
진짜 나로 다시 태어나는 축제였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내 안의 치유적 지성이 나를 살리고 있었고
감각적으로 필요한 작업들을
몰라와 아리, 백산, 트숨 B반 친구들의 섬세하고 따스한 깊은 사랑 안에서 해내며
‘진짜 나‘로 살아갈 힘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따스한 눈빛으로
많이 안아주었던 고마운 B반 친구들이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른다.
그립고 보고 싶다.
아기 때 (기억엔 없지만) 이외에
이렇게 따스한 허깅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 .
따스한 심장의 접촉이 얼어붙었던 내 심장을
녹여주었다.
트숨의 브리더, 시터의 작업들과 쉐어링.
짝꿍과 함께한 식사들,
진지하면서도 장난스러웠던 소소한 대화. . .
트숨의 모든 시간들이 치유적이었다.
안전한 대상들 안에서
어린 아이처럼 실컷 다리를 뻗어보았던
시간이었다.
2024년 2월,
벌써 중반이 넘어가고 있지만 트숨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삶의 안과 밖에서 계속되고 있다.
2023년 집중 트숨.
심리적. 물리적. 영적 치유와 돌봄의 환경을 만들어준 몰라와 아리, 어시스턴트 백산. .
그리고 트숨 B반의 모든 친구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그리움도 한 스푼 얹어서. . .
(2023년 12월 트숨 작업 후 그림 _케레니/
:다양한 빛깔을 가진 우리는 사랑했고 연결되어졌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그 사랑과 치유는 흐르고 있다)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산이가
2023년 트숨 집중반 마지막 날,
우리의 나눔을 귀담아 듣고 있다가 정리해서 보내준 글을 끝으로. .. 총총.
ㅡ 케레니 씀.ㅡ
첫댓글 그리운 케레니! 안녕!!!
작년 1년 함께 많은 작업을 하고 많은 기억을 남겨놓았지.
짝을 같이 하지 못한 아쉬움도 컸는데 이렇게 후기를 남겨주니 더더더 반갑고 고마워~~~요!
2024년 트숨 집중반에서는 못만나지만 언젠가 또 보기를 바라며.....
보고픈 아무~~~~~
댓글로 마음 함께 나눠주시니 고마워요~ ❤️
후기를 쓴 날은 작년의 그대들이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픈 날이었어요.
올 해는 일반트숨에
짬 내서 가려고 맘 먹고 있는데
벌써 4월. . .
마음만큼은 트숨열차를 향해 부릉부릉입니다.😍
다시 뵐 날 있으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