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시간에 나를 바라 보시며 시 한 편을 칠판 한 켠에 적어 주시던 남병현 선생님!

[松竹/손성복]

공부시간에 나를 바라 보시면서 

시 한 편을 칠판 한 켠에 적어주시던 남병현 선생님!

우리 아버지는 6.25가 끝이 나고 피폐 되었던 창경궁 복원공사에 참여 하시던 중

당시공사 책임자셨던 해공 신익희 선생께서 호남선 열차에서 서거하심으로 많은 손해를 입으시고 

낙향하여 낚시로 오랜 세월을 지나시며 시름 시름 앓으셨다.(나의 오래전 가정사를 더 이상....)

  자연적으로 나의 청소년 시절은 힘이 들었다,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

나의 그런 형편을 잘 아시던(당시 실업과목을 가르치시던) 석교중학교 남병현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칠판 한켠에 이런 시를 적어 주셨다.

   소  곡(신 석 정)

오고 가고 

가고 오는

세월의 체중도 무거운 분수령에서

물 가듯

꽃 지듯

떠나야 할 우리도 아니기에

서럽지 않은 날을 기다리면서

다시

삼 백 예순 날을 살아가리라

나는 얼른 공책 모서리에 그 시를 옮겨 적어두었고

그 후로 지금까지 나의 애송시가 되었다.

남병현 선생님의 소식을 아시는 분이 계실까요?